몇 년간 기승부리던 바퀴벌레, 하룻밤 사이에 사라져


작자: 청천(淸泉)

[정견망]

수련 전에 나는 여러 번 작디작은 바퀴벌레의 총명함과 영기(靈氣)를 감상한 적 있다. 먼저 언니의 시댁 주방에 있던 바퀴벌레를 말해 보기로 하겠다. 한 번은 언니 집에 갔는데 그 때 언니는 시댁에서 살았다. 점심 식사를 할 때 나는 몇 마리 바퀴벌레가 밥상 다리를 따라 기어 올라가 밥상에서 기어 다니면서 먹을 것을 찾는 것을 보고 놀랐다.

나의 놀라는 모습을 보고 언니의 시어머니는 어쩔 수 없다는 듯 나에게 말했다. “별 수 없어, 잡을수록 점점 더 많아진다니까. 바퀴벌레 약도 소용없으니 그것들 마음대로 하라지.”

또 우리 집을 말해보겠다. 수련 전 내가 살고 있는 아파트에 바퀴벌레가 기승을 부렸다. 모두가 하는 말이 어느 한 집에만 바퀴가 있어도 온 아파트에 퍼지게 된다고 했다. 우리 집도 자연적으로 재난에서 벗어나기 어려웠다. 이 때문에 집에서는 각종 방법을 다해 바퀴벌레를 소멸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그 때 나는 앓고 있어서 몸이 몹시 허약했는데 가끔은 의자에 앉아 바퀴벌레들이 내 발 곁에서 스멀거리며 기어 다니는 것을 보고 생각했다. “저것들을 밟아 죽여야 되나?” 나는 바퀴벌레의 동작이 엄청 빠르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런데 나는 몸이 약하고 행동이 느려 바퀴벌레를 밟으려 해도 쉽지 않았으므로 힘을 모아 집중해야만 그것들이 도망치는 속도를 따라갈 수 있었다.

예전에 나는 그렇게 했었는데 많은 경우에 여전히 그것들의 속도를 따라 잡을 수 없어 놓치곤 했다. 그래서 매번 이 바퀴벌레를 볼 때마다 나는 밟아 죽여야 할지 망설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나는 놀랍고도 재미있는 현상을 하나 발견했다.

바퀴벌레가 내 앞을 지날 때 나는 먼저 어떻게 할 것인지를 망설이다가 일단 그것을 밟아 죽이기로 결단을 내리고 아울러 몰래 힘을 모으고 있을 때면 이 작은 놈은 놀랍게도 내 생각을 알고 있기나 한 듯 재빨리 그림자도 없이 사라진다.

반대로 어떤 땐 바퀴가 지나가는걸 보면서 나는 자신의 순발력이 부족해 틀림없이 밟아죽이지 못하겠다고 짐작하고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으려고 생각하면 내 생각을 알았는지 그 녀석은 조금도 서두르지 않고 편하게 지나간다. 나는 어찌해볼 도리가 없기도 하고 또 무척 우습기도 했다. 이 조그마한 녀석은 그야말로 지극히 영리했다.

가족들은 바퀴벌레를 잡는 약이란 약은 거의 다 사왔고 바퀴벌레도 적지 않게 죽였으나 그것의 번식 속도는 죽인 숫자를 훨씬 초과했다. 또 그 후에 우리 집은 바퀴벌레가 득실거려 그야말로 재해가 날 정도였다. 바퀴벌레들은 마술을 부리듯 끊임없이 나타났고 이후에는 주방에 쌓아놓은 접시와 그릇마다 모두 검은 바퀴벌레 똥을 싸 놓았는데 마치 우리가 그것들을 약으로 죽였다고 의식적으로 보복하는 것 같았다.

매번 식사 후엔 접시와 사발들을 깨끗이 씻어서 찬장에 넣어 두는데 쓰려고 하면 틀림없이 모든 식기마다 빼놓지 않고 죄다 바퀴벌레 똥이 있으므로 다시 씻어 소독할 수밖에 없었다. 뿐만 아니라 주방 싱크대와 벽의 매 하나의 하얀 타일 틈 사이마다 크고 작은 바퀴벌레 자손들이 가득 살고 있었다. 어떤 때 나는 불면증으로 밤에 일어나 주방에서 먹을 걸 찾으려고 불을 켜면 와! 온 바닥과 싱크대에 바퀴벌레들이 득실거렸다.

1996년, 내가 심신수련법인 법륜대법을 막 시작한지 얼마 안 된 어느 날, 바퀴벌레 한 마리가 또 내 앞을 지나가기에 나는 습관적으로 생각했다. 밟아 죽일까? 즉시 또 다른 염두가 나왔다.

그 역시 하나의 생명이다. 예전에 나는 그것을 미워했는데 그것이 몹시 더럽다고 여겼다. 땅에서나 쓰레기에서 기어 다니고는 또 사발과 접시에서 기어 다니면서 병균을 사람에게 전파한다.

하지만 나는 지금은 수련인이라 수련후에 과거의 병이 순간적으로 종적 없이 사라졌는데 무슨 세균도 수련인의 신체 속으로 들어오지 못한다. 조그마한 바퀴벌레는 그저 이곳에서 먹을 것을 찾을 따름인데 그럼 그것들 더러 마음대로 먹으라지, 그릇 속 바퀴벌레 똥은 내가 좀 귀찮더라도 몇 번 더 씻으면 되는데 하필이면 그것을 밟아 죽일게 뭐람? 나는 그렇게 생각했다.

이튿날 식사 때 나는 습관적으로 그릇을 꺼내 한 번 씻으려 했다. 그러나 생각 밖에 그릇들은 깨끗한 그대로였는데 바퀴벌레 똥이 하나도 없었다! 알아야 할 것은 우리 집이 여기로 이사온지도 5,6년이나 됐는데 바퀴벌레의 피해를 받을 대로 받았으며 2년간 그릇을 씻었다는 점이다.

이때에 와서야 나는 전날의 바퀴벌레를 향한 그 선념(善念)을 발한후 바퀴벌레는 가족을 데리고 단체로 다른곳으로 이사하게 되었다는 것을 어렴풋이나마 느끼게 됐다. 참으로 신기했다! 그때부터 우리 집에는 다시는 바퀴벌레가 나타나지 않았다!

그 당시는 바퀴벌레 문제 때문에 일정 기간을 주기로 전 시내에서나 또는 전 지역적으로 바퀴벌레 약을 나누어 주고 동일한 시간 내에 바퀴벌레를 소멸하게 했다. 수련 전에 우리 집에서도 전 시내에서 하는 바퀴벌레 소멸 행동에 참가했지만 지금은 완전히 필요 없게 됐다. 이웃이 나에게 권했다. “전 건물에서 각 집마다 모두 바퀴벌레 약을 놓는데 당신 집에서만 놓지 않고 있어요. 약물이 뿜어져 나올 때 바퀴벌레들이 틀림없이 모두 당신 집으로 도망갈 거예요.” 하지만 나는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믿었다. 실제로 정말 한 마리 바퀴벌레도 우리 집에 나타나지 않았다.

이후에 한 번은 한 수련생에게서 전화가 왔는데 그녀 집에서 붉은 개미를 발견했다면서 개미 약을 사서 죽여야 되지 않겠냐고 나에게 물었다. 그래서 나는 그에게 바퀴벌레에 대한 이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그녀는 듣고 나서 알았다고 말했다. 또 며칠이 지난 후 이 수련생에게서 전화가 와서 하는 말이 나의 방법대로 했더니 그녀 집의 붉은 개미가 없어졌다는 것이다.

만물엔 모두 영혼이 있으므로 생명을 선하게 대해주면 당신에게는 생각 밖의 수확이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