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대 안천교수, “한·중수교 20년, 돈을 얻고 정조를 팔았다”

 

 

“중국경제의 모순은 언젠가 필히 경착륙하게 돼 있다. 멀지 않아 폭발할 것이다”며 ‘한중 수교 20년의 회고

와 평가’를 이야기하고 있는서울교육대학교 안천 교수. (사진=전경림)

 

“중국과 수교 후 IMF 금융위기 맞아… 경제적 후유증 분명해” “中은 경제위기 해결 능력 없어… 창의력 없는 독재국가 숙명”

올해로 한국과 중국이 수교를 맺은지 20년이다. 그동안 한중 양국관계를 조망해보면 쌍방의 일차적 이익이 가장 잘 맞아떨어진 부분이 바로 경제 분야였다.

따라서 자연스럽게 경제교류의 활성화가 양국 교류의 중심이 됐으며, 경제교류의 활성화는 자연스럽게 인적 왕래의 확산을 가져와 사회·문화 방면의 교류까지 확대됐다.

반면 중국은 북한과는 전통적인 공산(사회)주의 유대관계를 지속하는 것이 자국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판단해 한국은 물론 국제사회와 대립각을 세워왔다. 이를 통해 보면, 양국의 협력 관계는 어디까지나 서로의 필요에 따라 이익만 챙기는 ‘적과의 동침’에 지나지 않는 것이었다.

결국, 중국이 천안함 사건 처리 과정에서 모호한 태도를 보인데 이어 도발 주체가 명확한 연평도 포격에 대해서도 북한 감싸기로 일관해 한국에서는 중국에 대한 실망감과 함께 더 이상 중국에 기댈 것이 없다는 ‘중국무망론(無望論)’까지 나왔다. 최근에는 한중간 최대 외교쟁점으로 부상했던 북한 인권운동가 ‘김영환 씨 고문사건’에 대해 중국은 고문을 공식부인하며 무성의하고 오만한 태도로 일관해 반중(反中) 정서가 확산되기도 했다.

한중 관계가 여러 가지 요인들로 갈등을 빚고 있는 가운데 ‘중국은 과연 우리에게 어떤 존재인가’를 다시 인식해야 향후 중국과 올바른 외교관계를 맺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중화권 심층 분석서 ‘타이완의 힘’의 저자 서울교육대학교 안천교수를 만나‘한중 수교 20년 회고와 평가’에 대해 들었다.

- 20년 전 한국과 중국 양국이 정식 외교관계를 수립했다. 양국은 당시 수교에 대해 스스로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노태우 정부 입장에서는 오히려 반대다. 노태우 정부는 역사 속에서 가혹한 평가를 받고 있다. 노태우 정부는 큰 실적도 없이 나라를 근본부터 흔드는 정치를 했다. 한중수교는 노태우 정부의 부실한 외교정책에 의해 1992년 8월 24일 시작됐는데, 생각 없는 밀실·졸속 외교로 많은 것을 잃게 만들었다.

가장 중요한 것은 한중 사이의 역사청산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중국은 한국과 가장 적대관계에 있던 죄 많은 과거를 가진 나라였다. 그렇지만 어떤 역사청산도 없이 수교가 이뤄져 중국에 이용당한 수교로 전락했다.

중국이 왜 당시 한국과의 수교에 전향적이었나를 고려하지 않았다. 무조건 중국 측의 의견을 수용하며 수교한 것은 중국의 의도에 말려든 것이다. 당시 중국은 미국 및 일본과 수교를 했으나 사실상 얻을 것이 없었다. 그래서 한국을 이용하기 위한 외교 책략이었는데, 너무 쉽게 중국 측에 말려들고 말았다.

- 그렇다면 중국과의 수교로 잃은 대표적인 것은 무엇인가

노태우 정부의 실속 없는 졸속 외교로 한국은 나라의 정조를 잃었고, 혼을 상실했다고 평가된다. 수교를 위해 너무도 가까웠던 혈맹관계의 타이완과 단교해 한국과 적대관계가 되고 말았다. 이것은 한국정부가 국제적 신의(信義)를 상실한 것이었다.

특히 한국정부는 중국공산당(이하 중공) 당국과 역사적 매듭을 지어야야 할 것이 있었다. 중국은 6·25전쟁 남침의 최악의 전범국이었다. 그토록 큰 피해를 입힌 중국과 어떤 사과절차도 없이 손을 잡을 수는 없는 일이다. 그 엄청난 전쟁범죄를 눈감고서 앞으로 역사전개에 정당한 명분이 있을 수 없다.

- 하지만 경제적으로는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고, 어느 정도 성과가 있지 않았나

아니다. 중국의 경제성장에 이용당한 일방적인 수교였다. 한국은 중국과 경제적 이득을 얻기 위해 수교를 했다는 명분을 내세운다. 하지만  중국과 수교를 한 후 곧 IMF 국제금융을 받는 치욕적인 경제위기를 맞는다. 그것은 김영삼 정부의 말기에 나타났는데 중국과 수교를 한 후유증이 분명하다. 수교 후 겨우 5년여 만에 발생한 충격이었다.

중공은 당시 수많은 인민들이 배고픔에 짓눌려 해외에 나가 돈을 벌게 만들었다. 특히 한국에 온 많은 조선족들을 통해 돈을 벌어오게 했다. 그것은 한국사회에서 유효수요-재화(財貨)와 용역(用役)을 구입하기 위한 금전적 지출을 수반한 수요-고갈을 가져왔고, 해외에서 벌어들인 돈들이 종자돈이 되어 오늘의 중국경제 발전이 가능했다. 따라서 중국경제 발전의 출발은 인해전술로 수많은 인민을 해외에 수출하여 해외 각지의 유효수요를 싹쓸이해 온 것이고, 그 첫 번째 피해국가가 한국이었다. 그래서 김영삼 정부가 쉽게 무너진 것이다.

- 그럼에도 현재 중국은 한국의 제1 교역대상국이며, 한국은 중국의 제3대 교역국으로 성장했다. 중국의 경제 발전을 어떻게 보는가

통상적으로 말하길 중국의 경제발전은 비약적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그것은 실상을 감춘 허상일 뿐이다. 중국은 지금도 13억 중 약 2억 5000만 명이 극도로 굶주리는 농민공들이다. 가족과 떨어져 빈민생활을 하고 있으며, 호주제에 묶여 거주이전도 자유롭지 않다. 도시의 어둠 속 그늘에서 쌓여가는 그들의 분노가 언젠가는 폭발할 것이다.

세계적 뉴스였던 보시라이 사건은 중국공산당의 특권경제 부패를 생생히 보여준 것이다. 보시라이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후진타오, 원자바오를 포함한 공산당 정권 자체의 문제이며, 중국은 공산당 특권층 극소수만 부당하게 잘 사는 극도로 양극화된 불공정 체제다.

결국, 비약적 발전은 중공정부의 미화된 통계로 세계 각국에 알려진 오류에 불과하다. 중국은 13억 중 10% 미만만이 보시라이와 같은 호화생활을 누리는 병든 나라다. 실제로는 극소수만 잘살고, 절대다수는 빈곤층 수준의 생활을 하지만 살벌한 독재로 억누르고 있을 뿐이다.

- 그렇다면 중국경제가 매우 위태로운 상황이라고 보는가

중국경제의 모순은 언젠가 필히 경착륙하게 돼 있다. 멀지 않아 폭발할 것이다. 중국의 거짓 통계는 진실하게 말하지 않는다. 인터넷을 포함한 모든 언론이 관영매체며, 극도로 통제된 나라에서의 미화된 선전이 진실을 감추고 있을 뿐이다. 중국대륙은 거짓말이 지배하고 있고, 진실한 중국은 가난 속에서 신음하는 절대다수 인민으로 가득 차 있다.

그 증거가 전 세계에 수출된 중국의 가난한 노동자들이다. 중국인 가운데 한 가족이 함께 모여 행복하게 사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 거짓 통계를 자랑할 것이 아니라, 가난에 허덕이는 수많은 중국인을 수출하지 말고, 농민공과 하층민들이 노예와 가까운 생활을 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현실이 진실을 말해준다. 중국 언론은 현실을 감춘 거짓 선전으로 가득 차 있다.

- 앞으로 중국의 미래를 어떻게 전망하는가

오늘날 중국은 전통을 부정하고, 모든 것을 해외에서 복제한 나라다. 따라서 궁극적으로는 중국의 고유한 국가발전 전략이 없다고 할 정도다.

중국이 가장 많이 복제한 나라는 한국이다. 덩샤오핑이 개혁·개방을 하면서 모든 공산당 지도층에게 의무적으로 읽힌 책이 ‘박정희 대통령 전기’임은 공공연한 사실이다. 그 후 중국정부는 많은 것을 박정희 식 전략으로 이끌었다. 그 결과 오늘의 중국이 나왔다.

하지만 중국은 민주화를 이룬 한국의 혁명과정을 배우지 못했다. 정치개혁은 답보상태고, 민주주의의 발전도 거의 없다. 또한 법치주의도 약화돼 그 결과 부패가 만연해 있다. 지금 중국이 정치적·구조적인 문제를 방치한다면 반드시 무너지게 돼 있다.

- 그렇게 생각하는 근거는 무엇인가

역사는 진실을 말한다. 중국과 외국의 역사를 보면, 독재가 정치적 혼란을 초래하는 근원임을 알 수 있다. 소련이 붕괴한 원인도 독재 때문이었듯, 중국이 민주화의 길을 가지 않는다면 반드시 무너질 것이다. 이것이 20세기, 특히 지난 제2차 세계대전 이후의 역사적 흐름이다. 이 원칙은 모든 국가, 모든 정당에 똑같이 적용된다.

다른 근거는 중국이 전 세계의 유효수요를 이미 다 흡수해 미국과 유럽경제까지 흔들리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중국의 부도덕한 경제정책으로 전 세계 경제가 황폐화됐기 때문에, 수출에 의존하고 다른 나라의 유효수요에 의존했던 중국은 필경 한계에 부딪칠 수밖에 없다. 중국이 기생했던 세계경제가 무너지면 다음은 중국이 아니겠는가.

또한, 중국은 국가적 창의력의 부재로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능력이 부족하다는 것도 문제다. 그것은 독재국가의 어쩔 수 없는 숙명이다. 중국은 외국의 자본을 끌어들여 오늘의 발전을 이뤘고, 상당부분을 수출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세계경제가 침체된 상황에서 독자적 개척력이 없으면 무너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중국의 미래는 자가당착에 빠질 수밖에 없다. 현재 중국경제는 경착륙하면서 스스로가 만든 수렁에 빠지기 직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