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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에 부치는 한편의 詩
바람 불어 세월이 가노메라
좋은 세월 아니 가길 바랐고
하찮은 세월 바삐 가길 바랐는데
바라다
아니 바라다
천년세월이 흘렀구나
바람아 불어라
바람아 바람 불어다오
내 또 새천년을 맞을래다
새천년 산속 개울에 아침이 들면
내 얼굴 다시 헹구고 햇살에 바래리라
내 지친 육신 혼(魂)과 함께 하얗게 바래리라
그리고 날리리라
바람에 섞여 바람처럼 속살거릴래라
그들고운 혼들과 함께
바람 아니 불면
차라리 이슬되어 풀잎에 맺히리라
다시는 눈물로 맺히지 않을래라
천년세월 바람소리에 귀 기울이며 기다리리라
아...
바람 불어
세월은 가는데...
나는 또 천년길을 떠나야 하는구나
合十 천년세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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