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성풍속과 관련해 빼놓을 수 없는 얘기가 기모노와 혼욕이다.

기모노는 참 오래된 일본의 전통의상이다. 지금부터 1,000년을 거슬러 올라간

헤이안(平安) 시대 중엽부터 제법 틀을 갖춘 기모노를 입기 시작했다고 전해진다.

그렇다면 한복과의 차이점은 뭘까.

한복은 치마와 저고리 두개로 나뉘어 있지만 기모노는 넓은 천을 둘둘 감는 식이다.

뭐니뭐니 해도 포인트는 오비(帶)다. 복대 같은 넓은 띠인데 저고리의 옷고름과는

달리 배에서 가슴 아래까지를 통째로 감싼다. 이 오비만 풀리면 기모노는 완전

'무장해제'가 된다. 기모노의 가격은 어떤 오비를 쓰느냐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비싼 것은 수억엔에 이르는 것도 있다.

여체를 잘 드러내도록 꽉 동여맨 듯한 기모노의 또 한가지 비밀은 '속'에 있다.

일본인들은 오래전부터 기모노를 입을 때 항상 노팬티였다고 한다.

여기에 대한 설이 분분하다.


<벗는데는 습관이 되었습니다>


여체의 선(線)에 포인트를 맞춘 이들은 팬티 선을 드러내지 않기 위해 아예 생략

했다는 말도 있고, 종족번식을 위한 어쩔 수 없는 '고육책'이었다는 분석도 있다.

바쿠후(幕府) 시대 들어 파벌간의 싸움이 심해지면서 남자들의 씨가 점점 말라

가자 여성들은 언제 어디서든 관계를 가질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하고 다녔

다는 얘기도 그럴듯하다. 물론 최근에는 노팬티로 기모노를 입고 다니는 사람

들은 거의 없다.

혼욕은 에도시대(1603∼1867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마쿠에라'라는 당시의

음화에는 남녀들이 뒤엉켜 온천 S E X를 하는 장면이 노골적으로 묘사돼 있다.

환락이 극을 이뤘다는 에도 시대의 성문란은 상식을 초월했다는 게 역사학자들

의 얘기다. 일본에는 지금도 전국에 수백개의 노천 혼탕이 있다.


<아래쪽 흰부분은 그림판지우개로 지웠습니다>


혼욕보다 더 쇼킹한 것은 '요바이'다. 왕조시대였던 1200년대부터 유행한 요바이는

남자가 이곳저곳 여인네의 집을 하룻밤씩 돈 뒤 배필을 구하는 것이다. 남자들이

자주 오지 않으면 뭔가 문제가 있는 여인으로 찍혀 오히려 부모들이 앞장서 남정

네들을 불러들였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