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에서는 지난달 24일 규모 6.2 규모의 지진이 발생했다.(AFP)

 

지난 달 24일 이탈리아 중부에서 리히터 규모 6.2의 지진이 발생했다. 250여 명이 숨지고 진앙 근처 중세 유적지들이 파괴된 이날, 연이어 미얀마 중부에서 규모 6.8의 지진이 일어났다.

방글라데시와 태국은 물론 인도 콜카타에서까지 건물이 흔들릴 정도의 진동이 감지됐다. 지구는 현재 단층활동주기에 접어들어서 규모 6이상의 지진이 발생할 확률이 높지만 이번 두 차례의 지진은 이와 달리 불명확한 원인에 의해 지연된 강진들 중 하나일 수 있다는 사실을 여러 전문가들이 입증했다. 

지구는 현재 단층활동 주기에 진입한 탓에 막대한 피해를 불러오는 규모 6이상의 지진이 발생하는 빈도가 잦을 것으로 예측했는데 ‘불명확한 원인’으로 발생 시기가 늦춰졌다고 호주의 지질학자 베자드 파타히(Behzad Fatahi)가 연구를 통해 밝혀냈다.  

이탈리아에서 지진이 발생한 날, 연이어 미얀마에서도 일어나 고대 도시인 바간의 역사적 건축물 일부가 파괴됐다.(Twitter)

지난 달 말, 미얀마 중부에 위치한 차우크(Chauk)시 서쪽 25km지점에서 리히터 규모 6.8의 지진이 발생했다. 천년고도로 유명한 바간(Bagan)에서 몇몇 역사적 건축물의 상부가 훼손됐으며 인접한 방글라데시의 수도 다카, 태국의 방콕에서까지 진동이 감지됐다. 심지어 현지 신문에 따르면, 다카의 한 공장에서 진동을 지진으로 착각한 노동자들이 한꺼번에 빠져나가던 중에 20여 명이 부상을 입기도 했다. 인도 콜카타에서는 건물이 흔들렸으며 지하철 운행이 잠시 중단됐다. 

같은 날, 이탈리아 중부에서 250여 명이 리히터 규모 6.2의 지진으로 사망하고 400여 명이 부상을 입었다. 프랑스에 본사를 둔 유로뉴스(Euronews)가 보도한 항공사진에서 진앙과 가까운 중세 유적도시, 아마트리체(Amatrice)와 아쿠몰리(Accumoli)는 예전 모습을 더 이상 찾아볼 수 없었다. 특히 2015년 이탈리아에서 가장 아름다운 고대 도시 중 하나로 선정된 아마트리체는 폐허로 변하고 말았다.

한 전문가는 단층활동 주기에 들어선 지구에서 규모 6이상의 지진이 발생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일축했다. 하지만 호주의 차이니즈 뉴스페이퍼 그룹(Chinese Newspaper Group)의 보도에 따르면, 시드니과학기술대학교(UTS)에서 연구 중인 지리학자 베자드 파타히는 역사 자료를 통해 중동과 중국, 일본, 미국 등 세계 각지에 규모 6이상의 지진이 여러 차례 발생한 것을 찾아볼 수 있다고 말하면서도, 이번 지진이 알 수 없는 원인으로 발생 시기가 지연된 강진 중 하나라면 재난이 일으키는 파괴로부터 안전한 곳은 없으며 누구도 재앙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일단 발생하는 순간 천문학적 피해

지질학자들과 지진학자들은 계속 꿈틀거리는 지질단층을 일찍부터 관찰했지만 이에 비해 강진은 발생하지 않았으며 원인은 현재로서 불분명하다고 파타히는 보고했다.

또한 일단 단층에서 에너지가 방출돼 지진이 발생한다면 그 결과가 상상을 초월할 것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오랫동안 단층으로부터 (지진을 발생시키는) 에너지를 방출하지 않았다. 적어도 5번 내지 10번의 강진을 일으킬 수 있는 에너지인데 방출 시기가 계속 미뤄지고 있다. 그런데 우리는 그 시기를 예측할 수 없다.” 

따라서 지진은 수시로 올 수 있으며 반드시 발생할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현 문제는 지진의 발생 여부가 아니라 언제 발생하느냐다.”

샌 안드레아스 단층이 에너지를 방출해 지진을 발생시킨다면 로스엔젤레스는 그 위험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그림은 단층 이동방향을 표시한 것이다.(WIKIPEDIA)

샌 안드레아스 단층이 로스엔젤레스에 재앙 불러올 것

올해 3월,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 지구물리학자 줄리안 로조스(Julian Lozos)가 발표한 연구 내용에 따르면, 캘리포니아 주 남부, 샌 자신토 단층지역에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만약 이때 발생한 지진이 샌 안드레아스 단층을 움직인다면 로스엔젤레스와 같이 여러 인구가 밀집된 도시들은 그 위험으로부터 벗어나기 어려우며 적어도 수백만 명에 달하는 인명 피해와 재산상 손해가 잇따를 것으로 이들은 예상했다.

또한 로조스는 현재로서 이러한 재난이 언제 발생할 지 예측할 방법이 없다고 밝혔다. 

지진이 일어나는 주기는 100년 또는 500년이므로 지진 발생 시기에 접어든 현재, 어떤 원인으로 대규모 지진이 발생하고 있지 않는지는 알 수 없다고 파타히는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