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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외교정책지 ‘포린폴리시’가 중공 경제 당국의 불투명한 경제 지표에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포린폴리시는 최신호에서 크리스 해리슨(Kristopher Harrison)의 기고문을 통해 여러 가지 정황으로 감안할 때 중국 경제 데이터가 조작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금융계와 각국 경제 당국이 잘못된 통계를 기준으로 경제 정책을 정할 경우 부작용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해리슨은 중국 베이지북(China Beige book)의 공동발기인이다. 중국 베이지북은 기업 경영자와 은행가들을 인터뷰한 결과를 토대로 작성한 중국 경제 보고서로서, 해리슨은 중국 경제의 불완전한 통계에 주목해 왔다.
아래는 해리슨의 기고문을 요약한 것이다.
세계 제 1 경제 대국인 미국이 휘청거리는 동안, 중국이 제 2 경제 대국으로 올라섰다. 미국과 중국은 전략적 경쟁국에서 지역적 동맹국으로 가는 길에 있다.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미국 경제가 침체를 겪는 동안 일본이 동반 쇠퇴했고, 중국이 2인자로 성장했다는 점이다. 물론 이는 나쁜 일은 아니다. 경제 성장으로 중국 국민도 더욱 많은 자유를 누리길 바란다. 적어도 이를 통해서 국민이 방화벽(인터넷 통제 시스템)을 넘을 수 있는 프로그램을 살 수 있을 것이다.
좋지 않은 점은 중국 경제가 더욱 불투명하게 됐다는 점이다. 중국의 모든 통계는 국가 통계국에서 집계한 것으로 통계국은 정치 지도자의 통제를 따른다. 간단하고 정확한 데이터라 할지라도 중국이라는 복잡한 국가에서는 분석이 모호해진다.
지난해 중국 4분기 통계를 보면 13억 인구를 대상으로 2주 만에 모든 자료를 만들어냈다. 인구가 훨씬 적은 미국은 1개월이 걸리는 것에 비하면 석연찮은 부분이 많다.
중국 통계국의 인력과 규모를 감안할 때 이는 아주 놀라운 속도다. 대표적인 거시 경제 데이터는 기타 지표와 일치하지만, 연도나 분기 사이를 비교해 보면 늘 앞뒤가 맞지 않는 점을 발견할 수 있다. 그들은 도시와 농촌의 취업률 등은 고려하지 않는다. 통계국은 물론 일부 수정을 하기도 하지만, 수정 전후 데이터가 일치하지 않게 될 뿐이다.
중앙 정부 통계 이전에 성 정부가 허위 집계를 하게 하는 힘이 분명히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전국 32개 성시에서 작성한 GDP 지표는 대부분 8% 이상이지만 전국 집계로는 8%에 그친다. 하급 정부의 데이터가 창조적이라 할 수밖에 없다. 중앙 정부가 발표한 데이터는 이미 극본이 짜인 연극에 어울리는 수치일 뿐이다.
건강한 경제 국가에서는 기업과 연구소에서 각자의 연구 결과를 발표해 정부의 통계를 반박하거나 지지하는 장면을 쉽게 볼 수 있다. 중국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모습이다.
중국은 세계 시장에서 중요한 몫을 담당하고 있기 때문에, 중국의 솔직하지 못한 통계는 엄중한 문제를 초래한다. 틀린 데이터는 틀린 판단과 그릇된 정책을 낳기 마련이다. 예를 들어 불완전한 데이터를 보고 결정한 백악관의 정책은 사실 중국의 의도 내에서 제한된 역할을 할 뿐이다. 같은 이유로 세계 곳곳의 중국 경제와 관련된 결정은 실효성을 거두기보다는 관점에 그칠 수밖에 없다.
금융위기 이후 수차례 열린 G20회의에서 더욱 투명하고 나은 자료를 제출해야 했다. 하지만 중국은 (통계의 오류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어려움을 겪지 않았다. IMF 등 세계 경제기구도 이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중국은 제2 세계 경제 대국이고, 각국 지도자들조차 맹목비행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편집자주: 맹목(盲目)비행은 날씨가 좋지 않거나 어두워서 조종사의 시야가 막혀 있을 때, 나침반이나 레이더 등의 계기에 의존해 하는 비행을 말한다. 여기서는 실제 경제 지표와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제한적인 데이터에 의거해 정책을 결정하는 각국의 위험천만한 경제 운영을 비유한 것이다.)
이는 국제 금융계에 연쇄 반응을 일으킨다. 국가 정책 결정자와 헤지펀드와 같은 연금기금 관리자는 보다 정확한 데이터가 필요함에도 맹목비행을 꺼리지 않았다.
미국이 불황을 겪고, 일본이 수요 부족에 시달리며, 유로존이 재정 위기를 겪으며 시한폭탄으로 전락하면서 중국 경제가 가져올지도 모를 불균형은 세계 경제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게 됐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를 비롯한 각국 재정부처와 금융계는 모두 국제 GDP만 신경쓰고 있다. 이들의 결정은 당신의 주머니 사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당신의 호불호와는 상관없이 중국은 이미 세계 경제에 깊이 연계되어 있으며, 특히 미국 경제와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
사실 우리는 중국의 일부 사안을 알고 있다고 하더라도, 중국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전부 안다고 할 수 없다. 이는 아주 중요한 일이다. 중국 경제의 건강한 현실은 세계 경제에 영향을 준다. 미국 정부의 정책, FRB의 정책, 전 세계 주식시장 운영은 모두 관점과 결정을 토대로 이뤄진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현실을 바탕으로 해야 한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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