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조의 세균…쓰레기통의 300배

집안 곳곳에 세균이 서식한다. 매일 쓸고 닦지만 부엌과 욕실 등에는 세균이 우글거리는 곳이 한 두 군데가 아니다. 장난감이나 TV 리모컨, 컴퓨터 마우스도 세균 ‘청정지역’이 아니다.

영국 회사 레킷벤키저사가 설립한 기구인 ‘위생위원회(Hygiene Council)’가 미국 가정을 대상으로 집안 32곳을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단위 면적(2.54㎝×2.54㎝)당 세균이 가장 많은 곳은 변기, 싱크대 개수구, 식기 세척용 수세미, 부엌의 행주, 욕실 욕조, 부엌 싱크대 등의 순이었다.

연세대의대 의학공학교실 박종철 교수팀이 우리나라 가정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도 행주, 주부의 손, 수저통, 싱크대 등에는 식중독의 원인이 되는 비브리오균이 조사 대상의 33%에서 검출됐다.

또 구토와 복통, 설사를 일으키는 포도상구균, 살모넬라균도 거의 모든 가구에서 나왔다. 대부분 가정의 행주와 수세미 등에서는 대장균도 검출됐다. 집안의 세균은 평소에는 큰 문제를 일으키지는 않는다. 음식이나 손 등을 통해 세균들이 입으로 들어와도 위산에 의해 대부분 사멸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장마철 고온과 높은 습도가 지속되고, 세균의 먹이까지 풍부하면 급속도로 증식한다. 이처럼 과다하게 증식한 세균은 위산에 의해 모두 죽지 않고 일부가 장으로 내려가 설사, 복통 등을 일으킨다.

한강성심병원 감염내과 우흥정 교수는 “세균에 취약한 사람은 어린이, 노약자, 그리고 위산 분비 억제제를 복용하는 사람”이라며 “집안 소독과 손씻기 등 위생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 임형균 헬스조선 기자 hyim@chosun.com

/ 배지영 헬스조선 인턴기자 o1solei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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