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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맘먹고 처음으로 타이뻬이 동물원(台北市立動物園)에 갔는데 우리집에서 13번째 역으로 가까운 편이지만 세 번을 갈아타야 한다. 집앞의 역에서 타서 두 번째역에 내려서 다시 환승하려 첫 번째역에 내려서 다시 환승해서 두 번째 역에 내려서 다시환승해서 8번째 역이 종착역인 동물원역이다. 버스와 전철은 학생카드로 할인해서 80%를 내지만 공공장소입장은 첨이라 대인 60원, 어린이, 학생은 30원이라 쓰여있어 대뜸 학생증과 50원을 밀어 넣으니 티켓과 20원,학생증을 돌려준다. 다시 입구로가서 입장하려니 아무래도 나이가 많아 보이는 듯 증명서를 보자해 학생증 보여주니 입장시켰다.
동물원은 시외곽 동남쪽 변두리에 있는데 대부분이 인공의 돌을 사용하여 만든 것이엇다. 완전한 플라스틱은 아니고 상당히 돌의 질감에 가깝도록 만들었다. 나는 신기한 모양의 것이 많으면 귀한 것을 이렇게나 많이 어떻게 가져다 놓았을까 싶어 진짜인지 두들겨 보는 습관이 있는데 손가락으로 튕기니 덩덩 소리가 났다. 그렇다면 가짜인 것이다. 그런데 얼마나 신경을 썼는지 바위위에 풀도 자라고 질감도 비슷해 그냥 보면 돌인 줄 알기쉽다. 그러나 모양을 너무 사람입맛에 맛게 다듬어서 자연적인 맛이 덜했다. 어째 저런 모양의 돌이 다 있을까 싶으면 인공이라 보면된다.
어디를 가나 놀기좋은 곳은 정해져 있고 노는 시기도 정해져 있어 노는 계절은 봄, 여름철이 제일 좋다. 놀로나온 사람이 많으니 우선 좋다. 구경도 구경이지만 사람들의 얼굴, 동작이나 군중을 보는 것도 상당한 즐거움이 있다. 봄에는 많은 사람이 놀러가기를 즐기고 여름은 휴가가 있어 다 놀러나가니 사람도 제일 많이 붐빌 때다. 노는 곳이 아무리 이름난 곳이라도 사람이 없으면 아무런 재미가 없다. 같이 어울려 사람 구경하는 그 재미가 크다. 오늘은 평일인 금요일인데다 날씨가 제법 쌀쌀해서 사람들은 거의 한국에서는 한겨울에나 입는 두꺼운 옷을 입었다. 대만사람들은 대만에서 자기 콧구멍에 들락거리는 서늘한 공기를 가지고 겨울을 가늠할 것이다. 아! 겨울은 이런 것이 구나 정도로 겨울을 인식할 것이다. 겨울이라봐야 영하로 내려가지도 않는 겨울이니 겨울같지도 않고 또 눈도 내리지 않으니 눈이 어떻게 생겼는지도 모른다. 눈이 어떻게 생긴줄 아느냐 물으면 아마 눈이 빙설과 비슷할거라는 정도 밖에 대답하지 못할 것이다.
아시아에서 제일 큰 동물원이라 면적이 상당히 넓은데 한바퀴 돌며 본 것은 호랑이 한마리와 코끼리한마리, 펜더한마리, 표범한마리, 곰몇마리, 물소, 산양, 하마, 원숭이등이고 사자와 기린은 보지 못했다. 오늘은 날씨가 최저 10도, 최고온도는 20도인데 놀러 나올 때는 대개 점심시간 전후이므로 20도정도 날씨라 보면 되겠다. 동물이야 늘 입는 털그대로 4계절을 지나니 먹이구하는 것 외에는 겨울이 뭐 그리 특별하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막상 동물원에 들어가니 우리에 갇힌 동물이 불쌍해 보여 사진찍기가 미안해서 대체로 식물위주로 찍었다. 도망가기 쉬운 동물은 지붕위에 철망을 친다던가 완전히 사람입장에서 구경하기 쉽게 만들었기 때문에 말못하는 짐승들은 불편하기가 이만저만이 아닐 것이다. 새는 날아보지도 못하고 짐승들은 달려보지도 못하고 좁은 공간에서 주는 음식을 받아먹으니 뭐 사는 재미가 없을 것이다. 그래서 대부분은 콘크리트가 대부분인 바닥에서 맥없이 돌아다니거나 아예 엎드려 꼼짝않고 엎드려 지낸다. 운동안해도 동물원에 소속된 수의사가 알아서 주사를 주니 큰 걱정 안해도 될 것이다. 여태 폰카로 찍다가 오늘은 디카로 찍었는데 사진이 폰카보다는 그래도 좀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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