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공, 티베트에 병력 대거 투입 ‘계엄 상태’

지난해 3월 15일 티베트 라싸.ⓒ STR/AFP/Getty Images
3월은 티베트인들에게 특별한 달이다. 달라이 라마가 십만 여 명의 티베트인과 함께 인도 다람살라로 망명한 티베트 봉기 50주년이 3월 10일이고, 지난해 3월 수도 라싸에서 유혈사태가 발생해 많은 티베트인이 사망했다. 최근 중공 당국이 군사 병력을 티베트 지역으로 대거 투입한 정황이 포착되는 등 티베트 지역에 또다시 전운이 감돌기 시작했다.

비즈니스위크는 2일 티베트 지역에서 다시 충돌이 발생할 경우 중공 정권은 강력 진압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베이징에서 수천 명의 군인을 파견했으며 정세가 불안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자유 티베트 학생조직의 말을 인용해 티베트 국경선을 비롯해 티베트인이 많이 거주하는 쓰촨성과 칭하이성에서 지난 2주간 중공의 탄압에 항의하는 티베트인의 항의활동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지난 2월 25일 티베트 설날을 비롯해 3월 10일은 전통적으로 대형 종교행사가 예정되어 있다. 티베트인들이 경축보다 애도를 택할 것으로 보여, 이를 저지하는 중공 당국과 마찰을 빚을 가능성이 높다.

티베트 고립무원 상태

뉴욕타임즈는 5일 보도를 통해, 중공 당국이 티베트에 사실상 계엄령을 선포하고 군 병력 수천 명이 항쟁 발생 가능 지역을 이미 점령했다고 밝혔다. 당국은 이런 대규모 배치를 외국인이 보지 못하게 언론을 통제하고 있으며 외지인의 티베트 지역 출입도 금하고 있다.

뉴욕타임즈는 지난해 폭력 진압 이후 티베트인들의 분노가 깊어지고 있다면서, 중공 당국은 (유화책 대신) 쓰촨 대지진 이후 가장 큰 규모의 병력 투입을 택했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즈 기자는 최근 티베트 지역에서 취재 활동 중 20시간 감금됐으며, 경찰차로 이송되는 과정에서 티베트인이 진압당하는 장면을 목격했다.

기자는 티베트 지역이 이미 군대 관리지역으로 변했으며, 도시 중심가에는 모래 주머니로 초소로 만들고 경계를 펼치고 있다고 전했다. 군대는 고속도로를 오가면서 감시를 펼치고 있고, 경찰은 통행 차량에 대해 검문검색을 진행하고 있으며, 라싸 지역은 야간 통행 금지령이 내려졌다.

지난해 유혈 사태가 발생한 티베트 동부 샤허(夏河)진의 라부렁(拉卜楞) 사원 인근 지역은 이미 경찰과 군 병력이 장악한 상태다. 녹색 외투와 헬멧을 쓴 경찰과 군인이 진압용 방패를 들고 경계를 서고 있으며, 도로 곳곳에는 검문소가 설치돼 있다. 평소 승려들의 독경 소리가 잔잔하게 울리던 거리에는 군화 소리가 더 크게 들리고 있다.

중공 당국은 최근 티베트 지역에 별다른 항의 활동이 없으며 치안이 안정된 상태라고 밝힌 것과는 대조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