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황사 발원지에 대형 환경오염 시설

CO2 대량 배출·물 소비 심해…사막화·황사 우려

모래 폭풍이 불고 있는 네이멍구의 한 농촌.ⓒ Getty
[대기원] 황사 발원지인 네이멍구(內蒙古)에 대형 환경 위해(危害) 시설이 들어설 것으로 보여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중공 당국은 네이멍구 자치구의 초원지역에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석탄석유화(CTL, coal to liquid) 공장을 짓고 있으며, 대량의 이산화탄소 등을 배출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전 세계 석유 소비 증가량의 40%를 차지하는 중국은 유전 개발권을 따내기 위해 아프리카에 대대적인 투자를 하는 등 석유 공급원 찾기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런 가운데 중공 당국이 찾아낸 방법은 석탄을 석유로 변환하는 CTL 공정이다. 독일 나치 시기 개발된 CTL은 석탄과 물에 1500도의 열을 가해 석유를 생산하는 방법으로, 석유 1배럴을 만드는 데 약 67-82 달러 정도의 원가가 소요돼 최근 유가의 50~60% 수준에 불과할 정도로 저렴하다.

현재 네이멍구 오르도스에는 약 1만여 명의 근로자들이 CTL 플랜트 건설 현장에서 일하고 있다. 건설이 완료되면 CTL 선도국가인 남아프리카의 사솔의 공장에 이어 세계 2위 규모의 CTL 제조 시설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공정을 주도하고 있는 중국 최대 석탄 공급업체인 션화 집단공사는 올해 하반기부터 시운전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매년 350만톤의 석탄을 투입해 100만 톤의 액화석유제품을 생산하고, 하루 약 2만 배럴의 석유를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중국 전체 하루 석유소비량 720만 배럴에 비하면 소량이지만, 1차 공정이 순조로울 경우 2010년 이전에 중국 석탄 생산량의 절반을 CTL에 투입해 1억 3천5백만 톤의 석유제품을 생산할 방침이다. 생산량 중 석유의 양은 약 5천만 톤(일평균 28만 6천 배럴)으로 현재 기준으로 전체 중국 에너지 수요량의 4%에 달하는 양이다.

션화집단공사는 ‘직접 CTL 기법’을 사용하는 세계 최대기업이다. 세계유일의 상용 석탄액화 기업인 남아프리카 공화국 사솔(Sasol) 사는 이 ‘직접 CTL 기법’을 사용하지 않는다. 션화사는 석탄을 기화하는 과정을 거치지 생략하고 곧바로 액화하는 방법을 사용하는데, 이 공법은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현저히 증가하는 문제점이 있다. 전문가들은 이 공법이 석탄을 단독으로 연소할 때보다 2배 정도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되고 물소비량이 심하다고 지적했다.

사솔사가 생산한 석유는 이산화황과 납 등 유해 물질이 일반 석유제품에 비해 현저히 낮은 것으로 유명하지만, 유해 물질을 제거하는 기화과정을 생략한 중국산 액화석유의 유해성 여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세계 최대 석탄 매장량을 자랑하는 미국을 비롯해 석탄이 풍부한 국가들도 유가가 10년 사이 3배 가까이 뛰면서 석탄석유화에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지만, 대부분의 국가에서 CTL을 도입하는 데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제조 과정에서 많은 이산화탄소가 배출되고 석탄과 물에 고온을 가해 제작하는 공정 특성상 물 소비량이 심하다는 문제점이 지적됐기 때문이다. CTL을 도입하려던 일부 선진국에서는 환경운동가들의 강한 반대에 부딪혔고, 지난 해 미국 의회는 CTL 관련 법안을 부결하기도 했다.

하지만 환경운동이 미비한 중국에서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중공 당국과 션화사에게 이런 걸림돌이 없다.

최근 과학자들은 CTL 제조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지하에 보관하는 기술을 개발했지만 추가 비용이 만만찮은 문제점이 있다. 사솔 차이나의 첸린밍 부사장은 섬서성과 닝샤성에 추가로 CTL 공장을 지을 것이라고 밝히면서,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 당국에 지하 보관 기술을 지원해 줄 것을 촉구했다.

이산화탄소 배출 외에 CTL 공정의 가장 큰 문제점은 대량의 물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심각한 물 부족에 시달리는 중국으로서는 부담스러운 점이다. 유네스코(UN 교육과학문화기구)의 발표에 따르면 중국의 1인당 수자원은 세계 평균의 1/4에 불과하다. 그마저도 40%의 하천이 공업수로도 부적합할 정도로 수질 오염이 심각한 상황이다.

특히 CTL 공장이 들어서는 네이멍구 지역은 중국에서도 물부족이 심각한 지역으로 분류된다. 게다가 네이멍구는 물부족과 삼림파괴로 사막이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는 지역이기도 하다. 중국은 공산당이 집권한 50년대 이후 매년 2천㎢ 이상의 사막이 발생해 현재 사막 면적은 약 260만㎢에 달한다. 중국 전체의 27%에 이르는 방대한 크기다.

션화사는 지하수와 순환수를 개발해 CTL 공정에 매년 8백만 톤을 공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경우 네이멍구 지역의 물부족과 사막화는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사솔차이나 첸 부사장은 황하 등 용수 공급원을 찾겠다고 밝혔지만, 이산화탄소 배출량 등 민감한 사안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호주의 컨설팅 회사인 Urandaline사의 미셀 코메사로프(Michael Komesarroff)는 CTL 공정이 경제적이긴 하지만 물 소비량이 너무 과하다고 지적했다. 첸 부사장이 언급한 제2의 용수 공급원인 황허도 용수가 부족한 실정이며, 지하수 과다 개발로 지하수위가 30년 전보다 35-40미터나 내려간 지역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