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에 엽동산(葉桐山)이란 사람이 있었다. 그는 나라의 양곡을

발송하는 책임을 졌다. 임기가 되어 그를 대신할 사람이 왔을 때

남은 돈이 이미 3천금이나 쌓였다. 엽동산은 돈을 남겨둔체 그대로

가버렸다. 그가 떠난 후에 후임자는 돈이 남아 있으므로 관례에

따라 사람을 시켜 이 돈을 엽동산에게 보내주었다. 엽동산은 단호

히 접수하지 않고 "나는 남은 돈을 가지지 않는다.이것은 나의관례

이다"”고 말했다.

엽동산이 귀향한 후 어떤 때는 밥 먹기도 곤난할 때가 있었다.

어느 하루 동자가 큰 물고기 한 마리를 잃어버렸다. 이를 본 엽동산

이 크게 애석해하면서 한숨을 쉬자 그의 처가 말했다.

“삼천금을 줘도 안 받던 분이 물고기 한 마리가 몇 푼이나 된다고

그러세요?" 엽동산이 듣고서 손뼉을 치면서 크게 웃었다고 한다.

엽동산은 청렴하고 현명하며 어진 덕을 지닌 선비이다. 하지만

우리는 이 이야기로부터 또 다른 도리를 알 수 있다. 맹자는 일찍이

다음과 같은 말을 한 적이 있다. “명예를 좋아하는 사람도 제후자리

를 양보할 수는 있지만 그 만한 그릇이 못되면 작은 밥상 앞에서도

안색이 변할 수 있다."

바로 명예를 좋아하기에 명예를 위해서는 제후를 포기할 수도 있

지만 이것은 그가 정말로 이렇게 기개가 있다는 것이 아니다.

사소한 음식조차 마음에서 내려놓지 못하는 사람이 어찌 진정으로

천승의 나라(帝侯자리)를 내려놓을 수 있겠는가?

과거에 이런 이야기가 있다.

한사람이 생전에 많은 선한 일을 했다. 그가 죽은 후 지옥에서 징벌

을 받게 되었다. 그가 불복하자 염라대왕은 그가 일생동안 선과

악을 행한 장부를 들고 와서 그에게 보여주었다. 그가 한 소위

좋은 일들이라는 것이모두 ‘선’이 아니고‘이(利)’ 자가 아래에 쓰여

있었다. 원래 그는 선한마음(善心)과 선한 생각(善念)은 조금도없었

으며 그가 선행을한 진정한 동기는 자신의이익을 위해 했던 것이다.

그는 결국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사실 가난한 사람들에게 도움을 베풀어 좋은 일을 하거나 아니면

몸을 닦고 덕행을 거르거나 하늘은 속일 수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사람의 일사일념(一思一念)은 하늘의 눈에는 역력히 나타

나는 것이다. 그러므로 만약 헛된 명성이나 혹은 다른 목적을 추구

한다면 그것은 자기를 속이는 것과 같다. 아울러 다른사람들의

안목에도 거짓이고 간사하며 명예만 위하는 좋지 못한 행동으로

표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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