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단된 모택동 동상과 머리부분(오른쪽)

백옥으로 만들어진 ‘공산주의 영웅’ 마오쩌둥의조형물이 크게 훼손된 채발견돼 논란을 빚고 있다. 이번 사건은중국 내에서 예전만 못한 공산주의 위상과 땅에 떨어진 공산당의 권위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으로 기록됐다.

마오쩌둥의 동상과 사진은 베이징시내 곳곳에 걸려 있다.

그런데 최근 중국 하이난(海南)성에서는 백옥으로 만들어진 마오쩌둥의 입상(立像)이 대여섯 조각으로 절단된 채 발견됐다.전고 9.9m 이 입상은 지난 2008년 원창(文昌)시의 한 해변에 세워졌으며,당시 열린 기념 행사에는 많은 시민들이 모여들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훼손 날짜는 2월 19일경으로추정되며, 중국 온라인에는 “현지 개발업자가 마오의 조각상을 훼손했다”며 네티즌이 올린 사진이 떠돌고 있다.

현재 이번 사건이 보도된 사이트는폐쇄된 상태지만, 중국 네티즌들은“엄중한 정치사건이 발생했다”는 풍자와 함께 블로그와 포털 게시판을 통해 사진과 글을 퍼 나르고 있어 사회적으로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마오 동상을 건립할 당시 신문 보도(인터넷 사진)

1976년 사망한 마오쩌둥은 중국 공산당이 마오의 기본 노선을 공식폐기한 후에도 여전히 ‘이념의 조종(祖宗)’으로 추앙받고 있으며,여러 설문조사에서중국 젊은층이 존경하는위대한 지도자 1순위를 차지하고 있다.

중국의 좌파사이트 ‘마오쩌둥깃발망(毛澤東旗幟網)’ ‘오유지향(烏有之鄉)’ 등에서는 이번 사건을 달라진 공산주의와 마오쩌둥의 위상을 상징하는 사건아니냐며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분위기다.

한 네티즌은 “수많은 위대한 수령들의 동상이 한 무리 우파분자들에 의해 훼손됐다. 스탈린, 사담 후세인, 차우셰스쿠 등이 그랬고 지금 남아 있는 것은 김일성 주석과 마오 주석뿐이다. 설마 우파분자들이 또 손을 썼단 말인가?”라고 탄식했다.

(지금 사람들은) 돈만 된다면 무슨 짓이든 서슴지 않고 심지어 조상의 무덤까지도 함부로 파헤치는데 하물며 동상쯤이야?”라는 자조섞인 탄식도 등장했다.

또다른 네티즌은 “중요한 점은 요즘엔 이런 석재가 아주 구하기 어려운데다 (입상의) 덩치가 크기 때문에 분명 노리는 사람이 있었을 것”이라며 “지금 이런 백옥은 1척(25cm) 높이만 해도 10만위안(1700만원)을 받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처리 방식에 대한 논의도 분분했다. 한 네티즌은 “이미 망가졌으니 쓰레기일뿐”이라며 상관없다는 입장을 보였으나 다른네티즌은 “하이난에서 파쇄한다면 마오쩌둥의 상을 어떻게 처리해야만 존중하는 의미를 표현할 수 있을까? 머리부터 부숴야 하는가? 아니면 엉덩이부터 부숴야 하는가!”라며 자못 심각한 고민을 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