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저수지, 눈앞서 통째로 사라져

‘천안문 사태’ 등 대형사건 때마다 발생

지난 4월 26일 사라진 관음(觀音) 저수지. 원래 직경 100미터에 깊은 곳의 수심은 10미터를 넘는 저수지였다.
[대기원] ‘언스완바오(恩施晩報)’는 지난 2일, 허베이성 언스(恩施)시 바이궈(白果)향에 위치한 ‘관음(觀音) 저수지’의 물이 갑자기 사라졌다고 보도했다.

관음 저수지는 평소 수위가 지면과 거의 비슷할 정도로 물이 가득 차 1년 내내 마른 적이 없었다. 녹색을 띤 저수지의 수량은 약 8만㎥ 정도로 풍부했다.

4월 26일 아침 7시경. 저수지 인근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믿기 어려운 장면을 목격했다.

잔잔하던 수면이 갑자기 요란한 소리를 내면서 소용돌이를 일으켰고, 5시간도 안 되어 저수지의 물이 전부 사라져 버린 것이다.

언스완바오의 기자가 현장에 도착했을 때, 직경 100여 미터에 10미터 넘는 깊이의 관음 저수지는 이미 바닥을 드러낸 상태였다. 가득 차 있던 물은 온데간데 없고 검은 진흙 바닥만 보였다.

놀라운 것은 이런 현상이 처음이 아니라는 것이다. '바이궈 향지(白果鄕志)'에는 1949년에 최초로 관음저수지가 증발한 이래 1976년, 1989년에도 같은 현상이 발생했다고 기록돼 있다.

1949년은 중국 공산당 정권이 수립된 해이며, 1976년 9월에는 마오쩌둥이 사망하고 곧이어 문화혁명의 주체인 4인방이 실각했다. 1989년에는 6.4 천안문민주화 사태가 발생했다.

이런 전례로 일대에는 관음 저수지의 물이 사라지면 중국에 큰 사건이 발생한다는 속설이 전해진다.

중국 전통 사상은 한 왕조가 천시(天時)·지리(地利)·인화(人和)에 맞게 처신하면 백성들이 평화롭고 풍족하게 살 수 있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집권자가 하늘의 도리와 민심을 거스르면 사회도덕이 타락하고, 천재지변과 이상현상이 속출한다고 한다.

중국은 현재 올림픽을 앞두고 올림픽 보이콧, 유행병 창궐, 증시 붕괴, 공산당 탈당 운동 등 갖가지 사건에 직면하면서 일대 혼란에 휩싸이고 있다. 후대는 2008년을 어떻게 기억할 것인지 관음 저수지 증발 사건은 하나의 단서를 제공하는 것으로 보인다.


김황호 기자
한 지역 주민이 바닥을 드러낸 관음 저수지에서 잡은 대형 물고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