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인권문제의 핵심인 파룬궁

파룬궁(法輪功, 法輪大法)은 1992년 5월 13일 중국 지린성 장춘시에서 리훙쯔(李洪志) 선생에 의해 최초로 전파된 심신수련법이다. 다른 수련법과 달리 무료로 전수할 뿐만 아니라 수련 효과가 탁월했기 때문에 처음부터 주목을 받았다.

중국에서 기공(氣功)에 대한 관심은 70년대 초반 문화대혁명 중기 이후 점점 뜨거워지다가 70년대 말 최고조에 이르렀다. 당시 중국 내 기공의 종류가 약 3천 종에 육박했다고 하니 그 열조를 가히 짐작할만하다. 기공은 원래 공산주의 이념과는 배치되는 것이므로 중국공산당에서는 인정할 수 없었다. 80년대 초 공산당 총서기 후야오방(胡耀邦)은 기공을 인정하되 간섭하거나 선전하지도 않고 방해하지 않는 이른바 '3불 정책'을 제시했다. 이것은 그 후 기공정책에 관한 지침이 되었다. 파룬궁은 1992년과 1993년 베이징 동방건강박람회에 참가해 2년 연속 최우수 공파로 인정받으면서 세간의 주목을 받게 된다. 1992년부터 1994년까지 약 2년 반 동안 중국 전역에서 54회에 달하는 파룬궁 학습반이 열렸다. 학습 반은 10일간씩 계속되었고 참가자들의 신분은 공산당 고급간부로부터 군인, 의사, 교수, 학생, 농민 등에 이르기까지 모든 계층을 망라했다. 당시 주중 한국대사관 직원들도 다수가 학습 반에 참가했다고 한다. 이 기간에 총 참가자 수가 약 12만 명이라 하니 한 회에 수백 명에서 수천 명 이상까지 참가한 셈이다.

이들은 자신이 사는 지역으로 돌아가 사람들에게 파룬궁을 전했다. 입에서 입으로 전해진 파룬궁은 순식간에 중국 전역으로 퍼졌다. 중공 내부 통계에 의하면 탄압 직전인 1999년 7월까지의 파룬궁 수련자 수가 8천만 명에서 1억 명에 달했다고 한다. 당시 중국 공산당정치국 상무위원들도 대부분 파룬궁을 수련했다. 도시에서는 아침마다 엄청난 규모의 사람들이 공원이나 학교 운동장에서 질서 정연한 대오를 이루어 파룬궁을 연마했다. 이러한 장관은 독재자의 눈에 두려움을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당시 당 총서기였던 장쩌민이 파룬궁의 늘어나는 기세에 위기감을 느낀 나머지 상무위원 전원의 반대를 무릅쓰고 파룬궁 탄압을 시작한 것은 1999년 7월 20일이었다. 7년 동안이나 자유롭게 퍼져 나갔던 파룬궁을 갑자기 탄압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명분을 제시할 필요가 있었다. 공산당이 늘 쓰는 수법은 어용학자로 하여금 파룬궁을 비판하는 글을 쓰게 하는 것이다. 대표적인 어용학자가 바로 허쭤슈(何祚庥)였다. 그가 1999년 4월 11일 톈진에서 발행되는 잡지 「청소년 박람」에 “나는 청소년들이 기공을 연마하는 것을 찬성하지 않는다”라는 문장을 발표하여 파룬궁을 모함하자 파룬궁 수련생들은 잡지사로 찾아가 항의했다. 결국, 수련생 45명이 구속되었고 이는 1999년 4.25 대청원의 발단이 되었다. 4월 25일 1만여 명의 파룬궁 수련생들이 청원하려고 베이징 중난하이로 모였다. 당시 주룽지 총리가 수련생 대표를 면담하고 구속 중인 수련생의 석방, 파룬궁 서적의 출판과 자유로운 수련환경의 보장을 약속하자 밤 9시경 모든 수련자들은 자진해 해산했다. 서방언론들은 평화시위의 모범을 보인 파룬궁 수련생은 물론, 모처럼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성숙한 모습을 보인 중국정부에 대해서도 함께 찬사를 보냈다. 이것이 4.25사건의 전모다.

장쩌민은 오히려 이 사건을 파룬궁 탄압의 구실로 삼았다. 7.20탄압 이후 파룬궁 수련생들은 재판 없이 행정처분만으로 강제노동교양소에 보내졌다. 국제추적조사기구에 의하면 100여 가지 이상의 고문이 이들에게 가해졌다고 한다. 2006.7.6에는 캐나다의 전 아태담당 국무장관 데이비드 킬고어와 국제인권변호사 데이비드 메이터스가 독립적으로 조사한 결과, 파룬궁 수련생에 대한 생체장기적출이 사실이라는 보고서를 발표하여 국제사회에 큰 충격을 주었다.

베이징 올림픽이 가까워지면서 세계는 파룬궁을 더욱 주목하고 있다. 중국이 티베트 독립운동을 유혈 진압한 것은 국제사회가 파룬궁 탄압의 객관성을 인식하는 계기가 되었다. 지난 1월 16일 서울행정법원은 중국에서 온 파룬궁 수련생 2명에 대하여 난민지위를 인정하는 판결을 내린 바 있다.

국제사회는 베이징 올림픽을 계기로 중국이 인권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중국인권문제는 티베트 등 소수민족과 탈북자문제도 있지만, 핵심은 파룬궁 문제라 할 수 있다. 중국 지도부는 현재 인권개선에는 별로 관심이 없어 보인다. 그럴수록 국제사회의 압력은 더욱 거세질 것이다. 올림픽이 가까워질수록 세계는 파룬궁을 주목하고 있다.

시사 평론가 오세열
<법학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