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계산속도 어디까지 가나

계산기 보다 더 빠른 암산

▲ ‘인간컴퓨터’로 불리는 프랑스 남성 알렉시스 르메르가 77.99초 만에 200자리 숫자의 13차 제곱근을 암산해 세계신기록을 돌파했다. 사진은 그가 2004년 100자리 숫자의 13차 제곱근을 계산하는 장면.
ⓒ FRANCOIS NASCIMBENI/AFP/Getty Images
[대기원] ‘인간컴퓨터’로 불리는 프랑스 남성 알렉시스 르메르는 2년 전 9분 만에 200자리 숫자의 13차 제곱근을 계산해 세계 신기록을 세웠다. 지난주 그는 영국 캠브릿지 과학사박물관에서 77.99초 만에 또 다른 200자리 숫자의 13차 제곱근을 계산해 자신이 작성한 세계기록을 갱신했다.

올해 26세인 알렉시스는 2년 전인 2005년 프랑스 랭스 대학에서 컴퓨터학과 석사과정에 있었는데 513초 만에 200자리 숫자의 13차 제곱근을 계산해 ‘역사상 가장 위대한 암산가’로 됐다. 그의 2391481494636373라는 계산결과가 컴퓨터가 계산한 답안과 완전히 일치하자 당시 현장 관중들은 환호성을 질렀다.

2004년 12월에는 100자리 숫자의 13차 제곱근을 3.625초 만에 계산해 독일의 거트 미트린의 13.55초 기록을 돌파했다. 현재 그는 100자리 숫자의 13차 제곱근을 계산하는데 4초밖에 걸리지 않는다.

지난주 그는 또 영국의 캠브릿지 과학사박물관에서 77.99초 만에 정확한 답안인 2396232838850303를 얻어냈다. 그의 암산은 계산기보다 빨랐다. 200자리 숫자를 하나하나 계산기에 입력하는 시간 만해도 77.99초를 초과하기 때문이다.

자신을 ‘두뇌 운동선수’로 소개하는 그는 “암산은 아주 어려운 작업으로 여러 가지 준비를 해야 한다. 매일 많은 암산 훈련을 하고 오랫동안 기억해야 한다. 여러 암산방법도 연구해야 하므로 아주 방대한 작업이다. 천부적인 자질이 요구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알렉시스는 자신의 놀라운 암산방법을 일부 소개했다. 그의 암산작업은 사유를 형상화하는 것이다. 즉 일부 ‘숫자’를 다른 ‘구조’로 만들어 최종 답안을 ‘볼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숫자를 사고할 때 나는 간혹 이동하는 화면을 보기도 하고 혹은 긴 구절을 보기도 한다. 나는 이런 숫자를 글자로 번역한다. 이 과정은 아주 중요한데 이 과정에서 나는 이미지, 단어 및 여러 가지 동작을 볼 수 있다.”

그는 암산방면의 천부적 재능 외에도 40여개 언어를 공부하고 있다. 그의 ‘슈퍼 두뇌’에 대해 과학자들도 완전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뇌과학자 알렌 신더 박사는 “사람들은 모두 이러한 특수한 암산능력을 갖고 있지만 응용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프랑스 카앙 대학의 한 신경학과 과학자는 “암산을 잘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보통 사람들과 다른 대뇌부분을 사용할 것”이라고 추측했다.

김미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