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사람에게 감기란 합병증만 없다면 충분한 휴식으로도 대부분 자연치유된다. 그러나 충분한 휴식이 어려운 경우 증상을 완화시키는 보조적 약물치료를 하게 되는데 처방전 없이 구입하는 일반 감기약이 많지만 아직은 어떤 것도 만능의 감기약(magic bullet)은 아니다.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감기란 상기도(코, 부비동, 인후, 후두, 기관 및 기관지)의 급성 감염증을 통칭하는 것으로 피로감과 같은 전신증세를 유발하기도 하지만 염증부위의 국소증상인 인후통, 콧물 혹은 코막힘, 안면두통 혹은 기침 등이 중복되어 나타난다

대부분 증상만으로 스스로 감기라고 판단하여 약국에서 간단하게 증상에 대한 처방을 받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건강인에서 감기는 저절로 혹은 증상완화제 만으로도 대부분의 경우 3 ~ 10일 이내에 치유된다. 하지만 많은 호흡기 질환들이 감기증상과 유사하게 시작되므로 이를 감기로 잘못 오인하는 경우가 많고, 만성적인 내과적 질환(특히 호흡기질환)이 있는 사람에서는 단순한 감기 치료만 하다가 기존 질환이 악화되어 병원 외래 혹은 응급실로 오는 경우가 많다. 그러므로 올바른 감기약을 복용하기 위해서는 가능하면 우선 의사의 진찰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주로 처방되는 감기약들

코증상(코막힘, 콧물) 완화를 위해 코충혈 억제제인 알파 아드레날 길항제, 항콜린 차단제, 1세대 항히스타민제 등을 사용하는데, 이를 장기간 사용하면 약제에 의한 비염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3~4일정도만 사용해야 한다. 1세대 항히스타민은 코증상으로 수면장애가 있을 때 사용할 수 있지만 졸음이 발생할 수 있어 낮 동안 특히 자동차 운전시 복용해서는 안 된다.

해열 진통제인 비스테로이드 항염증제(NSAIDs)는 발열, 두통, 전신피로감등을 완화시킬 수 있어 많이 사용되는 약제이지만 위궤양 등 위장질환이나 혈액질환이 있는 환자에서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주의를 요한다.

감기에서 기침과 가래를 막아 주는 진해 거담제의 역할에 대해서는 아직도 그 유용성에 대해서는 논란이 많기 때문에 따뜻한 식염수로 가글링을 하는 것이 인후증상을 완화시키는 경제적이며 안전한 방법이다.

감기 치료시 비타민C, 아연, 종합비타민, 미네랄 등도 사용되기는 하지만 이의 효능에 대해서도 아직도 논란이 많다. 비타민C를 충분히(1일 2~4 g정도) 투여하면 감기 기간을 단축(15%: 평균1.5일)시킨다는 보고도 있다.

감기증상 시작 1일 이내에 아연 정제 복용이나 아연 젤을 비강내 투여하면 효과적이라는 보고도 있지만, 아연정제의 맛이 나쁘고 20%에서는 구역질을 한다고 한다. 또 오래 복용하면 지질대사이상과 구리결핍을 야기시킬 수 있다.

효과적인 항바이러스제 개발은 아직

감기의 원인은 대부분이 바이러스이지만 국내나 외국에서도 항생제가 자주 처방되어 의료비 상승과 불필요한 약제 부작용이나 약제내성균의 출현 등이 문제가 되고 있다. 항생제 사용은 세균감염으로 인한 인후염이나 중등도 이상의 부비동염, 백일해가 의심되는 급성 기관지염 등과 같은 문제들이 발생했을 때 사용할 수 있지만 일반적인 감기에는 가급적 증상완화 치료를 하면서 경과를 관찰하는 것으로도 충분하다.

상기도 감염을 일으키는 리노바이러스(rhinovirus) 등에 대한 항바이러스제(interferon, pleconaril 혹은 tremacamra등)에 대한 연구도 지속되고 있지만 아직은 효과적이지는 않다.

특효약 없는 감기, 예방이 중요!

모든 질환이 마찬가지지만 특히나 감기는 특효약이 없기 때문에 예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간혹 예방적 목적으로 항생제를 투여하는 경우가 있는데, 바이러스성 감기 후에 뒤따르는 박테리아의 중복 감염을 방지하기 위해 미리 항생제를 투여하는 것이 효과가 있다는 보고는 없다.

① 손 자주 씻기는 모든 감기의 예방에 가장 중요하다. 외출 후, 화장실을 다녀온 후, 식사 전 등에는 수시로 비눗물에 손을 청결히 씻어 주도록 한다.

② 기침이나 재치기를 할 때 입과 코를 막으면 세균이 전파되는 것을 줄일 수 있다.

③ 균형 잡힌 식사를 한다. 양적인 식사보다는 질적인 식사를 추구해 과식이나 폭식은 피하고, 인스턴트나 패스트푸드보다는 신선한 야채, 달걀, 두부, 쇠고기, 닭고기 등으로 골고루, 규칙적으로 식사한다.

④ 과일과 야채를 골고루 먹어 비타민을 충분히 섭취합니다.

과일과 야채에 풍부한 비타민은 감기에 대한 저항력을 높여 줄 수 있다.

⑤ 수분을 충분히 섭취합니다. 목이 건조하면 면역기능이 줄고 통증이나 불편감을 더욱 많이 느낄 수 있으므로 따뜻한 물을 하루 8잔 정도 자주 마시도록 한다. 비타민이 함유된 레몬, 유자차나 생강, 무즙, 알로에, 사과도 목감기 예방이나 증상완화에 좋다. 단, 카페인음료나 탄산음료는 말초혈관을 수축시켜 구강의 건조함을 초래하므로 피하도록 한다.

⑥ 날씨가 춥더라도 하루 30분 정도씩 환기를 시켜 주고, 먼지가 쌓이지 않도록 물걸레로 자주 청소해 준다.

⑦ 입안의 오염물질을 줄이기 위해 소금물이나 생리식염수로 자주 30초간 입안을 가글링 해준다.

글/신동호(한양대학교병원 호흡기센터 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