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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트서 와인 파티하며 미술품 수집
우리나라 신흥부자들의 라이프스타일… ‘남들과 다른 삶’ 동경
자산운용사 사장인 김정우씨(43·가명)는 최근 새로운 취미가 생겼다. 요트다. 지난번 출장차 갔던 제주도에서 요트를 타보고는 매력에 푹 빠졌던 것. 김 사장이 이용한 1박 2일간의 요트투어(퍼시픽랜드)는 4인 기준으로 200만 원이다. 중문골프장 라운딩 2회, 만찬 비용까지 포함한 금액이라 그리 비싸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무엇보다 선상에서 진행한 세미나가 이색적인 데다가 함께 간 투자자들의 반응도 좋아 투자유치실적도 높일 수 있었다. 요트 하나로 취미생활은 물론 사업 기회도 잡을 수 있었기에 김 사장의 요트 애착은 크다. 김 사장은 “바다 위에서 육지를 바라보는 쾌감도 쾌감이지만 남과 다른 취미를 갖췄다는 자부심이 크다”고 말했다.
대중화된 골프는 시들해져
서울 도곡동에 60평짜리 주상복합 아파트에 살면서 3억 원이 넘는 연봉을 받고 있는 김 사장이라지만 종전에는 와인, 골프 정도가 취미의 전부였다. 주위 친구들도 대부분 비슷한 취미를 가졌지만 김 사장의 소개로 최근에는 요트마니아가 됐다고. 김 사장은 요즘 주말이면 제주도는 물론 부산, 경남 충무 등 요트계류장이 있는 지역으로 투어를 떠나는 것이 낙이라고 말한다. 요트는 대당 1억 원이 넘지만 친구들과 일정분씩 분담하면 크게 부담도 없고 주말도 더욱 알차게 보낼 수 있다는 생각에 벌써부터 마음이 들뜬다.
요트를 몰기 위해서 꼭 필요한 동력수상레저기구 조종면허시험도 알아봤다. 응시장에는 많은 사람이 북적였는데 이미 지난해에만 1만6000여 명이 면허증을 따갈 정도로 인기라는 말을 듣고 보니 자신은 ‘구식’부자란 생각이 절로 들었다고.
요트에서 와인파티를 하며 미술품 수집에 열을 올리는 부자들. 그간 남의 나라 이야기처럼 들렸다. 하지만 상황이 달라졌다. 우리나라 부자들 사이에서도 이런 모습을 심심찮게 발견할 수 있다. 최근 부산에서 13억 원짜리 국산 요트 ‘샹그릴라 1호’를 진수한 허옥석 퍼시픽랜드 사장은 “세계의 부호들은 명품 잡화, 벤츠 등 수입차 다음에는 요트를 산다”며 “최근 이름만 대도 알 수 있는 대기업 회장들은 물론 각 기업체에서 요트 투어를 통해 인맥을 쌓으며 때로는 전략회의 등 사업에도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승한 우리은행 투체어스 강남센터 마스터PB는 “신흥부자가 많은 서울 강남 지역의 경우 특히 남들과 다른 삶에 대한 동경이 크다”며 “그간 부자 스포츠로 인식했던 골프 역시 대중화의 길을 걷기 시작하자 또다시 다른 취미로 옮겨가는데 최근에는 투자와 향유를 동시에 할 수 있는 미술품, 뮤지컬 등에 관심을 갖는 사람이 많다”고 소개했다.
한국 부자들의 라이프스타일을 설명하는 키워드는 뭘까. ‘차별성’이다. 한끼에 1인당 10만 원이 넘는 강남지역 고급 일식집에 괜히 밀실이 많은 것이 아니다. 폐쇄적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소위 ‘수준’이 맞는 이들과 만나고 ‘남다른’ 서비스를 받고 싶어하는 것이 이들의 특징.
CEO, 전문직 종사자 등을 대상으로 건강비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에버케어는 연간 100% 이상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김수한 에버케어 부사장은 “그간 주치의를 두는 정도에 그쳤던 부자들이 각 병원에서 최고의 의사들을 확보하고 증상에 따라 최적의 조건을 갖춘 병원으로 안내하는 서비스를 선보이자 많은 관심을 보였다”며 “연간 수백만 원에 달하는 서비스지만 ‘따로 관리받는다’는 생각 때문인지 가입자가 꾸준히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단 한 사람 초청 신상품 소개
한 벌에 수백만 원씩 하는 맞춤정장의 트렌드도 서서히 바뀌고 있다. 격식을 차려야 하는 장소에 많이 다녀본 이는 이탈리아의 원단이 뭔지, 고급 브랜드는 어떤 스타일인지까지 알 정도로 취향이 까다로운 편. 이런 부자들을 위해 최근에는 각 업체마다 이미지컨설팅을 제공해 부자들의 환심을 사고 있다. 대량생산 체제를 갖춘 제일모직 등 대기업의 경우 최고급 브랜드를 내놓고 옷 맵시, 피부색과의 조화, 상황별 옷 입는 방법 등을 전담하는 직원을 배치하자 실적이 크게 개선된 것이 이런 예.
중소업체들은 대기업이 흉내낼 수 없는 밀착 마케팅을 통해 부자들의 마음을 움직인다. 네티옴므의 경우 직접 사무실로 찾아가 고객의 치수를 재고 정장을 완성하면 배달을 한다. 이게 끝이 아니다. 이미지컨설턴트가 정기적으로 방문해 때에 따라 입어야 할 옷을 직접 골라주기까지 한다. 주혜선 네티옴므 이미지컨설턴트는 “기본 300만 원짜리 연간회원권을 다른 분에게 선물로 주는 고객이 있을 정도로 반응이 좋다”며 “판매가 늘면서 최근 VIP전담 직원을 늘리는 등 사세를 확장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부자들은 명품을 살 때도 대접받기를 원한다. 명품 업체들도 이런 부자들의 심리를 적극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백화점 내 명품 매출은 지난해 2월 이후 15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 마르지 않는 샘과 같은 부자들의 지갑이지만 더 우대할수록 수입은 더 많아진다는 사실을 알기에 고객 밀착형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이다.
신세계 백화점 명품관, 압구정 갤러리아 백화점 등에서 PSR(Personal Shopper Room, 소수 고객을 위한 쇼핑 룸)을 설치한 것도 이런 이유가 크다. 입점업체들은 고급 고객을 대상으로 수시로 행사를 진행하면서 충성도를 높이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 트렁크쇼(극소수 VIP 계층을 겨냥한 미니패션쇼. 고급제품을 트렁크에 담아 고객에 보여줬다는 데서 유래)가 대표적인 행사. 초청장을 받아든 부자들은 철저한 보안을 받으며 세계에서 처음으로 발매하는 제품들을 직접 눈으로 감상하고 해당 디자이너들에게 상담도 받는다. 명품 보석브랜드인 프레드의 경우 아예 시간을 달리하고 단 한 사람의 고객만을 초청해 신상품을 소개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부자들은 혼자 혹은 소수의 ‘선택받은 사람’들과 트렁크쇼를 보고 현장에서 수백만 원어치의 물품을 구매하는 일이 잦다고 업체 관계자들은 전한다.
수입차 인피니티 성장률 220%
최근에는 국제화 감각을 갖춘 부자들이 많아지면서 한국시장을 바라보는 해외 업체들의 태도도 달라졌다. 그간 일정 기간이 지난 후 한국에 소개하던 명품업체들이 하나둘 전 세계 동시 발매로 전환하거나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시판하는 경우도 잦아졌다. 올해 8월에 시판할 스위스 명품시계브랜드인 ‘센츄리’는 신제품의 경우 한국에서 가장 먼저 선보일 계획을 세웠다. 한창석 센츄리 영업실장은 “한국의 부자들은 유행에 매우 민감하다”면서 “해외 명품의 발매 소식을 알고 해외 사이트를 통해 주문할 정도라 세계 최초 발매 전략을 세우게 됐다”고 말했다. 한국 닛산의 프리미엄 자동차 브랜드인 인피니티도 쿠페인 G35를 세계에서 제일 먼저 한국에 선보이면서 한국 부자들의 이목을 모으는 데 성공했다. 고급 수입차의 대명사로 치부되던 벤츠, BMW 등을 선호하던 부자들 사이에서 인피니티가 고급차이면서도 색다른 멋이 있다는 입소문이 돌면서 지난해 전년대비 222.4%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국내 수입차 브랜드 중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귀족마케팅’의 저자인 이성동 고객경영연구소 소장은 “지금 한국의 부자들은 소위 2, 3세대로 넘어가는 시점”이라며 “예전처럼 수입차를 사는 데 눈치를 보지 않고 ‘고급정보를 통해 돈을 벌고 취향껏 쓴다’는 인식이 뚜렷한 특징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박수호〈매경이코노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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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운용사 사장인 김정우씨(43·가명)는 최근 새로운 취미가 생겼다. 요트다. 지난번 출장차 갔던 제주도에서 요트를 타보고는 매력에 푹 빠졌던 것. 김 사장이 이용한 1박 2일간의 요트투어(퍼시픽랜드)는 4인 기준으로 200만 원이다. 중문골프장 라운딩 2회, 만찬 비용까지 포함한 금액이라 그리 비싸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무엇보다 선상에서 진행한 세미나가 이색적인 데다가 함께 간 투자자들의 반응도 좋아 투자유치실적도 높일 수 있었다. 요트 하나로 취미생활은 물론 사업 기회도 잡을 수 있었기에 김 사장의 요트 애착은 크다. 김 사장은 “바다 위에서 육지를 바라보는 쾌감도 쾌감이지만 남과 다른 취미를 갖췄다는 자부심이 크다”고 말했다.
대중화된 골프는 시들해져
서울 도곡동에 60평짜리 주상복합 아파트에 살면서 3억 원이 넘는 연봉을 받고 있는 김 사장이라지만 종전에는 와인, 골프 정도가 취미의 전부였다. 주위 친구들도 대부분 비슷한 취미를 가졌지만 김 사장의 소개로 최근에는 요트마니아가 됐다고. 김 사장은 요즘 주말이면 제주도는 물론 부산, 경남 충무 등 요트계류장이 있는 지역으로 투어를 떠나는 것이 낙이라고 말한다. 요트는 대당 1억 원이 넘지만 친구들과 일정분씩 분담하면 크게 부담도 없고 주말도 더욱 알차게 보낼 수 있다는 생각에 벌써부터 마음이 들뜬다.
요트를 몰기 위해서 꼭 필요한 동력수상레저기구 조종면허시험도 알아봤다. 응시장에는 많은 사람이 북적였는데 이미 지난해에만 1만6000여 명이 면허증을 따갈 정도로 인기라는 말을 듣고 보니 자신은 ‘구식’부자란 생각이 절로 들었다고.
요트에서 와인파티를 하며 미술품 수집에 열을 올리는 부자들. 그간 남의 나라 이야기처럼 들렸다. 하지만 상황이 달라졌다. 우리나라 부자들 사이에서도 이런 모습을 심심찮게 발견할 수 있다. 최근 부산에서 13억 원짜리 국산 요트 ‘샹그릴라 1호’를 진수한 허옥석 퍼시픽랜드 사장은 “세계의 부호들은 명품 잡화, 벤츠 등 수입차 다음에는 요트를 산다”며 “최근 이름만 대도 알 수 있는 대기업 회장들은 물론 각 기업체에서 요트 투어를 통해 인맥을 쌓으며 때로는 전략회의 등 사업에도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승한 우리은행 투체어스 강남센터 마스터PB는 “신흥부자가 많은 서울 강남 지역의 경우 특히 남들과 다른 삶에 대한 동경이 크다”며 “그간 부자 스포츠로 인식했던 골프 역시 대중화의 길을 걷기 시작하자 또다시 다른 취미로 옮겨가는데 최근에는 투자와 향유를 동시에 할 수 있는 미술품, 뮤지컬 등에 관심을 갖는 사람이 많다”고 소개했다.
한국 부자들의 라이프스타일을 설명하는 키워드는 뭘까. ‘차별성’이다. 한끼에 1인당 10만 원이 넘는 강남지역 고급 일식집에 괜히 밀실이 많은 것이 아니다. 폐쇄적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소위 ‘수준’이 맞는 이들과 만나고 ‘남다른’ 서비스를 받고 싶어하는 것이 이들의 특징.
CEO, 전문직 종사자 등을 대상으로 건강비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에버케어는 연간 100% 이상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김수한 에버케어 부사장은 “그간 주치의를 두는 정도에 그쳤던 부자들이 각 병원에서 최고의 의사들을 확보하고 증상에 따라 최적의 조건을 갖춘 병원으로 안내하는 서비스를 선보이자 많은 관심을 보였다”며 “연간 수백만 원에 달하는 서비스지만 ‘따로 관리받는다’는 생각 때문인지 가입자가 꾸준히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단 한 사람 초청 신상품 소개
한 벌에 수백만 원씩 하는 맞춤정장의 트렌드도 서서히 바뀌고 있다. 격식을 차려야 하는 장소에 많이 다녀본 이는 이탈리아의 원단이 뭔지, 고급 브랜드는 어떤 스타일인지까지 알 정도로 취향이 까다로운 편. 이런 부자들을 위해 최근에는 각 업체마다 이미지컨설팅을 제공해 부자들의 환심을 사고 있다. 대량생산 체제를 갖춘 제일모직 등 대기업의 경우 최고급 브랜드를 내놓고 옷 맵시, 피부색과의 조화, 상황별 옷 입는 방법 등을 전담하는 직원을 배치하자 실적이 크게 개선된 것이 이런 예.
중소업체들은 대기업이 흉내낼 수 없는 밀착 마케팅을 통해 부자들의 마음을 움직인다. 네티옴므의 경우 직접 사무실로 찾아가 고객의 치수를 재고 정장을 완성하면 배달을 한다. 이게 끝이 아니다. 이미지컨설턴트가 정기적으로 방문해 때에 따라 입어야 할 옷을 직접 골라주기까지 한다. 주혜선 네티옴므 이미지컨설턴트는 “기본 300만 원짜리 연간회원권을 다른 분에게 선물로 주는 고객이 있을 정도로 반응이 좋다”며 “판매가 늘면서 최근 VIP전담 직원을 늘리는 등 사세를 확장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부자들은 명품을 살 때도 대접받기를 원한다. 명품 업체들도 이런 부자들의 심리를 적극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백화점 내 명품 매출은 지난해 2월 이후 15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 마르지 않는 샘과 같은 부자들의 지갑이지만 더 우대할수록 수입은 더 많아진다는 사실을 알기에 고객 밀착형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이다.
신세계 백화점 명품관, 압구정 갤러리아 백화점 등에서 PSR(Personal Shopper Room, 소수 고객을 위한 쇼핑 룸)을 설치한 것도 이런 이유가 크다. 입점업체들은 고급 고객을 대상으로 수시로 행사를 진행하면서 충성도를 높이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 트렁크쇼(극소수 VIP 계층을 겨냥한 미니패션쇼. 고급제품을 트렁크에 담아 고객에 보여줬다는 데서 유래)가 대표적인 행사. 초청장을 받아든 부자들은 철저한 보안을 받으며 세계에서 처음으로 발매하는 제품들을 직접 눈으로 감상하고 해당 디자이너들에게 상담도 받는다. 명품 보석브랜드인 프레드의 경우 아예 시간을 달리하고 단 한 사람의 고객만을 초청해 신상품을 소개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부자들은 혼자 혹은 소수의 ‘선택받은 사람’들과 트렁크쇼를 보고 현장에서 수백만 원어치의 물품을 구매하는 일이 잦다고 업체 관계자들은 전한다.
수입차 인피니티 성장률 220%
최근에는 국제화 감각을 갖춘 부자들이 많아지면서 한국시장을 바라보는 해외 업체들의 태도도 달라졌다. 그간 일정 기간이 지난 후 한국에 소개하던 명품업체들이 하나둘 전 세계 동시 발매로 전환하거나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시판하는 경우도 잦아졌다. 올해 8월에 시판할 스위스 명품시계브랜드인 ‘센츄리’는 신제품의 경우 한국에서 가장 먼저 선보일 계획을 세웠다. 한창석 센츄리 영업실장은 “한국의 부자들은 유행에 매우 민감하다”면서 “해외 명품의 발매 소식을 알고 해외 사이트를 통해 주문할 정도라 세계 최초 발매 전략을 세우게 됐다”고 말했다. 한국 닛산의 프리미엄 자동차 브랜드인 인피니티도 쿠페인 G35를 세계에서 제일 먼저 한국에 선보이면서 한국 부자들의 이목을 모으는 데 성공했다. 고급 수입차의 대명사로 치부되던 벤츠, BMW 등을 선호하던 부자들 사이에서 인피니티가 고급차이면서도 색다른 멋이 있다는 입소문이 돌면서 지난해 전년대비 222.4%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국내 수입차 브랜드 중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귀족마케팅’의 저자인 이성동 고객경영연구소 소장은 “지금 한국의 부자들은 소위 2, 3세대로 넘어가는 시점”이라며 “예전처럼 수입차를 사는 데 눈치를 보지 않고 ‘고급정보를 통해 돈을 벌고 취향껏 쓴다’는 인식이 뚜렷한 특징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강북부자-강남부자 스타일이 다르다 사는 곳에 따라 투자 스타일도 다르다? 강남과 강북에 각각 지점을 둔 PB들의 말에 따르면 이런 가설은 어느 정도 신빙성이 있다고 전한다. 신한은행 명동지점의 이정우 PB센터장은 “강북의 경우 ‘자수성가형’ 부자가 많아 투자는 보수적”이라고 말했다. 한푼 두푼 아껴서 돈을 모은 스타일이라 투자 역시 원금보장이 확실한 정기예금, 투자가치보다 공기 좋고 살기 편한 지역의 부동산을 선호한다는 것이다. 이른바 북한산과 가까운 성북동, 구기동 등에 부자촌이 형성된 것도 이런 맥락. 자동차 역시 국산 자동차를 선호하는 편이다. 아침에 성북동 일대에서 나오는 차를 보면 대부분 검은색 에쿠우스나 체어맨 일색이다. 외출할 때는 아예 10년 된 프라이드를 몰고 다니는 고객도 있다고 이정우 센터장은 소개한다. 그 고객은 주차하기 쉽고 유지비가 싸기 때문이라는데 보유 자산만 100억 원이 넘는 사람이었다. 주로 강북 부자들은 제조업체 오너, 전문 임대사업자 등이 주류며 나잇대는 60대 이상. 반면 강남 부자들은 투자 스타일이 공격적이다. 해외 펀드는 물론 물펀드, 금펀드 등 각종 이색 펀드에도 쉽게 투자한다. 이동식 삼성투신운용 LT주식운용본부장은 “최근 한국 증시의 활황세에도 불구하고 강남 부자들의 해외 펀드 사재기 열풍이 뜨겁다”며 “국내 증시를 못 믿어서라기보다는 신흥 시장에 대한 기대감, 국제 정세 등을 고려한 자산 배분 차원에서 투자의 선점효과를 누리기 위한 포석”이라고 설명했다. 전문직 종사자, 벤처기업 경영자 등 비교적 젊은 나이에 많은 돈을 버는 사람이 주축이기 때문이라고. 이재경 삼성증권 Fn아너스 테헤란점 지점장은 “강남의 부자들은 투자정보를 얻는 데 능숙하고 결정도 빠른 편”이라며 “일부 고객은 최근 일본 경기가 살아나자 일본 상가나 오피스텔에 투자해 높은 수익을 올리고 있다”고 소개했다. 정리하면 강남 부자들은 다양한 돈길을 찾고 일단 돈이 된다 싶으면 과감하게 투자해 자산을 불리는 스타일이라는 말이다. 외제차 선호도도 높다. 서울 청담 사거리를 지나다 보면 외제차와 국산차가 50 대 50 정도. 남들의 이목보다 자신의 취향이 중요하다는 인식이 강하기 때문이라고 이재경 지점장은 설명한다. 한국닛산의 그렉 필립스 사장은 “고급차종인 인피니티의 경우 일단 강남 매장에서 반응을 살펴본 다음 마케팅 전략을 짤 정도”라며 “세계의 테스트마켓(시험시장)이 한국이라면 한국의 테스트마켓은 강남”이라고 말했다. 주택을 선호하는 강북 부자들과 달리 강남 부자들은 아파트 특히 타워팰리스처럼 주상복합건물을 더욱 좋아하는 것도 차이점이다. |
박수호〈매경이코노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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