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바꿔놓은 산수유 노란빛 풍경,서럽도록 흐드러져 피었네
잔설을 뚫고 솟아 오르는 매화 뿐 아니라 화려한 봄을 예고하는 제주 유채꽃의 등장은 지난 겨울의 앙상함에 살을 채워 만든 봄의 활짝 편 기지개 같다. 특히 남녘 제일의 명산인 지리산이 노란 봄빛교태에 몸살을 앓고 있다는 소식은 그야말로 축복으로 이어진다. 제 아무리 코끝이 무딘 사람이라도 살랑 살랑 봄꽃향기의 유혹은 견디기 힘든 법. 가만히 앉아서 기다리는 성격이 아니라면 봄날 꽃구경을 나서보자. 봄 소풍을 준비하는 코흘리개 어린 아이처럼 한껏 설레는 마음으로 봄꽃 사진이며 지도며 준비물을 하나하나 챙기는 기자의 몸은 벌써부터 남녘의 꽃들 한 가운데 파묻혀 있다. 봄은 남녀노소를 떠나 모두에게 설렘을 안겨주는 계절임에는 틀림없으리라.
계곡 좌우로 무성하게 자란 산수유 가지가 노란 물감을 풀어놓으며 사방을 뒤덮어버린다.

봄은 풍경을 바꿔놓는다.
지리산 남동쪽, 산줄기들에 에워 싸인 거대한 함지박 같은 구례군 산동면 상위마을을 가기 위해 이른아침 구례구역행 기차에 몸을 실었다. 봄바람을 눈으로 느낄 수 있을까? 차창 밖으로 기대에 찬 고개를 돌리지만 아직은 조금 이른 탓인지 나무들은 거의 겨울의 그 모습 그대로였다.  그러나 실망은 잠시 뿐, 남녘으로 내려 갈수록 앳된 봄의 모습이 시야에 펼쳐졌다.봄이 주는 황홀경에 빠지기를 여러 차례, 섬진강 너른 품에 안겨 달려 드디어 구례 마을 입구에 도착했다. 온통 노란빛 투성이인 마을속으로 빨려 들어가며 기자는 낯익은 봄빛과도 조우한다. 알싸한 봄빛의 향기가 스민다. 산수유 마을은 지리산 온천 랜드에서 도보로 40여분 정도 걸리는데 양옆에 핀 산수유꽃을 감상하면서걷는다면 그 시간이 그리 지루하지만은 않을 듯 하다.
노란 산수유 꽃송이
꽃이 피어서산에 갔지요구름 밖에길은 삼 십리그리워서 눈 감으면산수유꽃 섧게 피는 꽃길 칠십리곽재구 시인의 ‘산수유꽃 필 무렵’이라는 시처럼산수유꽃들이 서럽도록 샛노랗게 피어 있다. 어느꽃인들 마찬가지겠지만 산수유꽃의 아름다움은 무리지어 피어날때 그 진가가 드러난다. 사실 산수유꽃잎은 길어야 4~5mm, 꽃잎을 한 장씩만 보면 그저산뜻하고 청초한 느낌을 주지만 수백, 수천 그루의산수유 나무가 일제히 노란 꽃송이를 들이 내밀면 그 그윽한 맛은 감히 표현할 수 없을 정도다.
노란 비단 보자기로 뒤덮힌 산수유 마을은 온통 봄날중국 산동에서 시집 온 처녀가 산수유나무를 가져다 심으면서 불려졌다는 산동은 국내 최대의 산수유단지로 전국 생산량의 절반이 넘는 산수유를 생산해내는데 위안리 상위, 하위마을은 그 중심거점이다.특히나 산수유마을이라 불리는 상위마을은 마을 뒤편에는 눈덮인 지리산 봉우리가 병풍처럼 둘러있고 마을 오른편에는 작은 계곡이 잔잔히 흘러 경치가 매우 아름다운 곳으로 유명하다. 
산수유 마을은 지리산이 병풍처럼 둘러싸여 있어 경치가 매우 아름답다.

산수유 마을로 가는 입구부터 벌써 마을 전체가 노란 비단 보자기를 씌워놓은 것 같은 이색풍경을 연출하고 있었다. 꽃에 취해 걷기를 40여분, 드디어 산수유 마을에 도착했다. 산수유 마을은 마을 골목길마다, 눈석임물이 모여 흐르는 냇가를 따라서도, 눈을 돌리는 그 어느곳에서도 산수유꽃 가지가 흐드러져 펴 있다. 길을 따라 산수유가 노랗게 물들어가며 산수유꽃 속에 있는 사람들까지도 노란 미소를 머금고 있는 듯 하다.노란 물결 넘실넘실, 봄의 황홀경에 빠지다.산동면 위안리는 한국전쟁 당시에 민족사의 비극을 고스란히 겪어낸 마을로 아물지 않은 비극의 상흔이 남아있는 곳이기도 하다. 원래 전쟁 전까지는 100가구 정도가 살았으나 여순사건 이후로는 남자들대부분이 목숨을 잃는 아픔을 겪은 뒤 현재는 20가구 정도만 남았다고 한다.
해마다 봄이면 산수유 마을은 온통 노란빛이다.

잘 있거라 산동아 너를 두고 나는 간다열아홉 꽃봉오리 피어보지 못한 채로 까마귀 우는 골을 멍든 다리 절며 절며 달비버리 풀어얹고 원한의 넋이 되어 노고단 골짝에서이름 없이 스러졌네여순사건 때 산동의 19살 처녀가 국군에 끌려가며 불렀다는‘산동애가’가 참으로 구슬프게 들린다.이상스레 산수유꽃은 서럽게 피었다는 말이 잘 어울린다. 어찌보면 그 노란빛은 우리에게 가난했던 어린시절을, 아물지 않은 상처를 어루만지는 듯 마을을 감싸고 있다.골짜기를 따라 오르면 계곡 좌우로 무성하게 자란 산수유 가지들이 노란 물감을 풀어 놓으면서 사방을뒤덮어버린다. 여기에 아이들 키높이 정도의 S자형 돌담길 따라 피어난 산수유는 봄을 맞는 열여덟 처녀의 두근거리는 가슴처럼 수줍은 듯 살짝 미소만 짓는다. 마치 동화 속에 작은 마을을 찾아들어간 기분이 절로 든다. 설레임으로 가득한 봄날, 온통 노란 꽃구름 속에 파묻힌 별천지를 찾아보자. 꽃 그늘 아래 누워서 단잠도 청해보고,시간이 허락된다면 민박을 잡고 달빛에 젖은 산수유꽃의 매력에 취해보는건 어떨까?<여행 메모>
산수유제례
▶ 구례 산수유꽃 축제산동면 지리산 온천관광지 일원에서 ‘생명과 새봄의 시작!’ 이라는 주제로 산수유꽃 축제가 펼쳐진다. 축제 기간에는 풍년 기원제를 시작으로 라이브콘서트, 사생대회, 팔도품바공연, 가수왕 선발대회평양 예술단 공연 등 다양한 행사가 준비되어 있으며 산수유꽃길걷기체험, 산수유 두부 먹기 등 산수유를 주제로 한 특별 코너도 마련되어 있다. - 기 간 : 2005. 3. 19(토) ~ 3. 27(일), 9일간 - 장 소 : 구례군 산동면 지리산온천관광지 일원- 주 최 : 구례군(문의/ 구례군 문화관광과 : 061-780-2224)▶ 찾아가는 길* 자가운전 1) 호남고속도로 전주IC(17번 국도, 남원방면) → 남원춘향터널을 나서자마자 오른쪽의 우회 전 고가 도로로 들어섬 → 밤재터널 → 지리산온천 교차로 → 지리산 온천 → 상위마을 2) 남해고속도로 하동IC(19번 국도, 구례 방면) → 구례 입체교차로(남원방면) → 지리산온천 교차로* 대중교통- 산수유마을로 가고자 할 때는 구례로 가야 한다. 구례는 서울 남부터미널에서 하루 4차례 왕복하는 구례행 직행버스(4시간 소요)를 타거나 용산역에서 하루 14차례 출발하는 구례구역행 기차 를 타도 된다.
경치가 좋은 섬진강 드라이브 코스
구례 공용 터미널에서 버스로 다시 들어가야 산 수유 마을로 불리는 상위마을로 갈 수 있다. 지 리산온천단지에 내려서 걸어 가도 되는데 약 40 여분 정도 걸린다. ▶ 여기서 잠깐- 자가용으로 여행을 왔다면 가는 길에 섬진강 드 라이브는 필수.19번 국도는 경남쪽, 861번 지방 도는 전남쪽으로, 전남쪽 경치가 더 좋다. 지금 쯤이면 매화꽃이 만발해 봄이 주는 황홀경에 빠 질 수 있다. 시간이 더 허락된다면 차를 세우고 19번 국도변 에 있는 여울목 물에 발을 담가 보는 여유도 만 끽하시길...- 정보제공자: 한국관광공사 인터넷기자, 손은덕(jjanji23@mail.knto.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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