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지왕' 김춘삼씨 별세

▲ 김춘삼씨
TV 드라마 ‘왕초’의 실제 주인공인 ‘거지왕’ 김춘삼씨가 26일 새벽 별세했다. 향년 78세.

김씨는 올해 8월 갑작스러운 호흡 곤란 증세를 보여 신촌 세브란스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아오다 이달 17일 서울보훈병원으로 옮겨진 뒤 내과 중환자실에서 인공호흡기 신세를 져오다 이날 오전 5시40분께 폐질환으로 숨졌다.

1928년 평안남도 덕천에서 태어난 고인은 김두한, 이정재 등과 함께 이름을 날렸던 한국의 ‘주먹 1세대’ 중 한 명이다.

그는 8세 때 대전으로 개가한 어머니를 찾아 나섰다가 사냥꾼들에게 붙잡혀 짐승을 유혹하는 미끼 노릇을 하면서 ‘거지세계’에 들어섰으며 20대에 전국의 거지를 통솔하는 ‘거지왕’이 된 뒤 거지구제사업에 앞장서면서 전설적 인물이 됐다.

1950년대에는 전쟁고아를 수용하는 합심원을 전국 10여곳에 세웠으며 20여차례에 걸쳐 거지합동결혼식을 마련하기도 했다.

또 1950년대 후반에는 자활개척단이라는 기구를 만들어 국토 개발에 앞장서기도 했으며 1994년부터 사단법인 공해추방국민운동중앙본부 총재직을 맡아 환경 운동에도 관심을 가져왔다.

공해추방본부 김영배 사무총장은 “고인은 항상 이웃을 생각하고 어려운 주변을 챙기는 분이었다. 1년 전 갑작스럽게 몸이 안 좋아지기 전까지는 직접 산과 내천에서 회원들과 함께 쓰레기를 주우며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여줬다”고 고인을 회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