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탄압과 빈부격차 등 사회적 불만 극에 달해


[대기원] 중국의 고질적인 병이 되어버린 인권문제와 빈부격차 문제가 뒤얽혀 마침내 폭발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바로 인구 3천만 중국 남서부 최대 공업도시 충칭(重慶)에서 지난 10월 18일 대규모 폭력시위가 발생했다.


홍콩 밍바오(明報)는 지난 18일 오후 충칭시 중심에서 300㎞ 떨어진 완저우(万州)구에서 시민들의 사소한 시비가 당국을 비난하는 시위로 비화하면서 무려 5만여 명이 가담하는 폭동으로 확대됐다고 20일 보도했다.


이 날 폭력 시위는 과일시장의 한 임시 근로자가 도로에서 짐을 나르던 짐꾼의 지게 작대기에 부딪힌 후 '국장급 공무원'을 사칭, 지게꾼을 마구 폭행하면서 "나는 공직자이기 때문에 시민을 때려도 처벌받지 않는다."고 말하는 바람에 불이 붙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그를 경찰차에 태워 보내려 한 것이 주변에 몰려 있던 군중의 오해를 불러 분노가 폭발한 것.


당시 충칭시에는 `공무원이 시민을 폭행했다`는 말이 전해지면서 흥분한 시민들이 건물을 파괴하고 경찰차에 불을 지르는 등 폭동을 일으켰고 수만 명 수준으로 불어난 군중은 구청사로 몰려가 "폭행 국장을 내놓아라."라고 항의하면서 돌을 던져 청사 현관 대형유리를 깨뜨렸다.


폭동이 발생하자 황전둥(黃鎭東) 충칭시 서기와 베이징(北京) 중앙당교에서 교육을 받던 마정치(馬正其) 완저우 구 서기까지 급하게 현장으로 달려가 인근 도시의 무장경찰 출동을 요청하고 지역 부구청장이 TV 방송에 출연해 해산을


결국 무장경찰 1천여 명이 출동, 고무탄과 최루탄을 쏘며 시위대를 19일 새벽 강제 해산시켰다. 사소한 사건 하나가 이렇게 큰 사회적 소요를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은 중국민들의 관료, 공무원에 대한 불만과 불신임이 이미 극에 달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한 예가 아닐까.


신정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