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k RALSTON/AFP

 

11월 6일 미국 대선에 이어 11월 8일 중국에서는 공산당 제18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가 개막했다. 이로써 세계 2대 경제 대국 미국과 중국의 지도자 선출을 통해 양국의 정치체제 차이가 분명히 드러났고 해외언론의 열띤 논쟁이 이어졌다.
 
미국 대선과 중국 모의선거


11월 7일 새벽 2012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오바마는 공화당의 롬니를 물리치고 성공적인 연임을 이뤄냈다. 미국 대선이 치뤄지던 날 밤 많은 중국인은 이를 지켜보며 모의투표를 진행했다. 이러한 ‘중국의 모의유권자들’은 사실상 정권 교체를 곧 하게 될 중국의 1당 독재에 대한 풍자이기도 했다. 


미국 대선 때마다 베이징 주재 미국대사관은 대선을 관전하는 모임을 열어 왔다. 올해에는 600여명의 사람이 초대됐으며 그 중 200여명의 중국인이 모의투표에 참가했다. 투표 결과 오바마는 200표 중 153표를 얻으며 압승했다. 


베이징에서 시장컨설팅 사업을 하는 허(何)씨는 투표가 끝난 후에 AFP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은 미국 같은 선거가 없어서 안타깝다. 중공이 집권하는 한 중국에는 민주선거가 있을 수 없을 것이다”라며 안타까워했다.


여행사를 경영하는 왕씨는 모의투표 후 미국 현지 대선 분위기를 보도하는 뉴스를 가르키며 “오바마 지지자들이 얼마나 흥분했는가를 보라. 중공 18차가 끝난 후에는 어떤 중국인도 저들처럼 기뻐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한 기업 인사부 중역은 AFP 기자에게 “전 세계가 중국이 정치와 경제정책 측면에서 새로운 발표를 기대하고 있다. 18차 이후 중국이 어느 길을 갈 것인지 세계에 알려줘야 한다. 나는 중공 지도층이 독단적인 결정보다 민심을 경청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미•중 정치체계에 따른 거대한 차이 


독일의 일간지 ‘타게스차이퉁’은 논평에서 “이번 주 태평양 연안에서 일어난 두 정치적 사건은 세계인에게 대국의 정치체계 사이의 극명한 차이를 확실히 보여주었다”고 평가했다.


또 ‘독일의 소리’ 방송은 ‘타게스차이퉁’을 인용해 “미국의 선거는 투명하게 진행되고 각 파들은 모두 언론을 통해 성명을 발표한다. 유권자들은 두 명의 대권주자 사이에서 진정한 선거를 한다. 하지만 중국의 당대회는 당의 상위 엘리트들의 비밀스럽고 불투명한 의견을 인가하고 순서를 정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중략) 13억 중국인은 정치사건에 대해 인터넷에서 자유로운 논평을 할 수 없다. (중략) 현재 웨이보(微博)에서 ‘18차’를 검색하면 어떤 결과도 얻지 못하는 데 검열관들이 정치와 공산당의 인사배치에 대한 공개 토론을 제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대인사들은 성명을 발표할 수 없으며 그들은 체포되었거나 구금돼 있다. 당대회 전날 밤에 당국의 안전편집증은 극에 달했고, 베이징에서는 이 기간 동안 비둘기 날리는 것조차 금지된다. 비둘기가 정권을 뒤엎을 수 있는 정보를 전달할지 누가 알겠는가” 라고 보도했다.


이 논평은 또 “과거 10년 동안 후진타오(胡錦濤) 주석의 중국은 정치적으로 어떤 발전도 없었다. 이와는 상반되게 권력을 독점한 국가자본주의 제도는 견고해졌다. 이러한 상황하에 민중과 환경은 희생됐고 극소수의 정치엘리트들은 이득을 얻었다. 사회적 긴장의 심화는 당연한 것이다. 이 때문에 18차 전 제일 중요한 문제는 시진핑(習近平)이 충분한 용기를 내고, 당내에서 충분한 지지를 얻음으로써 필요한 정치와 경제개혁을 긴급히 추진할 수 있느냐이다”고 지적했다.  


中 민중, 미•중 차이에 대해 열띤 논쟁


같은 기간 진행된 미•중 양국의 정권교체에 대해 중국 네티즌들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들은 미국 대선보도를 시청하며 웨이보에 득표추세와 미•중 정권교체의 차이를 비교했다. 하지만 이런 대비를 통해 단지 상실감과 무력감만 얻었을 뿐이었다.


베이징대학에 재학 중인 한 학생은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18차는 공산당의 당대회이다. 우리 일반인들은 단지 관중이다. 하지만 미국 대선은 모든 사람들이 참여한다”며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작가 ‘성다린(盛大林)’은 “미국의 대선은 현재 진행 중이지만 중국의 대선은 곧 열릴 것이다. 하나는 4년에 한번, 하나는 5년에 한번 치뤄지며 20년에 한번 동시에 치뤄진다. 양국의 대선이 동시에 진행됨에 따라 직접적으로 대비되고 그 차이는 더욱 극명하다” 고 말했다.


아이디가 ‘수망자유(守望自由)’인 네티즌은 “오바마 연임결정. 진정한 미국인들의 선택이다. 중국의 대선은 개막 첫째 날이다. 함께 치뤄지는 선거는 그 차이가 매우 분명하다. 미국 대통령 선거는 민중과 대면하고 접촉해 자신의 집권이념을 표현해야 한다. 하지만 우리의 선거는 지금까지도 깊이 숨겨져 알 수 없다. 지금까지 중국 민중은 미래의 국운에 대해 혼란스럽고 어느 방향으로 나아갈지 알지 못한다’며 답답해 했다.   


네티즌 ‘휴운재생(閒雲再生)’은 “미국은 ‘대선’이고 중국은 ‘계승’이다. ‘대선’은 투명하고 결정권은 민중에게 있다. 반면 ‘계승’은 황실의 비밀이며 결정권은 원로에게 있다“고 비꼬았다.


일부 네티즌들은 “미국 대선을 지켜보니 마치 내시가 다른 사람의 결혼을 지켜보는 느낌이고, 미국 대선에 관심 갖는 것은 마치 과부가 옆 방 신혼부부를 훔쳐보는 것 과 같다”며 비난했다.


허남(河南)의 네티즌 멍싱(孟醒)은 “사실상 미국은 누가 상임이었는지 크게 관계가 없다. 미국은 중국처럼 사람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제도에 의해 결정된다. 미국의 대통령은 한 회사의 CEO처럼 대리인에 지나지 않는다. 그는 집행인이지만 완전한 정책결정력이 없다. 경쟁선거는 대통령에 대한 경고이며 이는 민선의 유리한 점이다. 그러나 중국은 공산당의 몇 사람들의 상의해 결정되므로 서로 비리를 폭로하는 일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정치개혁


중공 18차 개최 전날 개혁파 인사가 정치개혁을 호소했고, 중국 언론매체들은 정부의 대변인인양 정치개혁을 위해 여론을 조성하는 듯했다. 그러나 정치개혁 이 단어는 각 진영에서 전혀 다르게 이해됐다.

중국의 관영매체인 ‘환구시보(環球時報)’는 환구여론조사센터를 통해 전국 7개 대표 도시에서 여론조사를 실시했고 피조사자들의 80% 이상은 중국의 정치개혁을 지지했다. 어느 측면에서 심도 있게 정치체제개혁을 해야 하느냐라는 질문에 피조사자들의 대부분은 ‘각급정부에 대한 대중과 언론의 사회적 감독강화’ ‘反부정부패 강화’ ‘정무소식의 공개와 투명성 보장’ ‘정치결정과정의 민주화와 과학화’라고 답했으며 이는 정치개혁은 정부의 정책실천에 대한 개선이어야 함을 나타낸다.

그러나 올해 3월에 실시한 환구여론조사센터 여론조사에서 ‘중국 민중들은 정치체제개혁에 대해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피조사자들의 70%는 정치체제개혁의 함의에 대해 ‘잘 모르겠다’ 또는 ‘이해하지 못한다’고 응답했고, 28.2%만이 정치체제개혁의 함의에 대해 분명히 알고 있다고 응답했다. 하지만 그들이 이해하고 있는 정치개혁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인터뷰하지 않았다.


홍콩성시대학(香港城市大學)의 정치학 교수 정위슈어(鄭宇碩)는 “중공의 지도층의 정치개혁은 한계가 있고 중공의 정치권력에 대한 독점과 충돌됨이 없는 것이라 여겼다. 이는 1당 독재 체제를 위협할 수 없고 당의 정치권력에 대한 독점을 위협할 수 없음을 말한다. 그러나 진정한 자유파 개혁인사들은 최소한 헌법에서 보장된 권리는 집행될 수 있어야 한다고 여긴다”라며 “‘민중과 언론의 사회감시 강화’ ‘反부정부패 강화’ ‘정무소식의 공개와 투명성 보장’ 등의 의견은 듣기엔 좋아 보이지만 만약 자유롭고 독립적인 언론이 없다면 인민대표대회제도의 진정한 감찰효과는 발휘될 수 없으며, 인민의 언론, 시위, 집회, 결사의 자유가 충분히 보장되지 않는다면 정부에 대한 진정한 감독이 보장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