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사회에서 전염병은 급격히 감소하는 반면 아토피와 천식 등 면역 질환은 증가하는 추세다. 이유는 간단하다. 몸에 좋은 세균이 우리가 쳐 놓은 살균이란 덫에 걸려 설 자리를 잃어가기 때문이다.

 

‘SBS 스페셜’은 지난 3일 ‘99.9% 살균의 함정’을 방송했다. 제작진은 실제 사례를 중심으로 지나친 청결 문화가 질병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원인을 알 수 없는 알레르기 때문에 힘들어하는 다섯 살 동균이 엄마는 아들을 위해 특히 소독에 신경을 쓴다. 장난감을 일주일에 두 번 이상 소독하고, 이불과 옷 등은 먼지 청소기로 세탁한다. 그런데 동균이의 두드러기는 최근 빈도가 더 심해졌다.

 

이민수(가명) 씨는 원인 불명의 구취로 20여 년째 고통받고 있다. 이 씨가 할 수 있는 것은 입안을 병적으로 닦고 관리하는 것뿐이다.

 

의료진이 동균이와 이 씨의 상태를 검사한 결과 공통점이 발견됐다. 정상수치보다 좋은 세균의 수치가 현저히 적었던 것이다. 반대로 나쁜 세균의 수치는 훨씬 높았다.

 

최근 전 세계 석학들이 진행하는 휴먼 마이크로 비욤 프로젝트는 세균이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이 생각보다 훨씬 많고 중요하다는 사실을 시사한다. 엄마는 본능적으로 아기들에게 좋은 세균을 물려주려고 건강한 감염을 시도했다. 출산과 모유가 그것이었다.

 

자연분만한 아기는 산도를 통과하는 동안 좋은 세균과 만나 ‘세균 샤워’를 하고 산도에 묻은 세균은 아기의 면역을 지켜주는 공격수로 자리 잡았다.

 

모유의 신비는 더 놀라웠다. 모유 속에는 아기가 소화하지 못하는 올리고당이 많다. 올리고당은 아기의 먹이가 아니라 비피더스라는 좋은 세균의 먹이가 된다.

 

제작진은 “좋은 세균과 나쁜 세균이 공존해야 우리 몸의 생태계가 조화를 이루고, 조화가 깨질 때 면역 시스템이 파괴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