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빈부격차 심화, 계층 고착화, 사회안전장치 미흡으로 사회적 혼란기에 접어들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이 제기됐다.

세계적인 중국전문가 정융녠(鄭永年) 싱가포르대 동아시아연구소장은 지난달 28일 ‘중국사회, 무질서 상태에 빠질 수 있다’는 제목의 기고문을 홍콩 봉황망(凤凰网)에 발표했다.

이 기고문에서 정 소장은 빈부격차 심화와 사회보장제도 미흡으로 중국사회가 무질서에 빠질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앞서 왕치산(王岐山) 중국공산당(중공)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역시 빈부격차가 중국사회 발목을 잡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정 교수는 “현재 중국 사회는 어려운 전환기에 처해 있다. 다른 국가들도 전환기에 모두 중대한 사회 문제를 겪었다. 다만, 사회 문제가 갈수록 누적된다면 해결할 수 없고 결국 사회 질서가 무너질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정 교수는 “외부에서는 현재 중국 사회의 분열, 해체, 붕괴를 예고하고 있다”면서 “사회 질서는 이미 그런 단계로 접어들었다. 보는 사람마다 정도의 차이는 있을 수 있겠지만, 확실한 것은 총체적인 무질서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분석의 근거로 정 교수는 중국사회의 경제적 기초가 총제적으로 부실해졌음을 짚었다. 이에 따르면 한 사회의 경제적 기초는 일정 수준의 경제 발전과 공평한 분배다. 경제 발전도 중요하지만 발전의 성과가 공평하게 분배되지 않으면 마찬가지로 사회 무실서를 초래한다.

기고문에서는 중국 사회는 배타적인 발전 방식의 폐혜가 갈수록 심화되면서 사회적 문제가 대거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나는 사회 계층간, 지역간 심각한 소득격차다. 현재 중국은 세계에서 소득격차가 가장 심각한 국가다. 대부분의 사회문제가 부유층과 빈민층 간의 소득격차로 인해 발생한다.

중국의 소득격차는 세계에서도 악명이 높다. 현재 나타나는 많은 사회 문제는 소득격차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중공 당국은 최근 몇 년 동안 소득격차 지표인 지니계수를 발표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엄청난 빈부격차의 존재를 누구나 느끼고 있으며,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다른 하나는 사회계층의 고착화다. 왜 부자는 갈수록 부자가 되고, 나머지는 겨우 현상 유지만 하거나 갈수록 가난해지는가? 주로는 사회계층이 고착화됐기 때문이다. 중국에서는 이미 ‘관얼다이’(官二代·고위층 2세), ‘푸얼다이’(富二代·부유층 2세)라는 단어가 유행하고 있다. 권력과 부를 독점하고 세습하면서 다른 구성원의 진입을 배척하는 현상을 가리킨다.

또다른 유행어 ‘청바오’(城堡·성과 요새)에서는 중국 사회의 계층 이동이 얼마나 어려운가를 설명한다. 중국 사회에 성벽이 존재하며, 권력과 부를 가진 자는 성벽 안에, 그렇지 못한 자는 성벽 밖에 머문다는 것이다. 성벽은 계층마다 존재하고 있다. 이런 담장쌓기에는 사회의 도덕적 타락으로 계층간 불신이 깊어진 점도 작용했다.

마지막은 취약한 사회적 안전망이다. 일반 국가에서는 의료·교육·주택·보건 등 분야에서 사회구성원을 보호하고, 국민의 생활권과 기본권을 보장하기 위해 사회적 안전망 등 다양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 있다.

중국은 사회주의 국가이면서도 개혁 개방 이후 오히려 사회적 안전망이 허술해졌다. 정부는 일부 구성원과 지역을 먼저 잘 살게 만들고, 이후 나머지도 잘 살게 만들겠다고 해명해왔다.

정 교수는 “오늘날 중국의 문제는 먼저 부유해진 지역·구성원이 아니라, 아직 부유해지지 못한 지역·구성원, 사회적 취약 계층을 보호하지 않는 정부에 있다”고 일침했다.

왕치산 “소득양극화에 정권 합법성 흔들”

시진핑 정권의 반부패를 이끌고 있는 왕치산 중기위 서기는 중국 사회의 최대 위기가 소득 양극화이며, 중국 공산당의 정권 합법성마저 위협받고 있다고 시인했다.

지난달 9일 왕치산 서기는 중앙기율검사위원회(중기위) 주관으로 베이징에서 열린 ‘2015 중국공산당과 세계의 대화’에 참석해 이같은 내용을 밝혔다.

9월 8일부터 11일까지 개최된 이 대회는 중국 안팎의 정치인과 유명학자들이 참석해 ‘집권당의 사명’을 주제로 세미나와 토론, 정책건의 등을 진행했다.

인민일보는 지난달 10일 중국판 카톡 웨이신 공식계정 ‘쉐시따궈’(学习大国)를 통해 중공 정권의 합법성 문제가 심각한 위기의식을 담고 있다는 왕 서기의 기고문을 내보냈으며, 같은 달 21일에는 우지에(无界)신문이 영국출신의 칭화대 국제관계연구원 마틴 야크 연구원의 발표문을 게재했다.

이 글에서는 “올해 회의주제는 중국의 사회 문제인 ‘돈, 돈, 돈’과 직결된 반부패였다. 공산당의 반부패 정책에도 불구하고 해결하기에는 너무 늦었다”고 지적했다.

중국사회의 불평등을 연구해온 그는 “이날 회의에서 ‘불평등의 문제를 해결 못하면 중국 사회의 침몰을 막을 수 없다’는 왕치산 서기의 발언에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지난해 베이징대 중국사회과학조사센터에서 발표한 ‘중국가계추적조사에서 중국 가계의 소득격차는 최고 234배에 이르는 심각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올해 중국양회에서 주허핑(朱和平) 인민군 소장 역시 “중국은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다. 바로 빈부격차이며 심각한 사회 문제”라고 강조했다.

중공은 1949년 정권수립 초기부터 정권 합법성 논란을 겪었으며, 이때마다 폭력 혁명과 흑색선전으로 진압했다. 중국은 중공 체재하에 최악의 도덕적 위기를 겪고 있다. 사회 곳곳에서 만연한 부정부패로 몸살을 앓고 있으며, 중공 고위층에서조차 “당이 망한다”는 설이 끊이질 않는다.

글로벌신문 대기원은 2004년 시리즈 논평 ‘구평공산당’에서 중공의 사악한 본질과 죄악의 역사를 밝혔으며 이는 중국 민중의 각성과 중공 탈퇴 열풍으로 이어졌다. 현재까지 공산당 3대 조직(공산당, 공산주의청년단, 소년소선대) 탈퇴를 선언한 사람들이 2억 1500만 명에 이른다. 중국인은 중공 이탈을 실천하고 있다. 중공이 해체될 날도 머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