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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물건은 내게는 귀한 물건이지만, 남이 볼때는 하찮은 헌 물건에 불과하다. 잃은 것은 버린 것이 아니니, 쓰레기 통에 들어가지 못하고, 발길에 차여 길가에 굴러다니게 된다. 물건이 만들어지고 팔려서 주인을 만나면, 사랑을 받다가 낡으면 버리는데 이는 수명이 다 되어서다. 그런데 쓸 수 있는 물건을 주인이 실수로 잃어버리게 되면, 서로가 안타깝다. 어미잃은 어린아이가 정신을 못차리듯이 주인잃은 물건도 얼마나 울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게다가 물건이라 제 스스로 움직이지도 못하고, 주인을 잃었노라고 말도 못하니.
얼마전에 이빨을 갈아내어 덮어씌운 적이 있는데 나는 나를 정말로 사랑하므로, 갈려나가는 이빨부스러기가 한없이 우는 것처럼 느껴진 적이 있다. 많이 갈아내야 하나 물었더니 치과의사는 조금만 갈아내면 되는 듯이 말해서 그렇게 하게 했는데, 하는 도중 혀로 이빨을 확인해보니 너무많이 갈아낸 걸 알았지만, 이미 되돌릴 수없어 말을 못했는데, 집에 돌아오니 갈려나간 이빨이 무슨 데모하듯 울어대는 것처럼 느껴졌다. 치과 가거든 가능하면 이빨을 갈거나 뽑거나 할땐 신중히 해야 합니다. 이런 일이 있어서 그래서 내것을 소중히 해야겠다고 생각했지만 또 여행중 밥먹으러 갔다가 모자를 잃어버린 것이다. 모자가 사람이라고 생각해보라. 얼마나 속이 뒤집어지겠는가. 주인이 저를 챙기지 않아도 ‘나 여기 있으니 와서 찾아가세요’라고 말할 수 없으니 얼마나 답답할까. 게다가 주인이 안찾아가면 멀쩡한데도 쓰레기통에 들어가야 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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