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3살노인이 홀로 산속에서 살아가는 사연

중국 대륙에 100살이 넘은 한 할아버지가 세상을 등지고 홀로 깊은 산속에서 은둔해 살아가고 있는 사실이 밝혀져 화제가 되고 있다.

▲ 밥을 짓고 있는 장 할아버지.
대양망
화제의 주인공은 중국 남부 광둥(廣東)성 허위안(河源)시 동위안(東源)현 쩡톈(曾田)진 위후(玉湖)촌에 살고 있는 장둥라이(張東來·103) 할아버지.103살 생일을 맞은 지난달 30일 장 할아버지는 27년째 문명과는 담을 쌓아 아무런 걱정과 병이 없는 무릉도원(武陵桃源·이상향)에서 생활하고 있어 화제를 모으고 있다고 있다고 대양(大洋)망이 31일 보도했다.

대양망에 따르면 장 할아버지가 27년동안 도시 문명과는 담을 쌓고 살아온 사연은 이렇다.지난 1954년 10월29일,장 할아버지는 허위안시 둥위안현 쩡톈진 위후촌으로 들어와 자리를 잡았다.

사실 그의 원래 고향은 광둥성 자오칭(肇慶)시 위난(郁南)이고 본명은 후둥라이(胡東來)이다.젊었을 때 국민당군에 입대해 후난(湖南)성 창사(長沙)에서 일본군과 싸워 혁혁한 전공도 세웠다.하지만 일본군과 전쟁중 포로가 돼 구메밥도 먹어야 하는 간난신고를 겪었다.

▲ 밥 지을 물을 길어 오고 있는 장 할아버지.
대양망
그러던 어느날 장 할아버지는 야음을 틈타 몰래 일본군 감옥을 탈출,동장허(東江河)를 따라 오다 심산유곡에 있는 둥위안현 쩡톈진 위후촌 이곳에 자리를 잡게 됐다.당시 그는 감옥에 있으면서 건강이 급격히 악화되는 바람에 이곳으로 오다 기절을 해 마을 사람들이 도움으로 목숨을 건졌다.

장 할아버지는 자신의 목숨을 구해준 동네 주민들이 너무나 고마워 이곳에 자리를 잡게 됐다고 한다.이때 원래의 이름을 ‘후둥라이’에서 자신을 구해준 마을 사람의 성을 따 ‘장둥라이’로 고쳤다.

위후촌에 살면서 그는 두차례에 걸쳐 결혼을 했다.첫번째는 40살 되던 해 같은 동네 처녀와 결혼을 했다.그러나 아내가 아이를 낳지 못해 결국 헤어지게 됐다.두번째는 60살이 넘어 아이를 한명 데리고 온 과부와 다시 결혼했다.하지만 워낙 애옥살이 살림이라 두 사람을 부양하기 어려워 또다시 헤어지는 아픔을 겪었다.

이에 장 할아버지는 혼자 살기로 작정하고 산중으로 들어가 홀로 집을 짓고 농사를 지으며 ‘무릉도원’의 생활을 하게 됐다.그는 화전(火田)을 일구어 백그루 이상의 과일나무를 심고 집앞에 조그마한 호수를 만들어 각종 물고기도 길렀다.

이렇게 일하기를 20여년.장 할아버지의 집은 편안한 ‘낙원’으로 변모했고 개와 고양이,벌 닭 등도 키우며 아무런 걱정 없이 하루하루를 즐겁게 보냈다.이 덕분에 100살이 넘은 나이이지만 그의 건강은 60대의 ‘젊은(?)’ 몸을 유지하고 있었으며 목소리도 카랑카랑했다.

그러나 장 할아버지의 ‘무릉도원’생활도 이제 청산해야 할 때가 온 것 같다.최근들어 산속에 멧돼지 등 야생동물들이 출몰이 잦아져 다칠 위험이 있는 데다 지난 여름 대홍수로 집이 완전히 붕괴되는 바람에 거처할 곳도 마뜩치 않은 것을 본 동네 주민들이 마을로 내려와 같이 살자고 강력히 권하고 있기 때문이다.따라서 장 할아버지의 27년째 ‘산중 은거생활’도 곧 막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서울신문 온라인뉴스부 김규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