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악가 '파바로티 6일 새벽 타계

▲ 성악가 루치아노 파바로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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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악가 '파바로티' 6일 새벽(현지시각) 타계

AP통신은 세계적인 성악가 루치아노 파바로티가 6일 새벽(현지시간) 타계했다고 매니저 테리 롭슨의 발표를 인용 보도했다.

앞서 그의 고향인 이탈리아 모데나 지역의 방송매체에서 파바로티가 최근 의식불명 상태며, 신장 기능이 정지됐다고 보도한 바 있다.

현 시대 최고의 오페라 가수로, 대중적 인기를 한 몸에 받아온 그는 지난해 고별 공연을 준비 중이었으나 갑자기 췌장암 진단을 받으면서 공연 계획이 취소됐고, 뉴욕의 한 병원에서 췌장암 수술을 받은 뒤 그동안 두문불출해왔다.

71세의 고령인 파바로티는 모데나병원 의료팀의 가택내 치료를 받아왔는데 지난 달 8일에는 고열 증세로 약 2주 동안 입원 치료를 받기도 했으며 그동안 최소 5차례의 화학요법 치료를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파바로티는 지난 1961년 이탈리아 레조 에밀리아 아킬레 피레 국제 콩쿨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한 뒤 오페라 무대에 데뷔했는데, 1968년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하우스에서의 '라보엠' 공연이 대성공을 거두면서 세계적인 성악가로 명성을 얻었다.

1982년에는 필라델피아에서 자신의 이름을 딴 국제콩쿠르를 창설하고, 매년 그의 고향인 모데나에서 세계 난민을 위한 '파바로티와 친구들'이라는 자선음악회를 열면서 가수 이외에도 국제적 명사로 활발히 활동해 왔다.

그는 대중 가수들과도 여러 차례 공연을 가졌는데, 지난 1991년엔 런던 하이드파크 공연 땐 빗속에서도 무려 15만 명의 관객들이 운집한 가운데 성황리에 공연이 이루어지기도 했다. 그가 영국을 다녀간 후 영국 청년들 사이에선 그가 불렀던 푸치니의 오페라 '투란도트'중의 네순 도르마(Nessun Dorma'공주는 잠 못 이루고')가 대유행을 하기도 했다.

한국에는 1977년 이화여대에서 독창회를 시작으로 1993년, 2000년, 2001년 등 수 차례 내한해 특유의 깔끔한 고음처리 테크닉과 맑고 감미로운 목소리로 한국팬들을 매료시켰다.

일반적인 성악가들의 정년이 50세 미만임을 감안할 때 그는 환갑을 훨씬 넘긴 나이임에도 왕성한 연주활동을 해오다 지난 2000년 말 경 미국 애틀랜틱시티 공연에서 감기로 인해 공연에 문제가 발생, 공연료 환불 사태가 빚어지기도 했다.

그후 고령에 의한 건강상의 문제로 2001년 공연 때에도 음정 불안 등이 노출되면서 과거와 같은 완벽한 고음처리를 들을 수 없어 많은 팬들을 안타깝게 했다. 2006년 2월 토리노 동계올리픽 개막식의 전야제에서 '네순 도르마'를 부른 것이 그의 마지막 공연이었다.

한편 이탈리아 정부는 파바로티를 정부 수립 후 처음으로 이탈리아 '최고 문화 공로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