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승지를 관광하다보면 스님들이나 일반 불교 신도들 사이에 합장으로 예를 갖추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습니다. 가슴 앞에서 손바닥을 합쳐 좌우 열손가락을 펴서 포개는 것은 힌디어로 “그대에게 보내는 경례”라는 뜻으로 인도의 전통 인사법입니다만 후에 불교에서 차용한 것이라고 합니다.


합장(合掌)에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인도인들은 오른손은 신성한 손으로 여기고 왼손은 부정한 손으로 여겨 두 손을 엄격히 구분하여 사용합니다. 때문에 두 손을 함께 모으게 되면 신성한 면과 부정한 면이 하나로 합쳐져 인간의 가장 진실한 면모를 드러낸다고 믿습니다. 인도인들의 합장에는 상대방에 대한 진정함과 근본으로 되돌아간다는 뜻이 담겨있다고 할 것입니다. 지금도 스리랑카, 미얀마, 태국, 베트남 등 여러 불교국가에서는 일상적인 인사법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불교에서 합장할 때 모으는 열 손가락은 열 가지 업을 상징합니다.

몸으로 짓는 업이 셋으로 살생, 도둑질, 음행이며, 입으로 짓는 업이 넷으로 거짓말, 욕설, 이간질, 아첨이며, 의식으로 짓는 업이 셋으로서 탐욕, 성냄, 삿된 생각입니다. 이 열 가지 업을 십악이라고 하며 합장을 한다는 것은 십악으로 흐르기 쉬운 몸과 입과 의식을 단속해 마음을 순정하게 한다는 뜻이 있습니다. 불교에서는 십악업만 저지르지 않으면 다음 생에 사람으로 환생할 수 있다고 합니다.


합장(合掌)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만 대표적인 것으로 연화합장(蓮花合掌)과 금강합장(金剛合掌)이 있습니다.


연화합장은 두 손을 밀착해서 붙인 모양이 연꽃 봉오리 같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으로 일반적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금강합장은 연화합장을 한 상태에서 오른쪽 손가락을 위로 내밀어 열 손가락이 엇갈리게 하는 방식으로 금강처럼 굳고 단단하다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이며 주로 밀교에서 통용되고 있습니다. 중국에서는 열 손가락을 합한다는 의미로 합십(合十)중국어 발음으로 허스라고 합니다.



끝으로 파란만장한 삶의 질곡을 돌아 불가에 귀의하는 여인의 삶을 그린 백석님의 시 한 편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여승(女僧)----詩


여승은 합장하고 절을 했다.

가지취의 내음새가 났다.

쓸쓸한 낯이 옛날같이 늙었다.

나는 불경처럼 서러워졌다.


평안도의 어느산 깊은 금전판

나는 파리한 여인에게서 옥수수를 샀다.

여인은 나어린 딸아이를 때리며 가을밤같이 차게 울었다.


섶벌같이 나아간 지아비 기다려 십년이 갔다.

지아비는 돌아오지 않고

어린 딸은 도라지꽃이 좋아 돌무덤으로 갔다.


산꿩도 섧게 울은 슬픈 날이 있었다.

산절의 마당귀에 여인의 머리오리가 눈물방울과 같이

떨어진 날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