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만에 한 12,3년쯤만인 듯하다. 점심때면 가곤하던 죽집이 있었는데 사실

죽먹으러 간것이 아니고 수제비를 먹으러 갔던 것이다.

물론 오늘도 수제비를 먹기 위해 간것이다. 십수년만에..

하필이면 20분이나 걸어서 먼길을 점심먹으로 왔냐고?

특별히 맛있게 잘하기 때문에 좀 고생스럽게 걸어와도 먹을수만 있으면그냥

좋기 때문이다.

들어서니 왠 낯선 아줌마가 운영하는데 예나 다름없이 손님이 고작 5명밖에 없어도

자리가 비좁아 기다려야 했다.주인이 바뀐 것이다.

그렇다고 잘 하는집이라고 자랑해 일행을 데려갔는데

원래 주인 아줌마가 아니라면 맛이 적어질까 염려되어 주인 바뀌었다는

얘기를 꺼내지 않았는데

아줌마가 여럿이 가주니 고마운지 자꾸 말을 걸어 할수없이 "아줌마도 바뀌었네요!"

했더니 2년전에 인수했는데 그전 아줌마는 중국여행가다가 비행기사고로 다 죽고

둘이만 중상을 입은 그 중 한 사람이란다. 비행기 추락해도 살아 남는사람 참 대단한

사람이라고 생각된다.

그 아줌마는 맛있는 죽을 끓여 많은 손님들에게 베풀었으니 좋은일을 많이 해 보응을

받았을 것이다.

사람도 시원시원하고 인물도 좋았는데...

그런데 새로 바뀐 주인도 솜씨가 여간 아니다. 찹쌀수제비 세그릇 시켰는데 대뜸

김치와 보리밥을 퍼서 그냥드시라 내놓는다.

김치가 보니 엄청 맛있게 보였는데 솜씨가 좋으면 빛깔도 나기 때문이다.

좀 있으니 수제비를 내 놓는데 모자라면 남아있으니 더달라 하란다.

그런데 수제비에 왠 마늘이 들어갔는지 물으니 경상도는 마늘을 안 넣던데 전라도 음식은 다 넣는데 넣으면 훨씬 맛이 난다고.

주인이 바뀌어도 주인바뀐 표시가 하나도 안나 다행이고 일행모두 맛있게 먹어주어 좋았다.

나올때쯤 저 아래쪽에 있던 추어탕집은 어디 딴데로 옮겼나요? 물으니 "아직 있는것

같던데" 해서 나온김에 그리로 찾아 보았더니 아줌마도 그 아줌만데 위치는 다른곳으로

옮겨져 있었다. 추어탕도 추어탕이지만 문어 삶은것이 그리 맛이있고 또 인정이 넘쳐

좋았었는데 아직도 있다니 반갑다.

또 이쪽으로 올일있으면 한번 들르러 생각하고 오늘은 그냥 지나쳤다.

지난일은 추억이지만 생각해보면 서운한 감도 있다.

오늘도 내일이면 추억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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