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나라 때 덕망이 높은 노인이 있었다. 그는 부유하면서도 덕성이 좋았다. 어느 해 섣달 그믐날이었다. 그는 본채에 가서 집안 잔치에 참석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두 하인이 촛불을 들고 길을 안내했다. 정원을 다 지나갈 때 노인이 머리를 들어보니 나무 위에 사람이 숨어 있는 것을 발견하고 걸음을 멈추고 하인들 보고 술과 안주를 가져오라고 하고 집사람들도 다 보낸 다음 나무위에 대고 말했다. “나무 위에 계신 군자님, 이곳에 다른 사람이 없으니 빨리 내려오시게!” 나무 위에 있던 사람이 이 말을 듣고는 거의 떨어지다시피 내려왔다. 노인이 “두려워마시게, 이 늙은이가 어찌 당신을 잡겠는가?”

이 사람은 내려온 후 땅에 엎드려 머리를 조아리면서 죽을죄를 졌다고 빌었다. 노인이 보니 그는 옆집에 사는 사람이었다. 그를 불러와 음식을 같이 먹으면서 무엇이 필요한지 물었다. 이웃은 울면서 “제 집에 연로하신 어머님이 계신데 흉년을 만나 설 쇠기도 힘이 듭니다. 어르신 댁이 매우 부유하다는 것이 생각나서 그만 오늘 이런 비열한 짓을 했습니다. 오늘 어르신께서 제 죄를 묻지 않으시는데 제게 어찌 다른 요구가 있을 수 있겠습니까?”라고 말했다. 그는 말을 마치고 나서 또 울기 시작했다.

노인은 “내가 가난한 이웃을 돕지 못해 당신이 이런 좋지 못한 일을 했으니 이것은 나의 잘못일세. 지금 자네는 우선 배불리 먹도록 하게. 내가 은화 30냥을 줄 테니 설을 쇤 후 작은 장사라도 하여 생활을 하는 것이 어떤가? 앞으로 다시는 이런 일을 하지 말게나. 다른 사람이었더라면 오늘 자네를 용서하지 않았을 것이고 이는 또한 자네 모친도 의롭지 못하게 만들 것이네. 일단 도적으로 몰리면 곧 영원히 씻을 수 없다네!”

이웃이 밥을 먹은 후 노인은 그에게 은화와 함께 먹을 것을 주어 돌려보냈다. 노인은 그에게 말했다. “음식은 가져다 어머님께 드리도록 하게나. 여기서 나가면 우리 식구들이 모르게 하게나. 나도 영원히 말하지 않겠네.”

이웃은 돌아가서 나쁜 버릇을 고쳤고 노모가 세상을 떠나자 출가하여 승려가 되었다. 나중에 한 마음으로 간고하게 수련하여 서호(西湖) 영은사(靈隱寺)의 방장이 되었다. 노인이 죽은 후 이 이웃은 천리를 되돌아와 문상하고 자신이 예전에 겪은 일을 여러 사람들에게 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