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국에서 생활해야 하는 유학생들은 고독함과 외로움을 자주 느낀다. 그래서 유학생들은 서로 잘 모르는 사이라도 쉽게 친해진다. 서로의 마음을 가장 잘 알고, 지친 마음을 위로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에서 건너온 많은 유학생들은 늘 함께 식사하고 수업에 참석하며, 아르바이트도 함께한다. 생활에 어려움이 있으면 서로 돕고, 고통스럽거나 우울할 때면 위로해주거나 함께 술을 마신다. 이렇게 시간이 흐르면 정이라는 씨앗이 자연히 움트기 마련, 고락을 함께하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연애도 시작된다.


‘고독은 연애의 촉매제’라는 말은 과장된 표현이 아니다. 기쁨을 함께 나누고, 슬플 때 누군가에게 하소연할 사람이 없을 때면 연애를 더 갈망하게 된다. 정확하게 말하면 마음의 위로를 더 갈망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두 사람이 만나면 아주 쉽게 사랑의 도가니에 빠지게 된다.


외국유학생활 중에 연애를 시작하는 많은 사람들의 이유는 아주 간단하다. 서로 위로하고 서로 도우면서 어려운 길을 걸어 지나가기 위함이다. 그렇지만, 연애를 하면서 장래에 어떻게 할 것인가를 생각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연애를 순결하고 행복하게 하는 사람도 물론 있지만, 정욕에 빠져 있는 유학생들도 매우 많다. 많은 유학생들은 장기간 국외에서 생활하면서 도덕적 한계선을 점점 망각하고 있다. 주위 환경의 강렬한 유혹도 무시할 수 없는데, 그 속에서 점점 자신의 정욕을 방종 한다. 어떤 이는 기분 좋을 때는 사귀고, 기분이 나쁘면 갈라지는데, 수시로 상대가 바뀐다. 심한 사람은 연애를 자신의 욕망을 풀기 위해 연애하는 사람도 있다.


한국에 온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의 일이다. 늦은 밤 내가 있는 남자 숙소로 한 중국여학생이 몰래 들어오는 것을 보았다. 그 여학생을 보면서 말할 수 없는 반감이 생겼다. 그런데 알고 보니 그 여학생만 그런 것이 아니었다. 많은 유학생들이 정욕에 대한 방종으로 학업이 황폐해졌던 것이다. 하루하루 무의미한 시간은 지나고 있는데, 흘러간 청춘은 무엇으로 바꿔 올 수 있을까.


그러나 사실 사람들은 마음 깊은 곳에서 진실한 사랑을 갈망하고 있다. 누구나 내심으로는 사랑에 대한 무한한 열망과 아름다운 지향이 있을 것이다. 나 또한 진정한 사랑은 서로 믿고 포용하는 기초 위에서 사랑하는 두 사람이 손에 손을 잡고 마음을 가까이하면서 같이 울고 웃으며 함께 풍랑을 헤쳐나가는 것이라 생각한다. 떨어지지 않고 버리지 않으며 어려움 속에서 서로 의지하고 돕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내게 애정은 일시적으로 느끼는 충동적인 기분이 아니다. 하나의 경력이자 걸어온 길이라 생각한다. 가끔 노인들이 서로 부축해주며 내 곁을 지나가는 것을 볼 때마다 그들의 깊은 사랑을 느낄 수 있다. 어떤 표현을 하지 않아도 호흡이 잘 맞고, 어떤 달콤한 말을 하지 않아도 서로를 소중히 여기는 것. 진지한 애정은 우리 내심에서 우러나오는 가장 진실한 갈망이며 영원한 기대이다. 국외에서 유학중인 젊은이들이 모두 행복한 사랑을 찾길 바란다. 서로 사랑하는 사람이 미래에는 한 가족이 되기를 바란다.


징위안(淨源·한양대 재학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