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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노갤러리에서>
주말에 사진모임에서 설경을 찍으러 덕유산을 가기로 하였는데, 여기는 눈이 엄청내렸지만 그쪽은 눈이 안 왔다하여, 대관령이라도 가려니 교통통제가 심하다하고 할 수 없이 경주일원에 가기로 하였다. 우리일행은 27명(이 중에 1명은 한달전 먼곳으로!다시 참석할수없다)인데 이날은 21명이 참석하였고, 버스도 당초 가기로 한 그 버스가 일이 있어, 다른 버스가 도착해 있었다.
지난번부터 좀 편안히 다니고자, 중형버스에서 대형버스를 임차했는데, 운전사분이 좀 곡예운전을 하여 실망하긴 했지만, 사진매니아들의 까다로운 일정을 소화하기도 쉬운일은 아니라, 그냥 가기로 했었는데, 어째 한번 나오고는 다른 곳 약속을 잡고 안 나왔는지! 이번에 처음 온 버스운전사는 "네비"도 없이 왔다. 그래서 몇 번 왔다리갔다리 했다.
처음에 먼저 들른 곳이 삼릉이었는데, 이리저리 자리를 옮겨 찍는데, 누가 인사를 한다. 온통 머리는 털모자에다, 얼굴과 목을 둘둘 말아서, 눈만 내놓고서는 얼굴에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나를 얼른 알아보고는 인사를 하는데, 인사는 했지만 도무지 눈만 보고는 누군지 알 수 없어, 몇마디 대화를 하여 목소리를 듣고 나서야 알아볼 수 있었다. 그러나 자기는 감고있는 것을 아마 모를거야! 그는 일행과 같이 왔다한다.
생활에서 조금 여유가 생기면 취미생활을 찾기 마련이고, 그나마 사진촬영은 아마 양반이란 생각이 든다. 따분하답시고 춤을 배운다든지, 골프를 배운다든지, 그림을 배운다든지, 악기를 배운다든지 하지만, 사진은 가정을 지키기 쉽고, 경비가(처음은 좀 무리스럽지만 나중엔 별로) 많이 들지 않기 때문에 좋다. 제일 골치아픈게 춤이란 건데, 춤추는 사람은 박자를 지킬 수 없으니 술 안먹는 사람이 많지만(그러나 여자는 좀 밝힌다,늘 안고 도니까.) 여기에 빠지면 엇길로 새는 사람이 워낙 많은 지라 가정도 지키기 상당히 어렵다. 빗속을 맨몸으로 걸어, 옷젖지 않기는 거의 불가능하듯이.
삼릉을 거쳐 평소 7시에 먹던 아침밥을 9시에 먹게 되었는데, 그 시간에 간 식당은 유명해서 손님이 만원이다. 이집은 순두부백반 한가지만하는 집인데 소문이 났다한다.
다음으로 보문정을 들렀는데 평소 왔을때는 여긴 그냥 지나치곤 했지만, 카메라를 들고보니 이곳이 명소란다. 많은 사람들이 여길 빼지 않고 찾아 촬영하여 갤러리에 올리기 때문이다. 카메라가 한사람의 세상을 완전 있구나 싶다.
다음으로 불국사를 찾았는데 경주도 원래 눈이 많이 오는 곳이 아닌지라 이번처럼 눈이 내리는 날 사진 찍기도 기회가 쉽지 않다한다. 청운교, 백운교를 보며 찍고, 안으로 들어가 다보탑, 석가탑을 찍고 나오니, 일행중 할아버지 한분이 사진찍으려니 계단이 미끄러워 올라가지 못하겠다며 청소원들을 나무라고 있다.
왜 일찍 청소를 해서 관광객들이 편하게 다니게 할 것이지, 늦게 청소를 해서 길을 미끄럽게 해놨는냐 나무라니 중년의 청소하는 남자들이 고분고분할 리가 없다. (사진을 모르고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카메라 들고 다니면 미울 것이다. 나도 dslr카메라 사기전에는 사진 찍으러 다니는 사람들을 곱게 보지 않았었다. 미친놈들! 많은 돈을 들여 고급 장비를 구해 남은 뼈빠지게 일하는데 어째 일은 않고 빈둥거리며 사진을 찍으러 다닐까!혼자 생각했었다.) 사진기를 든 것을 보고는 왈 "다 사진찍는 사람들이 삐데서(짓밟아서) 미끄럽게된것 아니요?" 사진애호가들이 밉다는 것이다.
얼른 할아버지를 나꿔채서 본전도 못뽑을텐데, 다른 곳으로 가시게 했다. 이 할아버지는 85세의 연세로 지팡이도 짚지 않고, 마음대로 이리 저리 활보하시며 사진을 열심히 찍는 분이다. 나이 들어도 건강은 인생에 얼마나 큰 보탬이 되고, 낙이 되는지 모른다. 우리는 한달에 출사가 두 번인데, 이 할아버지는 일주일에 3-4일을 출사하신다고.
들어간 입구를 생각않고, 혼자다니다가 정문으로 나오는 바람에(보문단지에서 들어오는 문이 있는데 우리는 이문으로 들어왔고 "불이문"이라한다는데 입구간판에는 "불국사토함산"이라 쓰여있다.) 여긴 아닌데 하며, 총무에게 전화해 어디로 가면 되냐고 물으니, 문이름을 몰라 지나는 사람한테, 물으니 제대로 아는 사람이 없는 것 같아, 겨우 "불이문"이라는 대답을 듣고는 불국사담장을 끼고 주변도로를 이용하면 아무래도 두를 것 같고, 정문을 통과하면 지름길일거라 생각되어, 무턱대고 정문을 표도 없이 들어가니, 통제원이 어디 가느냐는 듯이 보길래, "잘못 나왔어요."하고 그냥 안으로 들어와 버렸다. 미주알고주알 사정을 얘기하면 오히려 의심받을 꺼고, 아예 떳떳이 큰소리치며 말하고 그냥 들어와 버린것이다.
들어오니 마침 또 나 같은 한 사람이 있었는데, 돌아가자고 하여 같이 데리고 오는 길에 시계는 없고, 시간이 얼마 되었는지도 모르는데, 마음이 조급하여 겨우 찾아서 헐레벌떡 나왔보니 생각보다 몇사람 나와있지 않다.
이어서 안강 양동마을로 가니 3시20분쯤 되었는데, 점심이라도 먹자하여 시켜놓고는 마을을 한바퀴 돌고오니, 몇사람은 웬만큼 찍은데다 지쳐서, 찍으러 안가고 그 자리에서 죽친채 동동주 마시며, 우리를 보더니 농담으로 자기들도 찍을것 다 찍었다고 한다. 6명중 한사람만 딱한장 찍었고, 나머지는 들이대 보지도 않았다.
돌아다닌다는 게 이처럼 어렵다. 제때에 식사도 못하고, 하나 건지겠다고 죽치고 있다 보면 제 시간에 밥 먹기 힘들다. 돈버는 것도 아닌데.... 또 다니다 보면, 아무도 안보이고 혼자일때가 많아서 길을 헤매기도 한다. 찍는 곳이 빤한데, 장소도 거의 정해져있고(사실 어떤곳의 경치든 찍을만하다하면 배경이 거의 고정이고 따라서 찍는자리도 거의 몇미터이내에 있다.) 남과 같이 똑같은 사진을 찍을거라면, 그러면 오나마나 한 가지가 아닌가? 갤러리에서 들여다보면 자기보다 훨씬 실력있는 분들이 걸어놨는데, 그걸 보는 것이 나을 것 아닌가!
아직 뽀샵도 못해보고 이글을 쓰다니 여기서 이만...................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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