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후쿠시마 다이치 원자력발전소에서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이후 최대 수치의 방사능이 포착돼 우려되고 있다.


2일 교도통신은 도쿄전력 측 발표를 인용해 ‘지난 2011년 동일본 대지진으로 후쿠시마 다이치 원자력발전소가 가동을 멈춘 이래, 1번 원전 안 핵연료 격납용기 2호기에서 시간당 최대 530시버트(Sv)에 이르는 최대 방사능 수치가 기록됐다’고 밝혔다.


전력 측에 따르면 이번에 발견된 방사능 수치는 2011년 3월 후쿠시마 원전사고 발생 이듬해 측정된 수치(73시버트)보다 무려 7배나 높다. 통신은 일본국립방사능과학연구소 관계자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번에 나타난 방사능 수치는 전례가 없는 매우 심각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일본국립방사능과학연구소에 따르면 방사능은 0.1시버트만 초과해도 신체 발암 가능성을 높인다. 인체가 1시버트의 방사능에 노출되면 불임과 백내장 등이 유발될 수 있고, 4시버트 가량의 방사능에 노출될 경우 2명 중 한 명이 사망할 수 있으며, 이번에 발생한 530시버트에 노출될 경우 1분 이내에 즉사하게 된다.


전력 측은 “핵연료를 담은 격납용기 아래 철재 격자망에 1평방미터(㎡) 크기의 구멍이 발견됐다”면서, 대지진 당시 발생한 쓰나미로 해당 발전소 냉각기 계통에 고장이 발생해 격납용기 안에서 핵연료가 녹아 내렸고, 이때 용기 밖으로 유출된 핵연료로 인해 구멍이 발생했을 것으로 유추했다.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은 핵연료 격납용기에서 첫 잔해를 2021년까지 수거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현재 격납용기 2호기 내부의 높은 방사능 수치로 볼 때, 잔해를 수거할 원격조종 로봇의 성능 재조정이 필요해 당분간 수거 계획 이행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구멍 난 격자망 안으로 어떻게 로봇을 집어넣을지에 대한 경로 분석, 비정상적으로 높은 방사능 환경에서 어떻게 로봇을 운용할지에 대한 방안 등이 마련돼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의 로봇은 최대 1000시버트까지 견딜 수 있게 제작된 것이어서, 시간당 530시버트 방사능이 쏟아지고 있는 환경에 투입할 경우 2시간도 안돼 수명을 다하게 된다.


전문가들은 “1986년 발생한 사상 최악의 체르노빌 원전 사고 당시에도 원자로 내부의 핵연료가 모두 녹아내려, 현재까지도 원자로 하부에 방사능 웅덩이를 이룬 것으로 추정되지만, 사고가 발생지 31년이 지금까지도 방사능 수치가 매우 높아 접근조차 불가능한 상황”이라면서, 다이치 원자력발전소 상황에 큰 우려를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