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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BMW 수소차, 상용화 걸림돌 ‘충전소.비싼 연료’
【서울=뉴시스】
미래 환경을 생각한다는 기본 콘셉트에서 출발한 BMW의 수소자동차 ‘하이드로젠7’은 전 세계에 100대 뿐이다. 그 100대 중 5대가 일반인 시승을 위해 국내에 들어왔다.
아시아 최초로 지난 2007년 서울모터쇼에서 전시 형태로 국내에 선보였지만 실제로 액화 수소를 충전해 국내에서 주행 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경기도 이천에는 국내 최초로 수소충전소가 임시로 설치됐다.
전 세계적으로 친환경차량 개발이 활발하지만, 수소차의 경우 아직은 액화수소 ㎏당 8~9유로(휘발유 ℓ당 1.5유로)로 휘발유보다 비싸고, 충전시설이 없어서(독일에 5곳) 활성화되지 않고 있다.
때문에 자동차 업계는 고비용에 기반시설을 이유로 하이브리드, 전기자동차 등을 선뵈고 있다. 최근 들어 수소차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는 추세다.
하지만, 자동차 전문가들은 친환경 연료전지차와 같은 차량들은 화석연료차와 수소차의 중간단계로 보고 있다. 화석연료가 고갈될 30~40년 뒤에 미래 환경을 위한 차량은 결국 수소차 뿐이기 때문이다.
지구 환경을 위해 중요한 의미를 지닌 BMW의 수소자동차 하이드로젠7에 지난 9일 직접 올랐다. 오는 15일까지 일반인 시승이 계속 이어지기 때문에 BMW는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소마미술관에 자리를 잡고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하이드로젠7은 연료를 수소로 하기 때문에 시동이 걸리는 방식이 일반차량과 다르다. 엔진에 화석연료대신 수소가 분사되기 때문에 불순물을 제거하는 시간이 있어서 시동이 2초가량 늦다. 엔진 소리는 디젤 엔진과 비슷한 소리를 낸다. 아직 완벽하게 개발된 게 아니라 그럴 것이다.
하이드로젠7은 일반 도로에서 평범하게 주행할 때는 수소차라는 사실을 거의 느끼지 못할 정도다. BMW의 760Li를 바탕으로 개조된 차량이기 때문에 운전 편의성이나 안락한 승차감은 그대로 이어졌다.
하지만, 시승인 만큼 차량을 약간 거칠게 다루자 출력 저하가 느껴졌다. 급가속을 할 경우 차가 착 달라붙지 못하고 엔진이 헛도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외부와 거의 완벽하게 차단된 실내였지만, 엔진회전수(RPM)가 3000을 넘어가자 디젤처럼 거친 엔진음도 들려왔다.
시내 주행에 그쳤기에 그리 높은 오르막을 만나지 않아 정확히 알 순 없었지만, 가속페달을 밟을 때 엔진이 헛도는 느낌이 있었던 만큼, 언덕을 만나면 힘이 달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유는 6000㏄의 초대형 가솔린 엔진에 445마력을 지닌 760Li모델이지만 수소연료를 사용하면서 출력이 260마력으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당연히 2.6톤의 차체 무게를 움직이는데 185마력이 빠진 수소연료의 힘은 역부족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BMW 760Li 모델을 토대로 제작된 하이드로젠7은 곳곳에 첨단 기능이 숨어 있어 이를 만회하고 있다. 수소차의 출력 저하나 충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가솔린을 동시에 쓸 수 있도록 제작됐다.
엔진룸에서 연료의 종류에 따라 연소 온도나 조건이 다름에도 이를 세밀히 제어해 완벽하게 두 가지 연료를 사용할 수 있게 했다. 그래서 연료 탱크도 두개다. 트렁크가 좁은 것도 이 때문이다. 연료 주입구도 두 곳인데, 수소 주입구는 안전을 위해 엔진을 끄고 사이드브레이크를 잠가야 열린다.
수소만으로 달리면 하이드로젠7은 200㎞를 달릴 수 있고, 가솔린은 500㎞를 갈 수 있다. 눈길을 끄는 기능은 이 수소와 가솔린을 버튼 하나로 바꿀 수 있다는 점이다. 운전대에 설치된 ‘H2’버튼만 누르면 주행 중이나 정지해 있을 때든 아무 때나 연료 전환이 가능하다. 현재 사용하고 있는 연료와 연료량을 알려주는 게이지도 계기판에 설치돼 있다.
보닛 역시 기존 760Li엔진보다 두툼해졌다. 수소와 가솔린을 모두 사용하기 때문에 연료 공급용 노즐이 가솔린과 액화수소 파이프 두 가지다. 또, 액화수소 연료 라인을 의식해 여러 가지 안전장치를 두고 있다. 실내의 빨간 램프는 무색무취의 수소가 누출되는 것을 감지하는 센서가 곳곳에 있다. 만일을 대비해 액화수소가 순식간에 기체로 날아가도록 천정에는 배기구가 있다.
BMW관계자들에 따르면, 하이드로젠7은 현재 세계 각국에서 유명 인사들에게 리스 되어 운영하고 있어 약 200만㎞ 이상 특별한 문제없이 운행되고 있다고 한다. 그만큼 안전성이나 성능 면에서 완벽하지는 않지만 만족할 만한 수준에까지 이르렀다는 것이다.
다만 여러 가지 안전정치를 탑재했지만, 충돌에 대비한 더 안전한 시스템 개발, 안전하고 간편한 수소충전소 설치, 저렴한 값의 수소차 공급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아직 산적해 있다.
시승을 끝내고 내리며 든 생각은 10년 뒤 혹은 20년 뒤 누구든 수소차를 탈 날이 올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것이었다. 꿈처럼 생각했던 것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었다.
BMW 관계자 역시 수소차 시승을 하고 100대를 양산한 것은 상업적인 양산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장담할 만큼 수소차는 우리 곁으로 바짝 다가왔다.
김훈기기자 bom@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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