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먹지 않는 아이

작가: 엘리자베드 브로조브스카


한수는 아주 착한 아이입니다.

그런데 꼭 한가지 나쁜 점이 있었어요.

아무리 맛있는 음식을 주어도 먹으려 하지 않았습니다.

달걀, 우유, , 심지어는 맛있는 사과를 주어도 난 먹기 싫단 말이야.”했습니다. 밥은 아예 보기도 싫어했지요.

한수야 제발 먹어서 날 기쁘게 해 주렴.”

엄마 아빠가 아무리 타이르고 걱정을 하셔도 한수는 먹으려 하지 않았습니다.

한수가 귀여워하는 개 룸피나 고양이의 말도 듣지 않았습니다.

마침내 엄마는 화가 났습니다.

한수야, 너 안 먹으면 어떻게 되는지 아니? 무럭무럭 자라는 대신 점점 조그맣게 줄어든단다.

한수는 엄마 말을 곧이 들으려 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생각지도 않던 일이 정말로 일어나는 경우가 있는 법입니다.


다음날인 일요일에 바로 그런 일이 일어났어요.

자리에서 막 일어나 옷을 입자마자 한수의 몸이 줄어들기 시작한 것입니다.

마침내 한수는 달걀만큼 조그맣게 도어 버렸습니다.

, 재미있는데......” 한수는 신이 났어요.

엄마 난 이 세상에서 제일 작은아이가 됐어요 !” 하지만 조그마한 한수의 목소리는 삐약거리는 병아리 소리만큼 작아서 그 목소리를 들은 것은 고양이 뿐이었어요.

이것 봐라, 새앙쥐가 있네 ! 잡아서 가지고 놀아야지.”

고양이는 한수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한수는 깜짝 놀라서 의자 밑으로 숨어서 말했습니다.

야옹아, 난 쥐가 아니고 한수야. 조심해. 네 발톱에 할퀴겠다.”


한수가 어쩔 줄 모르고 있을 때 문을 열고 아줌마가 청소하러 들어 왔어요.

야옹아, 밖으로 나가라 ! 방 좀 쓸어야겠다.”

어휴, 살았다 ! 나 좀 꺼내서 엄마한테 데려다 주세요.”

그러나 아줌마는 한수가 외치는 소리를 듣지 못했습니다.

아줌마는 쓰레받기에 한수를 쓸어 담아 쓰레기통에 버리고 말았습니다. 한수가 너무 조그맣게 되어서 보지 못한 거예요.

한수는 빈 깡통과 헌 종이 틈에 섞여 있게 되었습니다.

어떻게 여기서 빠져나갈까.” 한수는 쓰레기통 뚜껑을 들어 올려 봤습니다.


마침 그 곳을 지나던 룸피가 쓰레기통에서 부스럭거리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뭘까 ?” 룸피는 호기심이 생겨 가까이 다가왔습니다.

먼지투성이의 한수를 본 룸피는 깜짝 놀랐습니다.

한수야, 너 거기서 뭐하니 ?”

나중에 얘기할게. 우선 나를 엄마한테 데려다 줘.”

한수는 룸피의 등에 올라타서 목걸이를 꽉 잡았습니다.

룸피야 빨리 달려 !” 룸피는 빨리빨리 달렸습니다.


그러나 너무 빨리 달리느라고 그만 한수를 떨어뜨린 줄도 몰랐습니다.

어쩜 좋아.” 한수는 울고만 싶었습니다.


나무 오리를 가지고 놀던 여자아이가 한수를 들어 올렸습니다.

어머나 ! 예쁜 사내아이 인형이구나.”

한수는 화가 나서 난 인형이 아냐 !”라고 외쳤지만 여자아이는 이 말을 듣지 못하고 한수를 나무오리에 태워 호수에 띄웠습니다.

제발 세워 줘 !”

그러나 한수의 화난 외침을 들어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어요.


오리 등에 탄 한수는 물결을 따라 한 시간쯤 둥둥 떠돌아다니다가 어느 갈대숲에 닿아서 땅 위로 올라갔습니다.

어머나, 이번엔 아주 커다란 암소 한 마리가 나타났습니다.

암소는 처음에는 한수를 보고 놀란 듯 했지만 곧 다정하게 한수를 들여다보고 음매하고 소리쳤습니다.

조그만 한수에게 그 울음 리가 얼마나 크게 들렸겠어요.

한수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멀리멀리 달아났습니다.


달아나던 한수는 그만 무엇엔가 걸려 넘어졌습니다.

그것은 커다란 양탄자 같았어요.

여기서 좀 자야겠다.” 하지만 한수는 금방 깰 수밖에 없었습니다.

왜냐 하면 양탄자처럼 보인 것은 연이었거든요

두 남자 아이들이 올린 연은 한수를 태우고 하늘 높이 떠올랐어요.

한수는 무서워 벌벌 떨면서 연을 꼭 잡고 땅으로 내려가기를 빌었습니다.

연은 드디어 어떤 나뭇가지에 걸렸습니다.

한수는 얼른 새 둥우리에 내렸어요.

넌 누구냐 ?” 깜짝 놀란 어미 새가 말했어요.

난 한수라고 해요. 길을 잃었어요. 그런데 배가 몹시 고파요.”

한수는 울먹거렸습니다.

머리를 들어 봐, 내가 먹여 줄게.”

새는 한수 입에 지렁이를 넣어 주려고 했습니다.

- -”

그렇지만 한수는 지렁이를 내 뱉으면서도 새에게 고맙다는 인사말을 잊지 않았습니다


한수야, 너의 집에 데려다 주마. 내 등에 올라타서 너의 집이 어딘지 가르쳐 주렴.”

윙윙 날아가는 새 등위에서 한수는 큰 소리로 말했습니다.

저기 보이는 빨간 지붕이 우리 집이에요.”

드디어 한수는 집에 오게 되었어요.

한수는 새에게 고맙다고 인사하고 마당에 내렸습니다.

룸피야, 여기 있었구나 !”

한수야, 너 여지껏 어디 있었니 ?”

룸피가 반가워서 멍멍하고 짖었습니다.

뭐든지 먹으면 난 다시 커질 거야, 그러니 우선 먹을 것부터 주지 않을래 ?”

나한테는 개밥 박에는 없는데, 아마 네가 먹기 싫어하는 것들일 거야. 고기랑 밥을 섞은 것이거든.”

괜찮아.”


한수는 룸피의 밥을 맛있게 먹었습니다. 밥알 하나 안 남기고 싹싹 다 먹었다니까요.

개밥을 다 먹고 난 한수는 전처럼 커졌습니다.

룸피야, 넌 내 제일 친한 친구야. 내가 이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고기 뼈를 네게 줄게.”

그 날 이후부터 한수는 엄마가 주시는 것은 무엇이든 모두 맛있게 먹곤했습니다.

그래서 한수는 아주 무럭무럭 자라고 힘도 아주 세어져서, 글쎄 이 그림에서 보이는 만큼 힘이 세졌지 뭐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