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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
오늘의 내가 있으면 내주변 사람이 있고 나와 함께 강산이 있고, 들이 있고, 풀이 있고 나무가 있고 숲이 있고 물이 있고 돌이 있고 다니던 길이 있다. 내가 살면서는 이 시대의 생활관습에 따라 살게마련이지만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주변은 다 변하기 마련이다.
한사람이 있다가 이 한 사람이 없어지면 남은 사람은 환경이 확 뒤바뀌게 된다. 그럼 하던 일이 달라지고 생각이 달라지고 상대가 만나는 사람도 달라진다. 만나는 사람이 달라지면 하는 말이 달라지고 분위기가 달라지게 된다.
우리는 늘 변화하는 가운데서 살아간다. 사람이 산다는 게 늘 좋은 일만 있는 게 아니고 살아가면서 기쁨도 어쩌다 있지만 충격받을 일은 수없이 많다. 곱게 자란사람이 세파에 부딪히면 충격을 받는다. 이를 악물고 살게 되면서부터 이전에는 충격이던 것은 충격이 쌓여감에 따라 이제는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된다.
어떤 사람은 전쟁터에 나가 제대로 한번 싸워보지도 못하고 처자식을 둔 채로 목숨이 끊어진다. 세상에 태어나 참으로 허무한 죽음인데 죽은 사람은 그걸로 끝나지만 남은 가족은 얼마나 한이 맺힐 것인가. 돈벌던 가장이 죽고나면 일하지 않고 주부로 있던 사람이 일을 해야 먹고 살 수 있는데, 뭐 할 줄아는게 별로 없으니 할 수 있는 일이 별로없다. 일한다고 하여 돈이 줄줄이 쏟아져나오는 것도 아니고 또 일거리가 늘 기분에 맞춰 하려고 맘만 먹으면 언제나 일이 쏟아지는 것도 아니니 산다는 것은 참 어렵다.
나이가 들고 세월이 흐를수록 바뀌는 것은 점점 많아지는데 나중에 까지 살아남으면 자신을 알아주고 이해해주던 친구도 다 떠나고 없다. 자식도 다 커서 나란 사람은 아무에게도 별 보탬이 되지 않는 존재가 된다. 그렇다고 힘이 없으니 일을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어렵게 일해서 돈 몇푼 벌어봐야 별 쓸데도 없다.
신나게 살 때처럼 그런 환경은 다시는 오지 않고 동네에서 가장 아름답던 또순이도 죽었다는 소문이 들리고, 마음이 가장 잘 통하던 갑돌이도 병이 들어 문밖 출입도 못한단다. 늘 바라보던 앞산은 택지로 개발되고 마을은 댐에 들어가 동네조차 없어지고 그나마 남은 냇가가 예전의 빨래하던 그 냇가가 아니니 냇물에는 빨래하는 사람도 없다. 지나가면 다 옛일이 되듯이 한번 지난 그날은 두 번 다시 오지 않는다.
즐겁게 철없이 놀던 때도 두 번 다시 올수가 없고 나이가 들수록 주름살은 늘어만 간다. 해마다 봄은 다시 돌아오지만 산은 그 산이 아니요 물도 그 물이 아니고 꽃도 그꽃이 아니요 나무도 그 나무가 아니다. 살다보면 자꾸만 모든 것이 변하는 것만 느낀다. 꿀컥꿀컥 물을 마실 젊은 때가 좋은 것은 잘못이 있어도 다시 시작할 수 있는 나이지만 나이들면 물도 벌컥벌컥 들이키지 못한다. 먹어봐야 소비할 데가 없으니 물이 먹히지 않는 것이다.
물을 적게 먹으니 소변도 적어지고 힘이 없어지는데 그렇게 되면 지레 짐작을 한다. 전에는 안그랬는데 요즘은 왜 이리 소변이 신통찮을까하고.
성깔있는 사람 성깔고치고 나면 원래의 그가 아니다. 음식에 소금이 안들어간 것처럼 아무런 특징이 없는 것이다. 떠드는 사람이 있으면, 조용한 사람이 있고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으면,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이 있듯이, 저마다 사람은 살아온 자취에 따라 좋아하는 것이 다르다. 어릴적 배를 곯던 사람은 보리밥을 죽어도 먹기 싫어하는 것처럼... 그렇게 보면 남의 성미도 뜯어 고치면 그가 아닌 것처럼 내 입맛에 맞게 그의 성깔을 뜯어고칠 일도 아닌 것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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