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화실의 향기](11)송광사 방장 보성스님
전남 순천 조계산 송광사는 원래 송광산 조계사였던 산과 절이 이름을 맞바꿨다. 이곳에서 고려시대 보조국사 목우자(牧牛子) 지눌스님이 정혜결사(定慧結社)를 열었고, 이후 16명의 국사를 배출했다. 근세에는 효봉스님, 구산스님이 억불정책으로 끊겼던 조계선풍을 되살려내 종단의 기둥으로 삼았다.

송광사는 이처럼 산보다 절이, 절보다 스님들이 더 우뚝한 ‘승보사찰’이다. 해인총림(해인사), 영축총림(통도사), 고불총림(백양사), 덕숭총림(수덕사)과 함께 우리나라 5대 총림의 하나인 조계총림을 이루고 있다.

당대 최고의 율사로 꼽히는 보성스님은 “유혹 하거나 유혹 당하지 말고 ‘나’를 제대로 조절하고 간수해야 한다”며 “변하는 외부의 것에 마음쓰지 말고 자기 몸 속의 현재불을 찾아내라”고 말한다. 관음사(부산)/이상훈기자
오늘의 조계총림을 이끄는 이가 방장 범일(梵日) 보성(菩成·80) 스님이다. 구산스님의 수상좌로 효봉스님을 마지막까지 시봉했던 효봉-구산 법맥의 장자다. 주석처는 송광사 산내 암자인 삼일암. 사시사철 조계의 계곡물 소리가 끊이지 않는 곳이다.

음력 사월 그믐날인 지난 14일. 스님은 보름째 하안거 결제중인 선방 스님들과 강원 대중들을 모아놓고 법문을 했다. 비가 찔끔거리면서 날씨가 후텁지근했다.

“스님네들의 공부가 밋밋하니까 비도 찔끔찔끔 오는 모양이다. 가르치는 사람도 배우는 사람도 모두 게을러서 마지못해 할 뿐이잖어. 수행은 주고받는 게 분명한 거여. 터럭만큼도 거짓이 없어.”

노장은 서릿발 같은 일갈로 스님들을 경책한 뒤 부산으로 향했다. 초하루는 송광사 부산분원인 승학산 관음사에서 일반 불자들에게 법문을 하는 날이다. 부산 사하구 당리동 관음사 주지실인 ‘승학산방’에서 노장을 만났다.

“큰스님은 무슨. 불알이 크나, 대갈빡(머리)이 크나. 수행이 커야 큰스님이지. 병치레나 하면서 때가 되면 밥 얻어먹는 늙은이에게 들을 말이 뭐 있어.”

스님은 “요즘 이빨 치료 때문에 제대로 먹지 못해 기운이 없고 시력과 청력도 좋지 않다”고 하면서도 불청객을 내치지는 않는다.

“요즘 종교는 밥장사여. 불교든 기독교든 시주 받아 불사하고 헌금받아 교회나 짓고 있잖어. 탐심을 못버린 스님들이 또 돈 빼돌려서 처벌받고. 스님이 세상 잘못된 걸 일깨워야 하는데 거꾸로 됐어. 고려시대때 불교가 타락해 보조스님이 정혜결사를 한 거 아녀? 오히려 조선조 유생들에게 핍박받을 때가 수행하기는 더 좋았을 거여.”

첫마디가 스님들의 수행태도에 대한 일갈이다. 옛날 사투리가 심해 말뜻을 헤아리기가 쉽지 않다.

“승속이 모두 욕심덩어린 거라. 맛있는 것을 먹을 때도 조절할 줄 알아야지. 먹는 것을 조절하면 건강하게 몸을 잘 다룰 수 있고, 절제하면 마음을 비울 수 있어. 알았어? 내 몸 하나 제대로 간수하는 것이 큰 공부여.”

스님은 연신 “안 그래?” “알았어?”를 후렴처럼 넣으며 말을 잇는다. 스님은 티베트의 달라이라마, 베트남의 틱낫한 스님, 대만의 성운대사 등과 오랫동안 깊은 친분을 맺고 있다. 달라이라마를 만나기 위해 다람살라를 두 번 방문했다. 틱낫한 스님과 중국의 불원선사를 국내에 초청한 이도 보성스님이다.

“틱낫한 스님이 송광사를 방문했을 때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승용차 안타겠다는 거여. 그렇게 진실하니 서양에서도 수많은 지성인들이 따르는 거지. 그분들이 대단한 큰스님이지. 남방불교든 북방불교든 방법은 조금씩 달라도 결국 똑같은 목적으로 수행하는 거여.”

보조스님의 가르침과 정신을 잇고 있는 송광사 방장이 스승들에게 전수받은 ‘목우가풍’은 무엇일까. 스님은 “한 마디로 스스로 코를 꿰어 ‘나’를 길들이는 것”이라고 대답했다.

“어른스님들은 말과 실천이 가지런해야 한다고 했어. 그걸 등행등지, 행지라고 그래. 말이 앞서도, 행동이 앞서도 안돼. 그런데 그게 목숨 걸 만큼 어려워. 그분들은 행지를 하나로 갖춰 일대사를 해결한 분들이었지.”

송광사에는 모든 스님들이 예불, 울력, 공양을 함께하는 전통이 지금도 지켜지고 있다. 송광사 최고 어른인 방장스님도 직접 채소밭에 나가 대중들과 함께 일하고, 날마다 마당을 쓴다.

“마당을 쓸어도 잘 쓸어야지. 그래야 청소가 아니라 빗자루 정진인 거여. 신발 하나도 똑바로 벗어놓는 게 마음공부지. 안그래? 발밑을 잘 살피라는 조고각하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녀. 자세가 달라져야 마음도 바뀌는 거여.”

스님은 법당의 신발 한 켤레라도 흐트러져 있으면 무섭게 야단을 친다. ‘평상심이 곧 도’(平常心是道)라는 말이겠다. 스님은 출가 수행자들에게는 추상같지만 어린아이와 신도들에겐 시골 할아버지처럼 따뜻하고 자상하다. 그가 당대 최고의 율사로 평가받는 것은 종단의 계율을 세우는 데 큰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환경운동 때문에 널리 알려진 삼보일배는 그가 행자교육에 처음 도입한 프로그램이었다.

“자장스님이 중국에 가실 때 한걸음에 한번씩 절하면서 갔어. 간절함이 있어야 도를 이루는 거여. 송광사에는 TV가 없어서 스님들이 유행가 같은 거 몰라. 가수가 제아무리 노래를 잘 해도 숲속의 꾀꼬리는 못당하지. 명리를 버리고 산중에 은둔해서 수행하는데 꾀꼬리 노래 소리면 충분하잖어.”

스님은 “불교는 학문이나 논설이 아니고 실천이 앞서야 하는 수행”이라며 “모든 것을 참아내는 ‘인욕’이라는 지구력으로 내가 나를 돌이켜 물방울 하나 묻히지 않는 연꽃을 피우고 마침내 무애자재에 이르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송광사 스님들에게 더워서, 땀이 나서, 배가 고파서 공부 못하겠다는 사람은 절을 떠나라, 그래. 더울 때는 더워야 하는 것이 계절의 진실인 거여. 여름에 더워야 알곡이 영글고 여름에 땀을 흘리는 만큼 결실이 알찬 거지. 오로지 목마르고 배고픈 사람만 얻을 수 있는 거여. 쇠는 용광로에서 팍팍 달궈야지.”

스님은 1000억원대 부잣집에서 공개적으로 사윗감을 찾는 “세상 꼬라지”를 질타한다. “지눌스님은 땅에서 넘어진 자는 땅을 짚고 일어나라고 가르쳤는데 모두들 땅을 짚고 일어설 생각을 안한다”며 한숨을 내쉰다.

“요새는 고급 병신이 너무 많어. 수족이 멀쩡한 놈들이 지가 벌어서 당당하게 쓸 일이지 입이 얼얼하니 침을 흘려가면서 거기에 수백명씩 줄을 서. 나는 돈 좀 번 신도들에게 자식들에게는 원수같이 돈 주지 마라 그래. 그러면 자식들이 멀쩡한 병신 된다고.”

스님에게 요즘 정치현실에 대해 한 말씀 청하자 “정치인 없대이. 정치 얘기 안해, 안해. 요즘 정사 정(政)자를 연구한 사람이 하나도 없어”라며 손사래를 쳤다.

“진실불허(眞實不虛)라고 하잖어. 진실하게 살뿐 속아서 헛되이 살지는 않겠다는 각오를 해야 해. 남이 나를 속이는 것이 아니라 내가 나를 속이는겨. 모두가 더 이상 속아 살지 않겠다는 생각이 또렷해야 세상이 바로 돼.”

오전 11시. 스님은 관음사 신도들에게 법문하기 위해 법당으로 향했다. 평일인데도 여성 신도들이 대웅전과 원통보전을 채우고 마당까지 꽉 들어찼다. 모두들 합장을 하고 삼귀의례에 참여하고 있는데 아주머니 신도 두 명이 마당에 앉아 있다가 스님에게 딱 걸렸다. 곧장 불호령이 날아갔다. “일어나! 일어나!”

“편하고 싶은 유혹 때문에 저런 거여. 남자 여자의 유혹, 보이는 것 듣는 것 같은 안이비설신의(眼耳鼻舌身意)의 유혹을 비워야 탐(貪·욕심)·진(瞋·성냄)·치(痴·어리석음)에 끄달리지 않고 당당해지는 거여. 유혹에 파묻히면 그때는 부처님이 달려들어도 안되는기라. 이제는 유혹된 생활 그만하고 내가 나를 제대로 간수하는 방법을 생각해봐. 내말은 이게 다여.”

딱! 딱! 딱! 죽비에 맞춰 노장이 천천히 법상에 올랐다.

“엄마 노릇 못하고, 아버지 노릇 못하고, 끝내 내 노릇 못하면 그게 바로 지옥이라. 알겠어?”

목우자 후인(後人) 같은 송광사 노스님이 추상(秋霜)과 훈풍(薰風)의 활인검(活人劍)을 휘두르며 어린 송아지의 코를 뚫어내고 있었다.

〈김석종 선임기자 sjkim@kyunghyang.com〉

'낙서장' 카테고리의 다른 글

차량통행고 층표시  (0) 2007.06.29
여행조각 모음정리  (0) 2007.06.29
맞벌이는 결혼 필수조건?  (1) 2007.06.28
외국은 남자가 성희롱피해자  (0) 2007.06.28
감사장-뉴스메이커  (0) 2007.06.28

[재무설계]맞벌이는 결혼 필수조건?

2007 07/03 뉴스메이커 731호

아버지가 공장에 나가면 어머니는 아들 삼형제를 학교에 보내고 밀린 빨래와 집안 청소를 해놓은 뒤 부업거리를 챙겨서 옆집으로 가셨다. 한동안은 인형 눈을 붙이기도 했고 그 다음엔 구슬을 꿰기도 했다. 아버지가 벌어오는 돈으로는 살림이 넉넉지 않았지만 “남자가 벌어오는 돈으로 살림이나 잘하면 되지 여자가 무슨 일이냐”며 어머니의 맞벌이를 극구 반대하는 아버지 때문에 어머니는 티 나지 않게 집에서 소일거리를 했던 것이다.

이런 풍경이 1970~1980년대 평균 가정은 아닐지도 모른다. 그러나 적어도 당시 교과서엔 아버지가 밖에서 일을 하고 오면 어머니가 아버지를 맞이하는 그림이 당연하다는 듯 실렸고 그런 정서들이 보편타당한 사회통념이었던 건 분명하다. 이렇게 남녀 각자의 역할 모델이 분명했던 시기에 유년을 보낸 20대 후반~30대 초반의 사람 57.5%가 맞벌이를 결혼의 전제조건이라고 생각한다는 기사를 우연히 읽었다.

이러한 변화의 원인을 추정하는 건 그리 어렵지 않다. 남성 중심의 사회통념이 바뀌었을 수도 있고, 주택가격 상승, 자녀 사교육비 증가 등으로 인해 가계 소비가 늘어나 소득의 증가가 불가피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추상적으로 원인을 분석해봐야 아무런 의미가 없다. 맞벌이 부부를 상담하면서 느끼는 현실적인 문제는 이론적인 인과관계를 무시해버리기 일쑤기 때문이다.

대부분 맞벌이 가정에서 가장 큰 문제는 양육과 주택에 관해서다. 자녀를 낳으면 즉각적으로 자녀 양육비를 일정 부분 소득에서 제외해야 하고 동시에 계산을 하게 된다. 자녀 양육비를 지불하고 남는 소득금액의 실질적인 가치와 자녀를 집에서 양육하면서 얻을 수 있는 상대적 기회비용의 대소를 따진다. 또한 이 계산을 통해 주소득원 혼자의 소득으로 생활비, 저축, 보험, 연금을 조달하고 주택마련에 따른 대출이자 비용 등을 감당할 수 있는지까지 고려하게 된다.

비관적인 이야기지만 2006년 개인 순저축률은 3.5%에 그쳤고 이 정도 규모의 저축으로는 이후 발생할 주택마련이나 노후준비와 같은 중요 문제를 해결하기 힘들다. 현실적으로 맞벌이는 결혼의 전제조건이기보다는 필수조건이 된 것이 사실이다.

맞벌이 부부를 상담하면서 고객들에게 항상 이야기하는 고사가 있다. 바로 조삼모사인데 춘추전국시대 송나라의 저공이라는 사람이 원숭이를 좋아하여 키우면서 하루는 원숭이들에게 아침에 밤을 세 개를 주고 저녁에 네 개를 준다고 하자 화를 내어, 그럼 아침에 네 개를 주고 저녁에 세 개를 준다고 하자 좋아했다는 이야기다. 흔히 얄팍한 꾀로 상대를 속인다는 의미로 사용한다.

재테크와 관련해 조삼모사는 꽤 의미 있는 비유가 될 수 있다. 아침에 4개를 받은 원숭이가 그중 하나를 묻어둔다면 그것이 씨앗이 되어 나무가 자라고 오랜 시간이 지나면 열매를 얻을 수 있다. 흔히 말하는 시간의 프리미엄을 활용한 복리효과다. 젊었을 때 종잣돈을 모으고 적극적으로 운용하여 자산을 늘리는 데 있어 맞벌이는 남들이 3개를 받을 때 4개, 5개를 받을 수 있는 기회로 작용하는 것이다.

물론 무조건 맞벌이를 해야 한다는 건 아니다. 맞벌이를 하든하지 않든 어려운 점이 있기 마련이다. 어떤 경우든 젊었을 때 3개보다 4개를 받는 것이 좋고 그 중 1개나 2개를 반드시 종잣돈으로 활용하여 적절하게 운영하는 것이 중요하다. 조금이라도 젊었을 때 많이 벌고 빨리 운용하라. 그 사이에도 시간은 흘러간다.

엄철용<포도에셋 개인재무상담사>

'낙서장'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여행조각 모음정리  (0) 2007.06.29
송광사 방장 보성스님  (0) 2007.06.28
외국은 남자가 성희롱피해자  (0) 2007.06.28
감사장-뉴스메이커  (0) 2007.06.28
중국인의 사고방식-우리로선 도저히 이해못해  (0) 2007.06.28
[이슈]남성 피해자 급증 추세…외국 성희롱 경향- 인터넷경향신문
입력: 2007년 06월 28일 09:34:41
대부분의 여성들이 성희롱 피해자인 것과는 달리 미국, 일본, 홍콩 등에서는 남성 피해자들이 급증하고 있다.

직장내 성희롱을 다룬 영화 ‘폭로’
홍콩의 경우 성희롱 피해자의 3분의 1 이상이 남성이지만 이들의 대부분은 부끄러워서 상사나 주변에게 보고도 하지 않는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홍콩 시민당과 기회균등위원회가 사무직원들을 상대로 지난 2월 실시한 이 조사에서 응답자의 4분의 1 이상이 성희롱을 직접 당했다고 했으며 이 가운데 3분의 1 이상은 남성이었다.

그러나 성희롱 피해 사실을 직장상사에게 알린 남성은 8%도 되지 않는 등 대다수 남성이 성희롱 사실을 조용히 덮어두고 싶어했다. 반대로 성희롱 피해 여성의 대부분은 외부에 보고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조사를 실시한 시민당 소속 맨디 탐 의원은 “성희롱 피해 남성의 가해자는 여성상사들”이라고 밝혔다.

미국에서도 남성을 상대로 한 성희롱이 급증하고 있다. 미국 평등고용기회위원회(EEOC)는 지난해 직장에서 성희롱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남성의 사례가 사상 최다를 기록했다고 보고했다. 전체 직장 성희롱 사례 1만2025건 중 남성이 피해자인 경우는 15.4%로 10년 전 11%에 비해 크게 늘었다. 이 성희롱 사례에는 신체적 접촉이나 성적인 표현만이 아니라 남성이 남성동료에게 내뱉는 ‘사내답지 못한 녀석’ ’계집애 같은 자식’ 등의 표현도 포함된다. 남성 대 남성의 경우 가해자와 피해자 모두 이성애자 남성이었다. 워싱턴 성보호단체의 한 관계자는 “남성들의 실제 피해 사례가 늘어난 측면도 있지만 남성들도 피해 신고에 적극적이 됐다는 긍정적 변화”라고 해석했다.

또 미국의 경우 폴 울포위츠 세계은행 총재가 동료인 여자친구에게 특혜를 준 것을 계기로 ‘사내 연애 계약서’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섹스, 일 그리고 울포위츠 효과’란 칼럼에서 미국인의 절반가량은 사내연애 경험이 있으므로 고용주들이 사내연애 계약서 의무화 등 적극적인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내연애가 문제가 되는 것은 연인간 감정이 조직 운영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 남자상사의 경우 여직원에게 특혜를 주거나 사이가 나빠지면 보복조치를 취할 수 있고, 여사원의 경우 성희롱이나 성차별을 당했다며 사이가 틀어진 연인이나 회사를 상대로 법적 소송을 제기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주장이다. 사내연애 계약서는 1980년대 중반에 처음 도입됐으며 ▲연애가 권력관계에 의해 강요되지 않을 것 ▲사내기밀 공유 금지 ▲연봉 승진에 대한 영향력 배제 ▲사내에서 신체적 접촉금지 ▲결별후 회사에 법적 책임 묻지 않기 등을 포함한다.

한편 일본에선 직장내 성희롱을 산업재해로 인정하는 판결이 나왔다. 일본 가나가와현 노동사무소는 지난 5월, 패밀리레스토랑에 근무하던 여성이 직장내 성희롱으로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다며 산재로 인정해달라고 제기한 노동자피해보상보험 신청을 받아들였다. 이 여성은 동료남성 3명으로부터 “속옷을 벗으면 인생이 달라진다” “머리가 나쁘다” 등의 성희롱을 당한 후 중증우울증 진단을 받아 2년전 퇴직당한 후 아직도 입원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인경 선임기자〉

'낙서장' 카테고리의 다른 글

송광사 방장 보성스님  (0) 2007.06.28
맞벌이는 결혼 필수조건?  (1) 2007.06.28
감사장-뉴스메이커  (0) 2007.06.28
중국인의 사고방식-우리로선 도저히 이해못해  (0) 2007.06.28
고사성어- 도천지수  (0) 2007.06.27

[시사 이판사판]감사장

2007 07/03 뉴스메이커 731호


주는 단체 : 방방곡곡 이삿짐센터 연맹
받는 사람 : 명명백백 이명백


귀하는 1969년 이후 지금까지 무려 24차례나 이사를 하였던 바, 우리 연맹의 경기 활성화에 큰 도움을 주었기에 이에 감사장을 수여합니다. 귀하는 또 우리 연맹에 이처럼 많은 도움을 주었으면서도, 자신의 선행을 널리 알리지 않음으로써 우리 연맹 관계자들의 가슴에 찐한 감동을 안겨주었습니다. 귀하의 이런 행동은 타의 모범이 되고도 남으므로 우리 연맹에서는 감사장과 함께 귀하에게 몇 가지 보너스를 드리고자 합니다.

1. 앞으로 청기와집으로 이전할 때(만약의 경우) 우리 연맹을 이용해주시면 특별히 할인해줄 것을 약속합니다.
2. 앞으로 짐을 쌀 경우에는 짐차와 사다리차 이용은 물론, 불도저도 이용할 수 있도록 배려하겠습니다.
3. 특히 궁지에 몰려 몰래 살짝 빠져나가는 이사 때에는 귀하의 선행이 절대 알려지지 않도록 비밀리에 짐을 옮겨드리겠습니다.

아울러 우리 방방곡곡 이삿짐센터 연맹에서는 앞으로 운하를 통한 신속한 이삿짐 배달에 주력할 것을 다짐합니다. 참고로 우리 방방곡곡 이삿짐센터 연맹에서는 가족 단위의 이사뿐만 아니라, 귀족학교 전입을 위한 단 1명의 이사까지도 세심하고 친절하게 서비스할 것을 약속합니다. 우리 방방곡곡 이삿짐센터 연맹을 앞으로도 자주 이용해주길 바라며, 귀하의 공로를 인정하여 이 감사장을 드립니다.

2007년 6월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주소지 이전이 화제가 되고 있다. 자녀의 사립 초등학교 입학 등으로 빽빽하게 채운 이 전 시장의 주민등록 초본이나, 전세금이 모자라 2년마다 이사를 다니는 서민들의 주민등록 초본이나 빽빽하기는 마찬가지다. 과연 서민들이 이 전 시장의 주민등록 초본을 보고 동병상련을 느껴야 할지?




중국인의 사고방식

# 생활상에서 법 적응 비율

적법 60%, : 확실히 법에 맞는 상태

비불법 20%, : 법을 축소 해석하여 불법에는 해당되지 않음(그렇다고 적법도 아니나 통용)

애매모호 10%, : 이것도 저것도 아닌 상태로 통용

예) 술집에서 손님 바로옆에 앉아 술시중들면 법에 저촉되므로손님은 의자에 앉아있고

시중들 아가씨는 방석을 깔고 낮게 앉아 시중을 들어도 불법이 아니다.

비적법 5%, : 법을 확대해석하여 적법은 아니나 통용됨

예) "금연"이라고 쓰여있고 "담배를 피면 벌금만원"이라 적혀있으면 만원을 내고 담배를

피우는 것도 통용된다는 것이다.

불법 5% : 말그대로 법을 어기는 것.


# 의견 피력 방법

적극반대 : 말그대로 적극나서 반대하는 것

소극반대 : 찬성을 하지 않는 것. 반대 우세속에 세가 불리하면 찬성으로 전환할수 있는

잠복성 찬성심리. 불찬성(그러므로 찬성의 뜻이 숨어있다.)

애매모호 : 중립을 견지. 어정쩡한 상태를 좋아하고 딱부러지게 찬성도 반대도 않는다.

소극적찬성 : 반대를 하는 것은 아님. 찬성심리 우세속에 세가 불리시 반대로 바꿀수있는

잠복성 반대심리. 불반대(반대의 뜻도 숨어있다)

적극적찬성 : 말뜻그대로 적극나서 찬성표시

왜 이리 중국인은 어정쩡하냐 하면 공산체제하에서 언제 어떻게 숙청될지 모르므로 정확한

의사표현을 했을 경우 입지가 어려워지므로 이런 분위기에 익숙하다 보니

애매한 습관이 몸에 밴 것 같다.


한국에서 중국인 사고로 살 때 의식상태 예시

서울서 대구로 장거리택시를 타고 가는데 대전가면 손님을 내리도록 하여

다른 택시로 갈아타게 한다. 운전사끼리 손님만 바꾸는 것.

말하자면 서울서 대구까지 바로 가는 택시는 아예 없고

서울- 대전 간을 왕복하는 택시가 있고 대전- 대구 간을 왕복하는 택시만 있는 것이다.

그러니 그 중간쯤 되는 대전에서 운전사끼리 알아서 손님을 교환하는 것이다.

서울서 대전까지 태워온 택시운전사는 서울에서 탄 손님을 대전서 내리게 하고

대구에서 대전까지 타고 온 서울갈 손님을 받아 태워 대전서 서울로 곧장 돌아가고

(대구서 서울가는 손님이 탄 택시는 대전에 도착하면 손님을 내리게 하여 대전서

서울로 돌아가는 택시를 타게 한다.)

그렇게 되면 손님입장에서 보면 서울에서 대구로 가는 택시를 탄 손님은 대전에서

다른 택시로 바꾸어 타기는 하지만 대전서 대구로 돌아가는 택시를 타게 되므로

약간의 불편은 있지만 대구에 예정대로 도착할 수 있다.

어차피 장거리라면 한번정도 쉬어야 하니까 다른 택시를 바꿔 탄다고 불편하다고는 할 수 없다.

운전사가 바뀐 것, 차가 바뀐 것 말고는 별로 달라진 것이 없기 때문, 때에 따라 바꿔타기 위해

기다릴때야 있겠지만..

우리같으면 서울택시 한대로 대구까지 갔다가 손님이 있건 없건 돌아와야 하고

대구에서 서울가는 택시도 마찬가지로 서울까지 손님을 실어나르고는 택시운전사가 손님을

찾아서 태워 돌아와야하는 완전 개인플레이식이 되지만

중국식으로 살면 이게 택시운전사에게도 편리하고 (늘 손님을 태우고 돌아갈수있으니)

그러면 이렇게 하는 것이 국가적으로 볼 때는 어떤가?

휘발유가 반밖에 들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에너지 절약이 확실히 된다는 것이다.

'낙서장' 카테고리의 다른 글

외국은 남자가 성희롱피해자  (0) 2007.06.28
감사장-뉴스메이커  (0) 2007.06.28
고사성어- 도천지수  (0) 2007.06.27
돌담에 속삭이는 햇발-시  (0) 2007.06.27
박 홍,엄길청선생 강의 기억에 남는것  (0) 2007.06.27






박 홍 전서강대총장님 말씀중 기억에 남는것들

양어깨가 있고 머리꽂혀 있으면 IQ는 비슷하다.( 사람의지능은 거의 비슷하다는 뜻)

똥에는 똥파리가달라붙고 꿀에는 꿀벌이 달려든다.

애씻고 꾸정물버리는데 애까지 버리는 꼴(애를 목욕씻은후는 씻은물은 당연히 버려야

하지만 애까지 버리면 어쩌느냐는 뜻)

공부잘하는 애는 공부하는데, 공부 못하는 애는 공부하는 걱정하다 시간 다 보낸다.

인간은 실패하면서 배우는 존재이므로 주판놓다 잘못놓으면 다시 놓으면 된다.

죄는 밉지만 죄인은 사랑해야 하듯이 병균은미워해도환자는 미워하면 안된다.

어떤것이 좋은것인지 나쁜것인지 판단하기 어려우면 생명을 살리는 것이 좋은것이라고

판단하면된다.

내가 수학 잘한다고 애에게 수학풀어 주지말고 수학을 잘풀게 도와주어야 한다.

미운놈 자꾸 미워하면 자신이 미운놈과 같이 된다.

어설픈 돌멩이밑에 *각다귀있다.

지난거지만 엄길청선생 강의 기억남는것

삼성차는 프랑스 국영 르노차 부산조립공장

대우차는 GM 인천 조립공장

쌍용은 중국상해자동차 한국조립공장

기아차는 현대차 기아조립공장

32세, 40세, 47세 이 나이에 출세 못하면 끝장이다.

국민 1인당 토지 350평소유해야 평당토지 평균가 7만원한다.

지식수준은 경제적 성공에 비례한다.

63세까지 지킨재산은 없어지지 않는다.

-기억으로 쓴것이므로 당사자의 뜻과 다를수도 있음을 밝힙니다.-

각다귀

〔-따-〕[명사]
1.각다귓과의 곤충. 몸길이 20mm가량.
모기와 비슷하나 더 크며 몸빛은 대체로 회색. 유충(幼蟲)은 ‘며루’라 하는데, 크기나 모양이 구더기 비슷함. 벼나 보리의 뿌리를 잘라 먹는 해충. 꾸정모기.
2.남의 것을 착취하는 사람’을 비유하여 일컫는 말.



'낙서장'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고사성어- 도천지수  (0) 2007.06.27
돌담에 속삭이는 햇발-시  (0) 2007.06.27
돈=사랑 ---------------you7heart  (15) 2007.06.25
신세대 언어 소개  (0) 2007.06.21
최신 신조어  (0) 2007.06.21




'낙서장'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돌담에 속삭이는 햇발-시  (0) 2007.06.27
박 홍,엄길청선생 강의 기억에 남는것  (0) 2007.06.27
신세대 언어 소개  (0) 2007.06.21
최신 신조어  (0) 2007.06.21
딱새와 노랑할미새  (0) 2007.06.19
신세대 언어 소개 낙서장 2007. 6. 21. 13:59
벙까다는 흔히들 어이 없고 황당 한 상황에 처했을때 벙까다 벙찌다 뻥지다라는 표현을 많이 쓰는데요 어이없는걸 보거나 들었을때벙저 있는 사람의 표정에서 어원이 나와서 생긴 은어

칙릿(Chick-lit)이란 젊은 여성을 의미하는 속어인 ‘Chick’에 문학(Literature)를 결합시킨 말로 20대 여성 독자를 겨냥한 영미권 소설로 젊은 여성을 위한 문학작품뿐만 아니라 영화나 TV드라마도 마찬가지이고, 여성의 자기계발과 남자로부터의 독립을 권장하고 있다.

칙릿 열풍으로 요즘 20대 젊은 여성들의 가치관이 많이 바뀌었다고 하는데 예전의 신데렐라형 순종여인에서 진취적이고 자기계발적이고 독립적인 마인드로 바뀌었다고 한다.
이런 현상에 대해서, 대부분 긍정적이지만 이기적이다, 된장녀다 라는 비난도 있다.
완소는'완전 소중'의 줄임말로 '좋다'는 뜻으로'완소한다'라고 하면 정말 소중해서 아낀다는 동사 표현이 된다.
기믹은 미국속어로 속임수, 흘림수 등의 뜻을 가진 단어로 광고 분야에서는 재치나 비꼼, 기분을 흐트러뜨리는 아트, 트릭을 쓴거, 재치 있는 퍼포먼스 등이 이에 해당한다. 세일즈 프로모션을 위한 이목을 끄는 행동도 여기에 해당하며, 예술가의 거리 퍼포먼스나 공개 장소에서의 이목을 끄는 행동도 여기에 해당된다.

차상위계층이란 가구소득이 최저생계비(4인가구 기준 월 113만6천원)의 100%이상 120%이하인 ‘잠재 빈곤층’ 으로 정부의 기초생활보장수급 대상에 들어가지 못하거나
소득이 최저생계비 이하이지만일정 기준의 재산이 있거나
자신을 부양할 만한 연령대의 미취업가구원이 있어 기초생활보장 대상자에서 제외된 ‘비수급 빈곤층’을 합쳐서 이르는 말이다. 그러나 차상위계층은 언제든지 극빈층으로 전락할 수 있으므로 실제는 기초생활보호대상자와 크게 다를 바가 없는 것이 현실이다.


자음남발이란행동하는 모습이 웃기고 어이가 없다는 뜻. 인터넷 상에서 웃음으로 쓰이는 'ㅋㅋ'을 많이 표현해야 할 만큼 재밌다는 뜻을 전달하고 싶을 때 쓴다. '쟤네 정말 자음남발이다' 인터넷의 특징이 그대로 담겨진 신조어다.

오프라는 고백을 이끌어내기 위해 친근한 어조로 끈질기게 질문하는 것으로 요즘 젊은층사이에서 주로 여자들 두고 남자들이 빗대어 하는 말로,
“나는 절대 말을 안 하려고 했는데 말이야, 몇 잔 들이켜고 나니까 결국 그녀가 오프라 식으로 내 입을 열게 했어.”

놈을 직접 표현하기는 뭣하니 인터넷상에서는 넘으로 사용하기도

은 뭘 즉 " 무엇을 " 라는 의미

열공-'열심히공부한다'를십대들이줄여쓰는말.

주전부리-요즘세대말로군것질,간식거리예전에는고구마감자가대표적

회수권-버스회수권을의미하며한번에한장씩쓰는,여러장을묶음으로하여파는표.

지대-1,2년전부터유행안'제대로'의유행어.

터울-한어머니가낳은자식들의나이간격.

지름신-'지르다'는우리말과'신'이결합된신조어.제품이나마음에드는물건을

사도록부추기는가상의신

마수걸이-줄여서'마수'라고도함어떤일을시작해맨처음얻은소득.

불펌-인터넷상에서자료등을올린이의허락없이다른곳에업로드하는것

넝마주이-헌종이나넝마따위를모으는것또는그일을하는사람

부지깽이-아궁이에서불을땔때불꽃이좀더잘일어나도록헤집는데쓰는막대기

깜냥-자기능력을겸손하게이르거나아랫사람의능력을낮춰볼때쓰는순우리말

자리끼-잠자리에게마시기위해머리맡에떠놓는물

출첵-출석+체크의줄임말

바투-시간이짧은상태물체가썩가까이있는상태

도촬-'도둑촬영'의줄임말로일본식신조어.

구들-'방구들'의줄임말.밑으로고래를켜서방을덥히는방바닥즉온돌.

곤죽-밥이몹시질거나땅이질척질척한상태

감질-바라는마음이너무큰대성에차지않는것

너스레-수다스럽게떠벌려놓는말이나행동

므흣-수상쩍은미소나매우흡족한상태를말하는10대들의신조어

몽니-음흉하게!심술스럽게욕심을부리는성질

설레발-몹시서두르면서부산스러운모양

너스레-(인터넷,네트워크)->넷(표심,마음)->심인터넷여론을뜻하는젊은층들이

주로사용하는신조어

외탁-생김새나성질등이외가쪽을닮음

추파-좋아하는이성에게자신의감정을눈빛으로전달하다

데면데면-사람을대하는태도가친숙성없어덤덤한모양

따따부따-서로뜻이맞지않아딱딱한말로이러쿵저러쿵따지는모양

허투루-대수롭지않게,아무렇게나

꼼수-쩨쩨한수단이나방법

휘뚜루마뚜루-이것저것가리지않고닥치는대로마구해치우는모양

** 신조어는 굵게 표시 되어있는것 입니다.^^

'낙서장'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박 홍,엄길청선생 강의 기억에 남는것  (0) 2007.06.27
돈=사랑 ---------------you7heart  (15) 2007.06.25
최신 신조어  (0) 2007.06.21
딱새와 노랑할미새  (0) 2007.06.19
악마의 유혹- 대부업체광고  (0) 2007.06.19
최신 신조어 낙서장 2007. 6. 21. 13:16
1.오팔족

오팔(OPAL)족은‘활동적인 삶을 살고 있는 노인들’이란 뜻으로

영어로 Old People with Active Life의 준말이다.

일본의 경제 캐스터인 니시무라 아키라와 하타 마미코가 펴낸 ‘여자의 지갑을 열게 하라’에

처음 소개된 오팔족은 일본의 소비경제를 주도하고 있는 다양한 계층가운데 하나인‘힘있

도전정신으로 충만한 '활동적인 삶은 살고 있는 노인들'을 두고 한 말이다.

2.비투비족

부모를 떠났다가 나이가 들어 부모 곁으로 돌아오는 사람을 뜻한다.

3.네타니즘

자기 잘못을 남의 탓으로 돌리는 태도 혹은 사고방식을뜻하는 신조어다.

4.새틀라이트 가족

같이 살지는 않지만 가깝게 살면서 자주 왕래하거나 연락하는 가족을 뜻하는 신조어다.

5. 사공사

인터넷에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를 때 쓰는 말. 인터넷 사이트를 제대로 찾지 못했을 때

나오는 ‘http 404’라는 에러 메시지에서 유래한 말이다.

6.사르바이트

사이버와 아르바이트를 합성한 신조어이다.

예를들어 특정 회사의 홈페이지에서 회원으로 등록한후 주변인에게 PC 구입을 권유하여

PC를 구매하게 한후 추천인란에 사르바이트 명단을 기재하면 판매 금액의 일정 부분을

돌려 받을수 있다는 식의 결제 활동을 가리킨다.

7.삼육구증후군

직장인들이 3개월 단위로 침체에 빠져 이직, 전직, 창업 따위를 고려하는 현상을 뜻함.

8. 랭귀지디바이드

기성세대와 신세대가 사용하는 말이 서로 달라 두 세대 사이에 의사소통이 잘 안되는 일.

9.치킨패스

키친 패스는 글자 그래도 살림을 맡고 있는 아내의 허가증. 잠깐 외출을 하려해도 여자의

눈치를 봐야 하니 어찌 보면 딱한 남편들이다.

10.알파이더

가정생활에 있어서 경제적 주도권을 쥐고사는 여성을 일컬어 알파어너(alpha earner)라고

부른다.

그리스 알파벳의 첫글자를 따서 만든 말이며 우리말로 옮기면 '주 수입원'이 된다.

근래들어 MBA를 취득하거나 하이테크 종사 여성들이 크게 늘어나면서 유행어가 된것이다.

[시사 이판사판]딱새와 노랑할미새-'뉴스메이커'




앵커: 다음은 외신입니다. 저 멀리 추운 시베리아에서 따끈따끈한 소식이 날아왔습니다. ‘안에 있어도 시베리아, 밖에 있어도 시베리아’라는 소리를 듣던 시베리아 텃새인 딱새에게 반가운 일이 생겼습니다. 철새 전문기자인 김조류 기자를 연결하겠습니다. 김 조류 기자! 딱새에게 어떤 일이 생겼습니까?

김조류 기자: 딱새가 자리 잡고 살던 제3지대 농가에 철새인 노랑할미새가 한 뼘 간격을 두고 둥지를 틀었다고 합니다. 노랑할미새는 북극의 열린 우리에서 무리지어 날아온 것으로 파악됩니다.

앵커: 텃새인 딱새가 철새인 노랑할미새와 ‘한지붕 두 가족’ 생활을 하는 것은 진귀한 모습이 아닙니까?

김조류 기자: 네. 시베리아 철새관리공단은 딱새와 노랑할미새가 정겹게 살고 있는 모습을 사진과 동영상으로 촬영했다고 합니다. 딱새와 노랑할미새는 서로 상대방의 어린 새끼에게 먹이를 물어다주기도 한답니다.

앵커: 김 조류 기자, 철새 전문기자인데, 딱새와 노랑할미새에 대해 자세히 소개해주세요.

김조류 기자: 네. 딱새는 시베리아의 버스 정류장이나 기차역 근처에서 살고 있는 텃새입니다. 찍새가 날아다 주는 먹이를 정성스럽게 닦아주는 새라는 의미로, 딱새라고 불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찍새가 사라지는 바람에, ‘딱한 새’라는 뜻의 약칭으로 불리고 있습니다. 철새인 노랑할미새는 북극의 추위를 견디다 못해 최근 뿔뿔이 탈출한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시베리아와 같은 추운 곳에서 텃새와 철새가 서로 정겹게 사는 모습이 우리들의 마음을 절로 따뜻하게 합니다. 여러분도 오늘밤 집에 가서 부인에게 따뜻한 말을 건네보세요. 저는 어제 부인에게 오랜만에 따뜻한 말을 건넸습니다. 그러자 부인이 말했습니다. ‘더우니까, 그냥 자자.’

전북 남원시 지리산 국립공원 자연마을 한 농가에서 텃새인 딱새와 철새인 노랑할미새가 나란히 둥지를 틀었다. 텃새와 철새가 어울리는 모습을 보면서, 제3지대의 정치인들이 문득 떠오르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딱새


노랑할미새와 다큰새끼(왼쪽)

[펌·펌·펌]악마의 유혹, 대부업체 광고

인신매매에 가까운 범죄, 노골적인 인간사냥이 우리나라처럼 ‘합법’의 탈을 쓰고 자행되는 나라가 또 있는지 모르겠다. 드라마에까지 진출한 소위 ‘대부업’ 얘기다. 현직 대통령이 스스로 ‘개혁이란 점에서 세계적인 대통령’이라고 자화자찬하는 선진 조국에서 벌건 대낮에 벌어지는 끔찍한 현실이다. Leonidas라는 네티즌이 미디어다음 아고라에 ‘악마의 유혹 대부업체 무이자 광고’라는 포스트를 올렸다. <朱>

(전략) 순진하게도 무이자라는 말만 믿고 접근하는 순간부터 인생 종치는 길로 다가선다는 것을 많은 사람들이 겪어보고 나서야 이를 알게 된다. (중략) 무이자 광고를 낚시에 비유하자면 ‘청산가리를 잔뜩 바른 떡밥’이라고 정의하고 싶다. (중략) 모든 금융이용자의 신용정보가 시스템이나 기관을 통해 한 곳에 모이면 이를 토대로 점수를 매기고 이를 적용하여 신용공여한도를 책정한다. (중략) 대출대상이 되는지 알아보려고 (중략) 전화질하거나 인터넷으로 주민번호 공개하고 동의 누르거나 대답하면(자동 녹취된다) 동의한 것으로 간주되며 그 즉시 신용조회 기록에는 두 줄도 아닌 딱 한 줄 남는다. 예를 들자면 ‘××크레디트 ××년 ××월 ××일’로 표기된다. 이 단 한 건의 표시로 1등급이든 5등급이든 간에 ‘대출 불가능 대상자’로 전락한다. 1금융권에서는 대부업체에서 돈을 빌리려 시도한 흔적 자체만으로 사실상 ‘신용불량 대기자’로 구분하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다. “아니 상담만 했는데 왜 그러냐?” 소위 ‘맑은 날 우산 빌려주고 비 오는 날 빼앗아가는 우리나라 은행들을 모르시는 순진한 말씀이다. (중략) ‘무이자의 대가’는 돈이 아닌 그 사람의 ‘신용점수를 듬뿍 아주 듬뿍’ 먹어 치운다는 것이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신용점수는 ‘돈을 주고도 살 수 없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대부업체에게는)이자 치명적 약점(금융소비자)이다. (중략) 그러한 상황에서 1, 2금융권에서 대출해줄 리 없는 것은 당연할 것이고 어디로 대출을 받으러 가야 할까? 답은 또 대부업체를 통해서 돈을 빌린다는 것이다. 이쯤 이야기하면 답은 바로 나온다. 무이자 광고를 가만히 들여다봐라 ‘신규고객에 한함’ 이거? 기존 대출고객이야 가두리 양식장에 잡아놓은 물고기인데 무이자해줄 이유도 없지 않은가? (중략) 저기 청정바다에 유유자적 뛰어 노는 수많은 싱싱한 고기를 낚아올리는 수밖에 없지 않은가? (중략) “멀쩡한 신용등급을 가진 1, 2금융권 고객을 무이자로 유인하여 신용정보라는 족쇄를 채워 영구불멸 자신의 봉(호구)으로 만드는 것”이 그들의 지상과제이며 목표라는 것임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뉴스메이커에서 펀글-

[커버스토리]베르사체에서 마르니, 매킨토시에서 골드문트까지



최근엔 30억 부자들이 해외 명품족으로 빠르게 흡수되고 있다. 그들이 애용하는 국내 공항면세점 모습. (경향신문)
세관직원이 바라본 30억 부자들의 애호품… 서울올림픽 이후 봇물

조선시대에는 신분에 따라 주택의 규모, 옷깃의 길이, 갓의 크기와 담뱃대의 길이까지 제한이 있었다. 아무리 부자라고 해도 아흔아홉 칸 이상의 저택은 지을 수 없었고, 중인이 양반과 같은 크기의 갓을 쓸 수 없었으며, 경복궁의 규모를 중국의 자금성보다 크게 할 수 없었다.

막스 베버의 표현을 빌리면 ‘닫힌 지위’를 차지한 귀족들이 신분이나 혈통을 기준으로 소비영역에서도 다른 사람들을 배제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전통 귀족과 구별되는 ‘유한계급(有閑階級)’의 등장을 졸부의 특성으로 설명한 것은 베블렌(Veblen)이다. 남에게 과시하기 위한 사치성 소비를 위해 가격이 비쌀수록 잘 팔리는 물건을 ‘베블렌 재화’라고 부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90년대 중반 루이뷔통·샤넬 수입

‘베블렌 재화’가 한국에 들어오는 통로는 공항과 항만이다. 세관 직원들은 이 통로의 감시자이며 한국 부자들을 매료시키는 고가 수입 명품의 관찰자이기도 하다. 이들은 소위 30억 부자들의 라이프 스타일의 단면을 가장 정확히 꿰뚫고 있는 사람들이다.

취재에 응한 한 관세청 직원의 입장은 그러나 조심스럽다. 엄청나게 비싼 사치성 물건들이 매일 세관을 통과하지만 그 물건들이 ‘30억 부자들의 애호품’인지에 대해서는 확신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그는 최근의 트렌드를 이렇게 설명했다.

88서울올림픽 이전에는 소위 명품이라고 하는 물건을 보기 힘들었다. 외환 사용도 엄격히 규제했고 해외여행도 자유롭지 않았기 때문이다. 서울올림픽 이후 베르사체, 발렌티노, 미소니 등의 상품이 세관을 통과했다. 당시 서울의 큰 백화점에 매장이 생겼다는 말을 들었다. 루이뷔통과 샤넬이 정식 수입되기 시작한 것은 1990년대 중반부터다. 지금 새로 뜨는 브랜드는 나도 잘 모른다. 마르니, 비비안웨스트우드 등 셀 수도 없는 군소 명품이 들어오고 있다.”

1997년 말 외환위기는 명품시장의 판세를 바꿔놓았다. 일부 수입업체들이 부도를 내며 쓰러졌다. 이는 명품업체들이 한국에 직접 진출하는 계기가 됐다. 소비의 양극화가 가속화한 것도 이때다. 꽈배기처럼 생긴 ‘페이즐리’ 무늬의 에트로 핸드백과 말발굽 모양의 ‘간치니’ 장식이 붙은 페라가모 구두는 일명 ‘청담동 며느리 패션’으로 불리며 인기를 누렸다.

“요즘엔 면세점을 악용한 명품 구입족이 늘고 있다. 해외여행 비용에 특별히 신경 쓰지 않는 정도의 여유는 있는 사람들이다. 명품을 광적으로 좋아한다는 게 이들의 특성이고, 명품을 싸게 구입할 수만 있다면 불법도 개의치 않는다. 이런 사람들은 아무리 봐도 30억 부자 같지는 않다.”

최근에는 부산-일본간 뱃길이 면세품 국내 반입과 유통통로로 악용되고 있다. 부산경남본부세관의 면세품 유치실적 자료가 그 현상을 입증한다. 부산~일본 항로 이용객 가운데 한도를 넘는 면세품을 반입하다 적발된 사람이 2004년 1만7847명, 2005년 1만9537명, 2006년 2만1287명으로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유치 물품은 명품 옷과 손가방, 향수, 양주 등 사치품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여성용 손가방은 2005년 97개에서 지난해에는 2288개로 늘었다.

적발되는 면세품은 일본 현지 면세점에서 구입한 것보다 일본에 다녀오는 여행객이 국내 면세점에서 구입해 일본으로 가져갔다 되가져오는 것이 대부분이다. 부산-일본 항로는 10만 원대 경비에 당일치기로 왕복할 수 있어 최근에는 면세품 구입을 위해 부산과 일본을 일삼아 오가는 사람도 있는 것으로 세관은 보고 있다.

“작년엔 가구 수입이 굉장했다. 쌍춘년 혼수 특수 때문이었을 것이다. WTO 가입국가에서 가구를 수입할 때 관세는 붙지 않는다. 생활필수품으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수입 가구가 고가의 제품에 팔릴 때 그것은 관세와 전혀 관계가 없다는 것을 30억 부자들은 알고 있을까?”

에트로 핸드백·페라가모 구두 인기

서울시내 한 백화점에 있는 수입가구업체의 패브릭 소파(3+1)와 식탁(6인용)은 각각 2200만 원, 1050만 원이며, ‘이튼알렌’ 화장대는 400만 원이 넘는다. 갤러리아백화점은 작년 3월 수원점과 대전 타임월드점에 이탈리아 명품 소파 브랜드인 ‘라뚜찌’를 입점시켰다. 백화점 측은 최근 지방 고객의 수입가구에 대한 관심과 구매욕구가 높아져 이를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신세계백화점도 작년 봄 본점과 강남점에 미국 브랜드인 ‘이튼알렌’과 유럽 브랜드인 ‘까무소’ ‘앤슬리’ 등을 들여왔다. 지난 1년 간 매출 신장은 두자리 수를 기록했다. 서울 강남과 지방에 새롭게 형성된 30억 부자들이 그 수요층이다.

“고급 오디오에 대한 취향도 많은 변화가 있다. 과거 전통적 부자들은 마란츠와 매킨토시를 최고로 생각했다. 지금은 마크레빈슨이 강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스위스의 골드문트가 돈 많은 한국 하이엔드 오디오 광들의 애장품으로 등장했다.”

전문가들은 이 제품들은 보통 앰프로는 재생할 수 없어 묻혀 있었던 미세한 소리까지 모두 잡아낸다고 평가하고 있다. 음악으로 느낄 수 있는 최대한의 감동을 이끌어낸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들 제품의 가격은 최하 1000만 원대, 최고 1억 원에 가까워 과거 10억대 부자의 자산으로는 즐기기 버거운 제품들이다.

시계에 대한 부자들의 ‘욕망 패턴’도 변화하고 있다. 한국시계공업협동조합에 따르면 국내 시계시장 총 규모는 1조120억 원대. 그중 수입품이 40%를 차지하는데, 고가 시계시장 총 규모는 3000억 원 정도에 달한다. 일반적인 소비자들은 샤넬이나 루이뷔통, 에르메스, 카르티에, 크리스티앙 디오르 등 패션 브랜드에서 나온 제품에 대한 선호도가 꽤 높은 편이다. 그러나 최근 시계 마니아들 사이에선 전통의 전문 브랜드들이 인기다.

그들이 말하는 고급품으로는 파텍 필립(Patek Philippe), 브레게(Breget), 바셰론 콘스탄틴(Vacheron Constantin), 오데마 피게(Audemars Piguet), 블랑팽(Blancpain), IWC, 예거 르 쿠튀르(Jaeger Le Couture), 아 랑게 운트 죄네(A Lange & Sohne) 등 스위스를 중심으로 독일 등지에서 만든 제품이다. 제품마다 차이는 있지만 1000여만 원대가 기본. 상한선은 어디인지 짐작하기도 어렵다.

30억 부자들의 취향을 명품 위주로 단순화하는 것은 위험하다. 상당수 자수성가형 부자들은 아직도 검약과 절제를 미덕으로 삼는다. 카시오 전자시계를 차고 금강제화 구두를 신는 30억 부자들이 얼마든지 있다는 얘기다.

<한기홍 기획위원 glutton4@naver.com>-뉴스메이커

[커버스토리]신흥부자는 투자 마인드가 다르다



정부의 고강도 부동산대책과 해외 부동산 규제 완화 속에서 신흥 부자들은 해외 부동산으로 눈을 돌렸다. 그들은 이미 동남아시아를 넘어 미국 뉴욕의 오피스나 상가를 구입하고 있다. (경향신문)


한 증권사 객장. 젊은 부자들은 주식투자에서도 일희일비하지 않는다. 스스로 연구한 몇 종목에 정석투자를 하는 경향이 강하다. (우철훈 기자)


최근 부자들이 미술품 수집에 열을 올리고 있어 금융권과 갤러리 차원에서 이들을 상대로 한 아트펀드가 조성되고 있다. 사진은 고미술품 경매 현장. (경향신문)
30억대 어떻게 모았나… 첨단 정보와 과학적 분석 자료가 기반

‘21세기형 신흥 부자’들의 투자전략과 마인드는 50대 이상의 이른바 ‘전통적인 부자’들이 1960~1980년대 한국경제의 고도성장기에서 큰돈을 벌었던 것과는 확연히 다르다. 게다가 이들은 재벌총수의 아들·딸이 아니라 자신의 노력으로 젊은 나이에 수십억을 모은 사람들이다. 이들은 대체 어떻게 해서 그렇게 큰돈을 번 것일까?

유동성 현금자산 20억 원 이상을 보유한 30~40대 젊은 부자 176명을 인터뷰하고 그들의 성공투자노하우를 다룬 책 ‘한국의 젊은 부자들’의 저자 박용석씨는 “흥미로운 사실은 젊은 부자들의 경우 현재는 수십억 재산가들이지만, 그들 대부분은 자신의 부를 이루는 데 수천만 원의 종잣돈으로 출발했다”며 “다시 말해 그들은 저축을 통해 수천만 원을 모으고, 이를 종잣돈으로 삼아 뛰어난 투자처를 물색했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수천만원 종잣돈으로 투자처 물색

박씨에 따르면 젊은 부자들의 재테크는 전통적인 투자시장인 부동산을 기반으로 하되 주식, 채권, 외환, 해외투자 등 그 투자처와 투자종목의 다변화에 중심을 두고 있다. 검소함과 절약정신으로 돈을 모으고 유지시켜온 전통적인 부자의 가치관과 전략을 대신해, 첨단 정보와 과학적인 투자 마인드가 새로운 부자 ‘트렌드’라는 게 그의 진단이다.

부동산은 신흥 부자들에게도 여전히 재테크의 기본이었다. 정부의 고강도 부동산대책으로 아파트에 대한 투자가치가 떨어지고, 대신 해외 부동산 규제를 완화하자 가장 먼저 쌈짓돈을 해외에 보낸 사람들이 바로 한국의 젊은 부자들이다.

주택공시가격을 발표한 후 세금폭탄에 대한 그들의 대응도 빨랐다. 시중은행의 한 PB담당자는 “온 나라가 세금 논란으로 어수선한 와중에 똑똑한 부자들은 놀랍게도 느긋했다”며 “2005년 종합부동산세를 도입하기 전부터 다주택을 정리하고 토지도 세금이 적은 수익창출용으로 갈아타는 등 이미 자산 구조조정에 들어가 철저하게 대비해왔다”고 전했다. 정책과 시장동향에 일희일비하는 일반 서민에 비해 부자들은 냉철하게 대응했다는 것이다.

해외 부동산에 대한 투자도 무작정 덤비는 것은 아니다. 부자들은 자신들의 인맥은 물론 국제적 감각을 동원해 패턴을 달리한 투자로 고소득을 올리고 있다. 해외부동산 전문업체인 굿비전의 송동훈 이사는 “최근 부자들은 뒤늦게 동남아에 투자하고 있는 일반투자자와 달리 미국 등 선진국을 선호한다”면서 “동남아 역시 부동산 거품이 갈수록 크다는 점을 인지한 한국 부자들이 임대수익이 연 8~10% 정도인 미국 뉴욕의 오피스나 상가를 구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송 이사는 현재 한국의 부자는 미국 등 해외 출장이 잦고 견문이 넓은 편이라 무작정 투자하기보다는 국제 정세에 부합하는 합리적인 투자에 익숙하다고 덧붙였다.

1997년 IMF외환위기와 2000년대의 벤처 창업 붐은 새로운 부자의 길도 탄생시켰다. 한국 사회가 전반적으로 실적과 그에 따른 인센티브를 중시하는 분위기로 변모하면서 스톡옵션, 고액 연봉을 받거나 영업 등을 잘해도 부자가 될 수 있게 된 것이다.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재산이 없이도 지식과 정보를 무기로 벤처 회사를 창업하거나 최고경영자(CEO)가 되어 주식 상장과 고액 연봉으로 돈을 모은 부자들이 나타난 것이다.

부동산, 주식, 채권, 외환 등 다변화

주식 투자와 관련해 신흥부자들은 단타매매를 잘 하지 않는다는 특징이 있다. 이들은 대개 일 년에 서너 번, 많아야 분기별로 한두 번 정도 매매를 할 뿐이다. 회사에서나 집에서나 컴퓨터 앞에 앉아 주식 시세판을 보면서 일희일비 사고파는 ‘단타족’과는 차원이 다르다는 게 증권가의 통설이다.

신흥 부자들이 다루는 종목도 우량·대형주에 한정되어 있어, 아무리 유망한 종목이라도 규모가 작다면 잘 쳐다보지 않는다. 소형주는 살 수 있는 수량이 한정돼 있고, 팔기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매수에 있어선 분할매수가 특징이다. 몇 억씩 사고 나서 주식이 빠지면 당황하지 않고 다시 저점에 매수한다. 이런 식으로 계속 단가를 낮추어간다. 그리고 몇 달을 낚시하듯 기다린다. 한 증권사 직원은 “최신 정보로 무장한 젊은 부자들은 종목도 스스로 연구한 몇 종목에 한정하며, 정석투자에 가장 가까운 패턴을 보인다”고 말했다.

신흥 부자는 재테크 분야보다는 수익률을 중심으로 움직인다. 문승렬 국민은행 차장은 “전에는 부동산 부자는 부동산으로, 주식부자는 주식으로, 그리고 사업부자는 사업으로만 고집하던 투자방식이 최근 상당히 변화했다”면서 “지금은 ‘수익률’ 중심으로 크게 변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진단했다. 거래소 시장에서 지난 2월 39%대이던 개인투자자 매매 비중이 4월에 50%대까지 급증한 것을 보면 부동산 부자들이 잘 거들떠보지도 않았던 주식의 상승추세를 보고 뒤늦게 참여하고 있고, 주식 부자들도 상가나 빌딩 등 소위 임대수익이 가능한 부동산 등에도 투자하고 있다는 것이다.

아트펀드 등 이색펀드에 관심

부의 형성 과정은 강북과 강남에서 다소 차이를 보인다. 박종연 신한은행PB파이낸스센터장은 “강북은 전통적 부자이거나 자수성가형(사업을 통한 자산형성) 또는 상속·증여를 통한 부자가 많은 반면, 강남의 경우에는 수년간 지속된 강남부동산 폭등 및 보유주식실물가치 상승으로 부자의 대열에 낀 사례가 많다”고 분석했다.

최근 성공작으로 꼽히는 아트펀드는 부자들의 이색 취향을 보여주는 바로미터다. 설정액이 80억 원 이상인 사모펀드 형식의 아트펀드에 투자하려는 사람들이 줄을 서고 있다. 최근에는 하나은행이 주도해 아트펀드를 출시했고 갤러리 차원에서 아트펀드를 조성하기도 한다.

박여숙화랑의 박여숙 대표는 “강남 부자들이 그간 갖고 있던 작품들을 하나둘 팔고 새로운 작품들을 사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며 “이런 분위기라면 대규모로 투자해 이익을 얻을 수 있는 펀드가 대세란 판단 아래 투자자를 모으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열기가 뜨거워지자 최근에는 공모펀드를 만들려는 증권사의 움직임도 감지될 정도. 서정기 골든브릿지자산운용 이사는 “요즘 부자들은 문화에 높은 관심을 보이는 것은 물론 새로운 돈줄로 인식한다”며 “예술을 향유하면서 화젯거리가 많아지는 것은 물론 돈도 벌 수 있다는 생각에 부자들의 반응이 뜨겁다”고 말했다.

지난달 초 코엑스에서 열렸던 한국국제아트페어(KIAF)는 관람객 수 6만4000명, 거래금액만 175억 원으로 역대 최대 성과를 냈다. 미술품 시장에 몰려든 부자들이 구매를 주도했다는 것이 행사 관계자의 전언이다.

한우펀드 등 이색펀드에도 가장 먼저 투자하는 것이 한국의 부자들이다. 이색펀드는 대부분 일정 자격을 갖춘 사람들만이 가입할 수 있는 사모펀드 형태가 많다. 평소 다져둔 인맥과 자금력을 바탕으로 사모펀드에 투자해 높은 수익을 올리는 경우가 다반사다. 이규철 마이에셋자산운용 이사는 “부자들은 폐기물, 배추, 탄소 등 어떤 품목이든지 가격의 등락 등 시장성이 확보되면 투자에 나선다”며 “차별성을 강조하는 것은 투자에서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한국의 젊은 부자들’의 저자 박용석씨는 “21세기 한국사회에서 예전과 같은 고도성장기가 다시 있을 것인가에 대해 젊은 부자들의 90%가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며 “디플레이션의 시대, 저성장의 공급과잉 시대에서 돈을 벌려면 좀더 매력적인 투자시장을 찾아나서야 한다는 것이 젊은 부자들의 가장 두드러진 전략”이라고 전했다.

<조득진 기자 chodj21@kyunghyang.com>-뉴스메이커
키아프(KIAF) 오픈 전 매진 진기록 서양화가 이수동


서양화가 이수동(48)씨의 일산 작업실을 찾아간 날, 그는 알록달록 색실을 코바늘로 떠서 만든 덧신을 책상 한편에 차곡차곡 포개어놓은 채 편지를 쓰고 있었다. “키아프(KIAF·한국국제아트페어) 때 제 그림 사주신 분들께 감사 인사 드리려고요. 어머니가 직접 뜨신 건데 좋아들 하실까요?”

그는 지난 5월 열린 국내 최대 미술 박람회 키아프에서 단연 ‘스타 작가’로 부상했다. 정식 오픈을 하루 앞두고 VIP에게만 작품을 공개한 ‘프레 오픈’에서 출품작 42점이 매진되는 진기록을 세운 것. 그 덕에 일반 관객은 닷새간의 전시 기간 내내 빨간 스티커(‘판매된 작품’이라는 표시)가 붙여진 그의 그림을 그저 눈으로만 감상해야 했다. 일부 성마른 관객은 전시장을 지키던 이씨를 붙잡고 다음 전시 때 내놓을 작품을 미리 팔라며 성화를 부리기도 했다.

“좋다기보다 좀 멍해요. 저는 전시회 때마다 항상 전시장에 나오거든요. 관객과 호흡하며 그림을 설명하는 게 즐거우니까. 그러다 얘기가 잘 돼서 그림이 팔리면 더 좋고. 그림 하나 팔고, 컬렉터와 악수하고, 명함 주고받으며 이름 기억하고…. 늘 그래왔는데 이번엔 그럴 틈도 없이 그림이 다 팔려버린 거예요. 어떤 분은 제가 화장실 간 사이 그림을 구입해 얼굴도 못 봤지요. 부동산을 향했던 돈이 미술시장에 몰린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이 정도인지는 몰랐어요. 얼떨떨하죠.”

[오태진의 詩로 읽는 세상사] 부부란 3개월 사랑하고 3년을 싸우고 30년을 참고 견디는 것



나의 남루한 바짓가랑이
한 자락 단단히 움켜쥐고 따라온
도꼬마리씨 하나
왜 하필 내게 붙어 왔을까?
내가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고
무작정 예까지 따라온 여자 같은
어디에 그만 안녕 떼어놓지 못하고
이러구러 함께 온 도꼬마리씨 같은
아내여, 내친 김에 그냥
갈 데까지 가보는 거다
서로가 서로에게 빚이 있다면
할부금 갚듯 정 주고 사는 거지 뭐….
임영조 ‘도꼬마리씨 하나’에서


미국에 오래 산 의사 시인 마종기의 산문집에 친구인 재미 내과의사 부부 얘기가 나온다. 이 내과의는 30년 넘게 백인 아내와 살고 있다. 마종기는 친구가 모처럼 서울에 간다고 하자, 가거든 영화 ‘서편제’를 보라고 일렀다.

한국에 온 내과의는 아내와 함께 극장에서 ‘서편제’를 봤다. 영화가 끝나 곁에 있던 아내를 보니 눈물을 닦느라 일어서지도 못하고 있었다. 정신 놓고 영화를 보며 우느라 아내 볼 틈도 없었는데 같이 계속 운 모양이었다. 눈이 퉁퉁 부어 있었다. 남편이 물었다. 한국 판소리를 알 리 없고 영어 자막이 없어 줄거리도 잘 모를 텐데 어떻게 그렇게 울었느냐고. 아내가 답했다. 물론 음악도 못 들어 본 것이고 이야기도 짐작으로밖에는 모르겠더라. 당신의 눈물을 보며 처음엔 놀라고 당황했는데 천천히 내 가슴도 아파 오더라. 당신이 나중엔 흐느끼기까지 하는 것을 보며 나도 따라 울게 됐다. 당신이 고국을 오랫동안 떠나 살고 있어서 그 외로움 때문에 운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더라.

부부로 산다는 것은 서로에게 스며드는 것이다. 자라온 환경도, 문화도, 말도, 피부 빛도 다른 남녀가 고락(苦樂)을 함께 하면서 서로 아주 조금씩 닮아간다. 생각하는 것, 좋아하는 것, 말투, 얼굴까지 비슷해진다.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교감이 쌓인다. 이심전심(以心傳心) 심심상인(心心相印)이다.

부부로 만난 우리, 왜 하필 나이고 당신인가. 그것은 우연인가 운명인가. 시인 남편의 눈에 아내는 어느 날 산행길 바짓가랑이에 묻어 온 도꼬마리씨다.

‘멀고 긴 산행길/ 어느덧 해도 저물어/ 이제 그만 돌아와 하루를 턴다/ 아찔한 벼랑을 지나/ 덤불 속 같은 세월에 할퀸/ 쓰라린 상흔과 기억을 턴다/ 그런데 가만! 이게 누구지?/ 아무리 털어도 떨어지지 않는/ 억센 가시손 하나/ 나의 남루한 바짓가랑이/ 한 자락 단단히 움켜쥐고 따라온/ 도꼬마리씨 하나/ 왜 하필 내게 붙어 왔을까?/ 내가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고/ 무작정 예까지 따라온 여자 같은/ 어디에 그만 안녕 떼어놓지 못하고/ 이러구러 함께 온 도꼬마리씨 같은/ 아내여, 내친 김에 그냥/ 갈 데까지 가보는 거다/ 서로가 서로에게 빚이 있다면/ 할부금 갚듯 정 주고 사는 거지 뭐….’
- 임영조 ‘도꼬마리씨 하나’

우연 같지만 필연이고 운명인 것이 부부다. 이러구러 한평생 서로 떨어지지 않고 살아갈 수밖에 없는 관계다. 시인 남편이 아내를 떼려야 떼어놓지 못할 사람이라고 노래하듯 시인 아내에게도 남편은 그런 존재다. 그 숙명의 매개체가 바로 자식이라고 말하는 게 각별히 와 닿는다.

‘아버지도 아니고 오빠도 아닌/ 아버지와 오빠 사이의 촌수쯤 되는 남자/ 내게 잠 못 이루는 연애가 생기면/ 제일 먼저 의논하고 물어보고 싶다가도/ 아차, 다 되어도 이것만은 안 되지 하고/ 돌아누워버리는/ 세상에서 제일 가깝고 제일 먼 남자/ 이 무슨 웬수인가 싶을 때도 있지만/ 지구를 다 돌아다녀도/ 내가 낳은 새끼들을 제일로 사랑하는 남자는/ 이 남자일 것 같아/ 다시금 오늘도 저녁을 짓는다/ 그러고 보니 밥을 나와 함께/ 가장 많이 먹은 남자/ 나에게 전쟁을 가장 많이 가르쳐 준 남자.’
- 문정희 ‘남편’



결혼이란 전생의 원수가 다시 만나 한평생 함께 살면서 서로 원수 갚는 일, 빚 갚는 일이라고들 한다. 하고한 날 지지고 볶으면서도 그 운명을 받아들이며 살아간다.
5월 21일은 올해 정부가 법정 기념일로 정한 첫 ‘부부의 날’이었다. 부부 관계의 소중함을 일깨우고 평등 부부 문화를 확산시키기 위해 제정했다고 한다. 날짜엔 ‘가정의 달(5월)에 둘(2)이 하나(1) 된다’는 뜻이 담겨 있다. 이날 라디오 음악 프로그램들엔 “사랑한다”는 말을 전하는 부부들의 사연이 넘쳐났다. 그러나 결혼이 소중하다는 깨달음이 어찌 하루뿐일까. 부부 합일의 이치는 국어학자 이희승이 이미 오래전에 설파했다.

‘별다른 개성을 가진 남녀가 결합해 한 개의 인격이 된다는 데는 거기서 벌써 협동의 문제가 생기게 된다. 그리고 부부 간의 협동이란 1+1=2가 아니라 1+1=1이 되는 것이다. 즉 그들의 개성은 반만 남게 되는 것이다. 반은 죽이고 반만 살리는 것이다. 반을 죽인다는 것은 희생이요, 반을 살린다는 것은 사랑이다. 희생의 정신과 애정, 이 두 가지가 없이 부부생활이 불가능한 것은 너무도 자명한 일이다.’

유대 금언집 ‘탈무드’에 “아내의 키가 작으면 남편이 키를 낮추라”고 했다. 결혼은 둘이 다리 하나씩 묶고 뛰는 이인삼각(二人三脚)이다. 한쪽으로 치우치면 쓰러진다. 함민복은 그걸 상(床) 들기에서 보아냈다.

‘긴 상이 있다/ 한 아름에 잡히지 않아 같이 들어야 한다/ 좁은 문이 나타나면/ 한 사람은 등을 앞으로 하고 걸어야 한다/ 뒤로 걷는 사람은 앞으로 걷는 사람을 읽으며/ 걸음을 옮겨야 한다/ 잠시 허리를 펴거나 굽힐 때/ 서로 높이를 조절해야 한다/ 다 온 것 같다고/ 먼저 탕 하고 상을 내려놓아서도 안 된다/ 걸음의 속도도 맞춰야 한다/ 한 발/ 또 한 발.’
- 함민복 ‘부부’

결혼이란 이것저것 꼬치꼬치 따지는 일이 아니다. 어울렁더울렁 살아가기다. 구전(口傳)으로 떠도는 굴비 장수 이야기에서 오탁번이 그려낸 부부의 모습은 바보스럽고 슬프고 우습다. 익살스런 외설도 있다. 결혼이란 웃음에 슬픔을 버무린 연민인지도 모르겠다. 시인은 특별하고 엄숙한 말 대신 조금 모자란 듯, 그러나 인간적인 바보 부부 이야기를 능청맞게 하면서 부부란 그런 것이라고 말한다.

‘수수밭 김매던 계집이 솔개그늘에서 쉬고 있는데/ 마침 굴비장수가 지나갔다/ -굴비 사려, 굴비! 아주머니, 굴비 사요/ -사고 싶어도 돈이 없어요/ 메기수염을 한 굴비장수는/ 뙤약볕 들녘을 휘 둘러보았다/ -그거 한번 하면 한 마리 주겠소/ 가난한 계집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품 팔러 간 사내의 얼굴이 떠올랐다// 저녁 밥상에 굴비 한 마리가 올랐다/ -웬 굴비여?/ 계집은 수수밭 고랑에서 굴비 잡은 이야기를 했다/ 사내는 굴비를 맛있게 먹고 나서 말했다/ -앞으로는 절대 하지 마!/ 수수밭 이랑에는 수수 이삭 아직 패지도 않았지만/ 소쩍새가 목이 쉬는 새벽녘까지/ 사내와 계집은/ 풍년을 기원하며 수수방아를 찧었다// 며칠 후 굴비장수가 다시 마을에 나타났다/ 그날 저녁 밥상에 굴비 한 마리가 또 올랐다/ ―또 웬 굴비여?/ 계집이 굴비를 발라주며 말했다/ -앞으로는 안 했어요/ 사내는 계집을 끌어안고 목이 메었다/ 개똥벌레들이 밤새도록/ 사랑의 등 깜빡이며 날아다니고/ 베짱이들도 밤이슬 마시며 노래 불렀다.’
- 오탁번 ‘굴비’

결혼 전에는 눈을 크게 뜨고 결혼 후엔 눈을 반쯤 감으라는 말이 있다. 3주 동안 서로 연구하고, 3개월 동안 사랑하고, 3년 동안 싸움 하고, 30년 동안은 참고 견딘다. 결혼이란 여러 번에 걸쳐 같은 사람과 사랑에 빠지는 것이다. ▒

[내가 본 코리아, 코리안] “‘고래 사이의 새우’같은 한국, 소프트 파워가 무기 이지만 한국인은 한국 홍보에 왜 그렇게 인색한지…”



한국 영화와 음악은 특별한 지원금 없이도 시장 원리에 따라 스스로 홍보되고 있다. 그러나 한국의 전통 문화, 정치와 경제 등을 알리는 일은 저절로 되지 않는다. 정부가 후원하는 한국국제교류재단은 설립된 지 15년이 넘었다. 그러나 한국국제교류재단이 세계 곳곳에서 한국학 연구를 지원하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한류(韓流)로 대표되는 한국의 문화적 영향력, 즉 ‘소프트 파워(soft power)’를 해외에 전파하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군사적 측면에서 한국은 언제나 ‘고래 사이의 새우’로 남을 수밖에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특히 그렇다. 현재 아시아 지역에서 한국 배우와 가수들이 한류를 주도하고 있다. 지난 번 태국 방콕을 방문했을 때 가수 ‘’의 콘서트를 선전하는 포스터를 어디에서나 볼 수 있었다. 그러나 한국 정부가 한국학 공부를 하는 국내외 연구자 한 사람당 700원에도 못 미치는 지원을 하고 있다는 사실은 잘 알려지지 않았다. 세계적으로 훨씬 잘 알려져 있는 일본이 ‘일본적인 것’을 알리기 위해 연구자 한 사람당 1000원에 달하는 지원을 하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매우 적은 액수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국제교류재단(www.kf.or.kr)의 예산을 늘리는 일은 간단하면서도 효과적인 해결책이 될 것이다.

한국 영화와 음악은 특별한 지원금 없이도 시장 원리에 따라 스스로 홍보되고 있다. 그러나 한국의 전통 문화, 정치와 경제 등을 알리는 일은 저절로 되지 않는다. 정부가 후원하는 한국국제교류재단은 설립된 지 15년이 넘었다. 그러나 한국국제교류재단이 세계 곳곳에서 한국학 연구를 지원하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한국국제교류재단은 외국 학생들이 한국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장학금을 제공하기도 하며, 외국 박물관 등지에 한국의 유물과 공예품이 전시될 수 있도록 하고, 한국 관련 책이나 저널 출판에도 앞장서고 있다. 또한 한국 관련 출판물을 각국 도서관에 보내고 외국 대학과 싱크탱크가 한국 관련 연구나 회의를 진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일도 하고 있다.



이런 중요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한국국제교류재단은 매년 예산 책정 시기만 되면 국회에서 예산을 따내기 위해 고심한다. 국내에선 예산을 요구할 후원회가 국회밖에 없기 때문이다. 올해의 경우, 재단의 예산은 327억원에 불과하다. 이것은 일본의 4분의 1에도 못 미치는 금액이다. 한국이 이지스함 ‘세종대왕함’을 진수했을 때, 조선일보는 “세종대왕함이 일본의 최신예 이지스함보다 강력하다”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한국인은 이 사실에 당연히 자부심을 느끼게 된다. 그러나 ‘세종대왕함’에 10억달러가 넘는 예산이 투자됐다는 사실을 떠올리면, 세종대왕이 창시한 아름다운 활자를 널리 알리는 데 예산을 조금 더 쓰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다.

필자가 한국국제교류재단을 격찬하는 데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필자의 한국학 공부를 도운 가장 중요한 단체이기 때문이다. 대학원 재학 시절, 교류재단은 서울에서 현지 연구를 할 수 있도록 연구비를 지원했다. 당시 안동 하회마을로 떠난 지방 답사는 내가 지금까지 한 여행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이었다. 그곳에서 처음으로 안동소주를 마셨고, 안동소주 세례에서 ‘살아 남았다’. 포스코를 견학했을 때 본 철강의 광휘 역시 아직도 눈앞에 선하다. 나는 또한 격월간지 ‘코리아 포커스(Korea Focus)’에서 번역가로도 일했다. 이 잡지는 외국인에게 영어로는 쉽게 와 닿지 않는 한국에 대한 관점을 설명하는 것이 주목적이다. 돈을 많이 받은 것은 아니지만 나는 당시 번역을 하며 한국어를 공부했다. 한국어 공부는 쉽지 않았다. 내가 한국어 공부에 낙담하고 쏘아붙이는 말을 아내는 참아냈다. “왜 한국 작가들은 자신의 입장을 명확히 설명하지 않고 ‘…하는 것 같다’는 표현을 쓰지? 왜 한국 작가들은 그렇게 애매한 한자어를 많이 쓰지?”



나는 미국 워싱턴의 한국경제연구소에 있을 때 한국국제교류재단으로부터 한국학회를 유지해 달라며 10년간 지원금을 받았고, 지난 3년간은 국제위기관리그룹 서울 사무실의 보고서를 위한 지원도 받았다. 액수는 크지 않았지만 그 지원금은 우리 조직에 적지 않은 성과를 낳았다. 사실 국제위기관리그룹은 중국(홍콩을 제외)과 일본에서도 지원금을 받고 있다. 일본 재단(Japan Foundation)과 사사카와평화재단(Sasakawa Peace Foundation)은 일본 우파의 감정을 상하게 하는 프로젝트에 대한 지원은 꺼릴 게 분명하고, 국제위기관리그룹의 역사와 국경 다툼 논쟁에 관한 보고서는 일본 우파의 감정을 자극할지 모른다. 그러나 한국국제교류재단은 내가 어떤 주제를 써야 하고 어떤 의견을 표해야 하는지 힌트조차 준 적이 없다.

한국국제교류재단이 완벽하다는 말을 하려는 것은 아니다. 나는 사실 재단에 대한 예산을 늘리기 전에 다음에 선출될 한국 대통령은 다음 세 가지 조건을 주장했으면 하는 바람을 말하고 싶다.

첫 번째, 재단 이사장 선출이 정치로부터 자유로워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 현재 정부의 지방분산정책에 따라 한국국제교류재단은 제주도로 이전할 계획이다. 나는 지난해 네 번이나 방문했을 정도로 제주도를 사랑한다. 그러나 한국국제교류재단이 제주도로 내려간다면 지원금을 받으려는 지원자들이 재단 관계자를 만나기 위해 비행기를 타야만 하는 불편이 따를 수 있다. 다음 대통령이 이 점을 고려했으면 한다. 셋째, 교류재단은 지원금 수여 대상자를 심사하는 데 있어 정치적 논리를 배제하기 위한 노력을 더 기울여야 한다. 미국에서 온 싱크탱크의 몇몇 멤버는 정치적 이유로 자신들에게 들어올 지원금이 갑자기 끊겼다고 나에게 불평을 한 적도 있다.

지난해 재단 15주년 기념일에 나는 “친한파가 되는 것이 반드시 친노파가 되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노무현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23일 “한국은 미국의 바짓가랑이에 매달려선 안 된다”고 발표한 후부터 나는 더 이상 그를 칭찬하지 않기로 했다. 비록 최근 대통령의 행보가 절망적이지만 나는 다음 대통령이 더 잘할 것이란 기대를 꺾지 않았다. 세계에서 한국의 지위가 얼마나 향상되느냐는 다음 대통령이 하기에 달렸다. ▒


/ 피터 벡 | 40세. 미국 캘리포니아 출생. UC버클리대 졸업. 캘리포니아대 국제관계 및 태평양연구대학원 박사 과정 수료. 워싱턴 한미경제연구소 실장, 조지타운대 겸임교수 역임. 2004년 8월 서울에 문을 연 국제위기감시기구(ICG) 서울사무소장으로 부임

성생활도 햇빛따라…‘해바라기’ 인생


스웨덴 사람의 삶은 꼭 여름을 향해 사는 ‘해바라기 인생’ 같다. 북유럽 국가인 스웨덴에서 햇빛의 의미는 정말 특별하다. 지구 북반부의 꼭대기에 위치하기 때문에 스웨덴 북부지방에 가면 여름에는 백야가 있고 겨울에는 밤이 계속되는 지역이 많다.

이제 여름이 가까워지면서 스웨덴의 수도 스톡홀름이 기지개를 켜는 것 같다. 여름이 되면 밤 11시가 되어야 어두워지고, 새벽 2시반이면 여명이 밝아온다. 잠이 많은 사람도 스웨덴의 여름에는 뜬눈으로 새우기가 십상이다.

백야를 즐기기 위해 ‘북구의 베네치아’라 불리는 스톡홀름에 몰려드는 행렬도 슬슬 늘어날 것이다. 스위스·오스트리아·이탈리아·독일·프랑스 등지에서 밴을 몰고 오는 사람들이다.

여름철 스톡홀름의 거리에는 필요한 부분만 살짝 가린 뒤 자전거를 타는 사람이 흔하다. 한적한 해변에는 토플리스로 일광욕을 즐기는 여성이 지나가는 사람의 시선을 붙잡곤 한다. 한 번 탑승하는 데 20만원 정도 드는 애드벌룬이 스톡홀름의 파란 하늘을 뒤덮는다. 모두 따갑게 내리쬐는 북구의 햇볕을 즐기기 위해서다.
이렇게 관광객에게 점령당한 매력적인 이 도시는 겨울이 되면 싹 달라진다. 아침 9시경이 되어야 여명이 밝아오고, 오후 2시가 되면 벌써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운다. 아무리 잠이 없는 사람이라도 스웨덴의 겨울엔 오후 3시만 되면 눈꺼풀이 무겁게 느껴질 것이다.

땅거미가 짙게 드리우고 무겁고 낮게 뒤덮인 검은 구름 때문에 햇빛을 볼 수 있는 날이 손에 꼽을 정도다. 어둡고 추운 날씨가 많아 사람들은 실내 활동을 많이 한다. 빛을 즐기기 위해 집집마다 촛대를 창가나 집안 구석구석에 놓는다.

그 유명한 오레포슈와 코스타부다라는 크리스털 브랜드의 촛대가 유명한 것도 우연이 아니다. 세계적인 가구회사 이케아(IKEA)가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이 조립가구 위주의 중저가 전략을 내세운 데다 가족과 어두운 겨울에 함께 쇼핑하며 보낼 수 있는 가족놀이 공간을 만들어 놓았기 때문이라는 얘기가 있을 정도다. 어두운 겨울을 어떻게 잘 보낼 수 있을지 고려한 판매전략이, 스웨덴 국민의 가족적 문화와 맞아떨어졌던가 보다.

800년이나 된 고풍스런 도시 스톡홀름의 여름과 겨울의 이미지는 하늘과 땅의 차이라고 해야 할까.

스웨덴이 스포츠 강국이 된 이유 중 하나도 바로 낮의 길이와 햇빛의 역할에 있다. 여름에는 아이들이 밤 늦게까지 축구클럽에서 시합을 즐긴다. 스톡홀름에서 4시간만 북쪽으로 올라가면 밤새워 골프를 칠 수 있는 곳이 나온다.

스웨덴이 축구와 골프에서 강한 이유도 바로 낮의 길이 때문이다. 여성 골프 랭킹 1위인 아니카 소렌스탐도 매일 밤 10시30분까지 연습했다고 하는데, 이것도 여름철에 해가 길어서 가능했을 것이다.

눈이 많은 겨울철이 되면 낮 길이와 상관없이 즐길 수 있는 크로스컨트리(걷듯이 타는 스키의 일종)가 인기다. 집에서 30분~1시간 거리에 있는 곳에서 스키를 즐길 수 있다. 어둠이 일찍 찾아오는 오후엔 지방자치시설인 실내·외 링크에서 아이들이 아이스하키를 즐긴다. 세계적으로 뛰어난 아이스하키 선수가 많이 배출된 것도 역시 햇빛을 잘 활용한 결과다.



스웨덴에서 햇빛이 갖는 의미가 이렇게 크다 보니 하지 때엔 전국적인 대축제가 벌어진다. 하지는 낮과 밤의 길이가 같은 절기이다. 낮의 길이가 가장 긴 하지에는 ‘마이스통’이라는 긴 장대를 세우는 의식이 있다. 1000년 전 바이킹시대부터 이어져 내려온 민속의식인데 남성 성기를 의미하는 장대를 세워 전쟁에서 돌아오지 않는 남편, 아들, 연인을 기리는 데서 비롯됐다고 한다.

해가 긴 5월과 6월엔 남성의 기(氣)가 가장 센 절기라 이때 아이를 갖는 커플이 많다고 한다. 실제로 이로부터 10개월이 지난 이듬해 3월, 스웨덴에선 신생아 출산율이 높은 편이다. 재미있는 것은 스웨덴에서 출산율이 가장 높은 때는 12월과 1월이라는 사실이다. 해가 없는 추운 겨울, 커플이 집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이 침대일 것이다. 스웨덴에서 2월과 3월은 가장 지루한 달이라고 한다. 6개월간 겨울이 계속되기 때문에 겨울의 끝자락인 마지막 한두 달이 가장 힘들다. 그때가 바로 2월과 3월이다.

이런 겨울을 보내기 위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햇빛이 쏟아지는 태국이나 스페인 등지로 여행하는 것이다. 실제로 이 시기에 태국과 스페인에 가 보면 스웨덴을 비롯해 노르웨이, 덴마크 등 북구 사람이 많아서 현지에서 북구어를 써도 불편함이 없다고 할 정도다. 스웨덴은 1인당 해외 여행 일수가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다고도 알려져 있다.

이렇게 햇빛은 한 나라의 산업구조, 성생활, 취미, 스포츠 활동 등에 폭넓게 영향을 미친다. 스웨덴에서 가장 큰 웰빙산업은 먹는 것보다 태양과 관계된 산업이랄 수 있다.

여름에 햇빛을 많이 쪼인 사람일수록 겨울의 우울증을 쉽게 이긴다고 한다. 여름이 춥고 비가 많이 온 해에는 자살률이 높아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래서 요즘 이곳 병원에선 우울증 치료를 위해 ‘인조태양’을 만들어 환자들이 쪼일 수 있도록 한다. 자명종처럼 알람을 맞춘 시각이 되면 환하게 빛을 발해 스웨덴에서 매우 인기가 높다. 또한 우울증 치료를 위해 햇빛이 많은 동남아시아, 스페인 등으로 떠날 수 있도록 보험회사가 치료비를 전액 지불하기도 한다. 이것도 햇빛과 관계된 스웨덴만의 현상이다.

햇빛은 민족성에 영향을 주기도 한다. ‘스웨덴 사람은 왜 소심하고, 내성적이며, 남과 잘 사귀지 못하는가’에 대해 연구한 한 학자는 그 이유를 스웨덴의 긴 겨울과 적은 일조량에서 찾았다. 햇빛이 적은 것이 사람을 폐쇄적이고 내면적 세계에 빠져들게 한다는 것이다. 그럴듯한 논리다.

올해는 5월이 되면서 스톡홀름에 유난히도 햇빛이 많다. 아직 쌀쌀한 날씨인데도 가벼운 옷차림의 학생들이 대학 캠퍼스를 수놓고 있다. 햇빛만 비치면 어린이에서부터 지팡이를 짚고 가는 노인의 얼굴에까지 웃음과 미소가 흐른다. 그 모습이 해바라기들 같다. 20년 넘게 스웨덴에서 산 필자도 올해 여름을 또 어떻게 알차게 보내며 햇빛을 만끽할지 벌써부터 여름계획을 짜느라 즐거울 뿐이다. ▒


/ 최 연 혁 | 한국외국어대 스웨덴어과 졸업·스톡홀름대학 정치학 석사, 요테보리대학 정치학 박사, 현재 남스톡홀름대학 정치학 교수.

차베스, 푸틴, 아흐마디네자드


베네수엘라 제2 국영방송 비베(VIVE)는 매주 일요일이면 정신이 없다. 우고 차베스 대통령이 오전 11시부터 ‘알로 프레시덴테(안녕하세요 대통령)’라는 1인 토크쇼 프로그램을 진행하기 때문이다.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이 프로그램의 특징은 끝나는 시간이 없다는 것이다. 차베스 대통령은 매주 한 번 평균 6시간에 걸쳐 이 프로그램을 통해 국민에게 직접 자신의 국정 운영방향과 구체적인 정책을 설명하고 ‘21세기 사회주의 혁명’에 동참할 것을 호소한다. 차베스 대통령은 장관을 불러 양팔을 휘저으면서 호통도 치고, 시청자와 공무원을 연결해 민원도 해소한다. 시를 낭송하고 노래를 부르기도 하는 그는 지난해에는 무려 8시간을 방송해 방청객들이 오히려 진이 빠지기도 했다.

병상에 있는 피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과 전화를 통해 대담을 하기도 하는 그가 가장 자주 비판하는 인물은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다. 부시 대통령을 조롱하는 말이 없으면 오히려 이상할 정도이다. 전 세계 국가 중 이처럼 ‘언론의 자유’를 마음껏 누리는 국가 최고지도자는 차베스 대통령밖에 없을 것이다. 차베스 대통령은 이 프로그램을 통해 한마디로 자신의 ‘쇼’를 하고 있는 셈이다.

차베스 대통령이 직접 국민을 상대로 방송하는 이유는 과거의 뼈아픈 경험에서 비롯됐다. 차베스 대통령은 2002년 보수세력의 쿠데타 기도로 정권에서 물러날 위기에 몰렸을 때, ‘라디오 카라카스 텔레비전(RCTV)’ 등 주요 방송이 만화영화 ‘톰과 제리’를 방영하며 당시 상황을 보도하지 않았다고 주장해왔다. 차베스 대통령은 이들 방송이 쿠데타 세력을 간접 지원해왔고, 이후에도 자신을 비판하는 뉴스와 프로그램만을 방송해왔다고 보고 있다.

1992년 쿠데타를 기도하다 체포돼 감옥살이를 했던 차베스 대통령은 무엇보다 언론을 장악하는 것이 정권을 유지하는 가장 필수적인 방법이라고 인식해왔다. 이후 대통령에 선출된 그는 호시탐탐 언론을 통제할 수 있는 방안을 생각해오다, 자신을 겨냥한 쿠데타가 불발이 되자 아예 스스로 마이크를 잡았다.

그는 자신의 쇼 프로그램도 성에 차지 않았는지 정부를 가장 많이 비판해온 RCTV를 손보기로 작심했다. 지난해 6월 RCTV의 방송 허가 연장을 승인할지 여부를 검토하겠다던 그는 같은 해 12월 실제로 연장을 불허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RCTV는 5월 27일로 폐쇄됐다. 베네수엘라에서 오래된 방송사인 RCTV는 지난 2월 이 결정을 취소해 달라는 소송을 제기했지만, 차베스 대통령의 눈치를 살펴왔던 대법원은 이를 기각했다. 베네수엘라 국민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차베스 대통령의 지지도는 60%가 넘지만, RCTV 폐쇄 결정에 대해선 70%가 반대하는 입장을 보였다.

요즘 수도 카라카스에선 연일 차베스 대통령의 결정에 반대하는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수만 명의 국민이 반대 시위를 벌이는가 하면 언론인도 베네수엘라 국기를 들고 언론 자유를 외쳤다. ‘국경 없는 기자회’ 등을 비롯한 국제 언론단체도 차베스 대통령이 비판을 틀어막고 자기 입맛에 맞는 언론만을 육성하려 한다면서 폐쇄조치를 강력히 비판하기도 했다.

하지만 차베스 대통령은 요지부동이다. 차베스 대통령은 연말까지 자신의 지지기반인 인디언 원주민을 위한 방송국 8개를 설립할 계획이다. 현재 베네수엘라에는 4개 국영 TV 방송과 1개의 국영 라디오 방송 및 국영 통신사가 있다. 영세한 지역 언론은 대부분 정부의 광고를 수주해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정부 비판 기사를 보도할 수 없는 실정이다. 지난해 3선 연임에 성공한 차베스 대통령은 의회의 만장일치 결정으로 앞으로 1년 반 동안 경제·군사·안보·석유·교통 등 11개 분야 법을 포고령만으로 고칠 수 있는 강력한 힘을 갖고 있다. 무소불위의 권력을 보유하게 된 그는 앞으로도 언론통제의 고삐를 더욱 죌 것이 분명하다. 실제로 베네수엘라 국영 TV는 수만 명이 참여한 거리 시위를 보도하는 대신 5~10명의 시위대가 텅 빈 거리를 행진하는 장면을 편파적으로 보도했다. 베네수엘라 언론법에 따르면 정부는 방송사의 정규 프로그램을 중단시키고 대신 발표문을 방송할 수 있는 권한을 보유하고 있는데, 지난해 182번이나 이런 상황이 발생했다. 또 기자가 대통령을 모욕하는 기사를 쓸 경우 6~30개월의 징역형에 처해지고, 오보를 써서 ‘공공의 평화’를 방해했을 경우 2~5년의 징역형을 받을 수 있다.

차베스 대통령의 언론탄압은 새로운 유형이라고 볼 수 있다. 그는 틈만 나면 민주주의의 신봉자임을 자임하고 있으나, 자신을 반대하는 언론을 절대 용납하지 않는 등 과거 독재자와 같은 행보를 보이고 있다. 정당한 민주적 절차에 따라 압도적 지지로 선출된 차베스 대통령이 언론의 비판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것은 오히려 이상할 정도이다. 국제언론단체들은 차베스 같은 유형의 지도자를 ‘민주독재자’라는 새로운 용어로 규정하고 있다. 실제로 차베스 대통령이 방송 허가권을 이용해 RCTV를 폐쇄한 것은 법적으로 아무런 잘못이 없다. 올해 베네수엘라에서는 10여개의 라디오 방송국과 일부 TV 방송사가 면허를 갱신해야 한하는데, 당연히 이들이 차베스 대통령의 실정을 비판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차베스 대통령과 함께 또 다른 대표적 민주독재자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거론된다. 러시아에선 푸틴 대통령이 집권한 2000년 이후 기자 13명이 살해됐지만 범인은 한 명도 잡히지 않았다. 가장 대표적 사례가 지난해 10월 발생한 러시아 일간지 노바야 가제타의 안나 폴리트코프스카야(48) 기자 살해 사건이다. 그녀는 자신의 아파트 엘리베이터 안에서 피살되기 직전까지 체첸공화국에서 러시아군에 의해 자행된 잔혹한 고문과 인권유린 행위를 폭로하는 기사를 준비하고 있었다. 러시아 언론은 그녀가 청부 살해됐을 것으로 추정했지만, 증거를 제시하지는 못했다. 이에 앞서 2003년 7월, 그녀의 동료기자인 유리 슈체코치힌도 러시아 연방보안부(FSB)가 연관된 탈세 의혹을 취재하던 중 피살됐다.

미국과 유럽연합을 비롯해 국제사회가 여기자 살해 사건의 진상을 조사할 것을 러시아 정부와 푸틴 대통령에게 요구해왔으나, 지금까지 아무런 진전이 없다. 러시아에서 희생된 기자를 일정한 기준에 따라 분류하기는 힘들지만, 정부에 비판적인 기사를 쓴 기자들이 계속 살해되고 있다는 것은 상당한 의미가 있다. 특히 푸틴 대통령의 강력한 언론통제 정책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점에서 새로운 언론탄압의 유형이라고 볼 수 있다. 일종의 공포심을 유발시켜 언론에 재갈을 물리려는 수법이다.

푸틴 대통령의 또 다른 언론탄압은 비판적인 언론사를 아예 통째로 사버리는 것이다. 러시아 국영에너지기업 가스프롬 계열사인 가스프롬미디어는 지난해 11월 최대 신문인 프라우다를 인수했다. ‘진리’라는 뜻의 프라우다는 1912년 창간된 러시아 최대 신문으로 1991년 소련이 무너질 때까지 공산당 기관지로서 서방에 소련의 입장을 알리는 공식 창구 역할을 했다. 지금도 발행 부수 80만부를 자랑하며 러시아 최대 일간지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가스프롬은 사실상 크렘린궁이 경영하는 회사나 다름없다는 점에서 볼 때 형식상 가스프롬의 자회사인 가스프롬미디어가 프라우다까지 집어삼킨 것은 크렘린궁의 언론 통제정책의 일환이다. 크렘린궁이 2008년 대선을 앞두고 언론통제를 강화하려는 의도가 숨어있다고 분석할 수 있다. 가스프롬미디어는 2001년 정부에 비판적인 내용을 보도해온 러시아 민영 방송사인 NTV를 인수했다.

이 회사는 또 2005년 옛 소련 정부기관지였던 이즈베스티야를 매입했다. 소련 붕괴 이후 정론지로 새롭게 자리매김한 이즈베스티야는 그동안 정부를 비판하는 데 앞장서왔다. 가스프롬미디어는 이즈베스티야를 매입한 이후 연예·오락 신문으로 바꾸었다. 가스프롬의 또 다른 계열사 가스프롬인베스트홀딩은 지난해 9월 경제일간지로 유명한 코메르산트를 매입했다. 러시아의 마지막 민영언론으로 불리던 코메르산트도 역시 정부에 비판적인 성향을 보여왔다.

이처럼 주요 일간지가 사실상 정부 손에 넘어간 이후 비판기사가 나오기라도 하면 다음날로 편집국장과 해당 기자의 목이 잘린다. 때문에 러시아 언론인 사이에는 ‘정부를 비판하면 실직한다’라는 자조적 농담이 나돌고 있다. 러시아의 주요 TV는 모두 정부와 공기업이 과반수의 자본을 쥐고 있고, 사실상의 정부 매체로 변신했다. 이러다 보니 크렘린궁의 언론통제가 공산독재 시절을 방불케 한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러시아 정부는 회원 수가 10만명인 기자조합의 사무실을 빼앗아 국영 영어 케이블 뉴스채널에 넘기기로 결정했다. 모스크바 소재 시민단체인 ‘극한 상황에 놓인 저널리즘 센터’의 분석가 미하일 멜니코프는 “비판의 영역이 날로 줄어 독자나 시청자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 수 없게 됐다”고 비판했다. 천편일률적인 친정부 언론보도에 신문 구독률과 TV 시청률이 낮아지고 러시아 국민이 싸늘한 시선을 보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는 언론 자유를 누리고 있다”고 호언하고 있다.



베네수엘라나 러시아는 그래도 형편이 나은 편이다. 이란이나 짐바브웨는 아예 비판언론을 없애버리고 있다. 이란에서 가장 유명한 개혁파 신문인 샤르크(Sharq)는 지난해 9월 마흐무드 아흐마디네자드 대통령을 풍자한 만평을 실었다가 폐간됐다. 이 만평은 아흐마디네자드 대통령을 체스 판 위의 흰말을 상대하는 검은 당나귀로 비유한 뒤 당나귀 얼굴 주위를 하얗게 칠해 신성해 보이지만 알고 보면 촌스럽고 무지한 속내를 가지고 있다고 묘사했다.

이런 사례는 비일비재하다. 특히 2005년 보수 강경파인 아흐마디네자드 대통령 취임 이후 폐간된 이란 신문과 간행물은 수백 개에 이른다. 신문사의 폐간은 문화부의 직권 사항이다. 기자를 구속했다가 외부 비판이 거세지기 전에 재빨리 석방하는 ‘회전문 수법’도 사용하고 있다. 이란은 지금까지 수십여 명의 기자를 이런 수법을 통해 길들였다. 기자에게 ‘언제든 다시 체포될 수 있다’는 불안감을 일으켜 자기검열을 강화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이란 언론법에 따르면 기자가 국가에 반대되는 ‘선전 행위’를 했을 경우 6개월~1년의 징역형에 처한다고 규정돼 있다. 이 법에는 선전행위에 대한 어떤 설명도 없다. 또 기자가 기사를 통해 종교를 모욕했을 경우 최고 사형에서 5년 이상의 징역형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오보를 내거나 공무원을 비판했을 경우 태형 74대와 함께 최대 2년형을 받을 수 있다. 결국 이란 기자는 비판기사를 쓰려면 투옥될 것을 각오해야 한다.

아흐마디네자드 대통령은 또 인터넷 웹사이트에 대한 대대적 검열과 폐쇄 조치도 단행하고 있다. 이란 정부는 최근 인터넷서비스업체에 인터넷 속도를 초당 128킬로바이트로 제한하라고 명령했다. 이 조치로 500 명으로 추산되는 이란 인터넷 사용자는 외국 음악과 영화, 텔레비전 프로그램 등을 다운로드 하지 못하고 있다. 이란 정부는 이 조치를 외국 문화의 무분별한 유입으로 이슬람 문화가 타락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밝히고 있으나 실제로는 교묘한 언론탄압 수법이라고 볼 수 있다. 이란의 개혁파 일간지 ‘에테마드’는 “정부는 서양 문화의 침입을 봉쇄하겠다는 목적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이란 정부를 비판하려는 외국 언론을 막으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이란 정부는 아이러니컬하게도 제국주의자라고 비판해온 미국으로부터 들여온 최첨단 필터링 장비를 이용해 인터넷 웹사이트와 블로그 등을 검열하고 있다. 이란의 모든 TV 방송은 전부 정부 소유로 공식적인 정치 및 종교의 관점에서 뉴스를 보도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시청자는 위성방송을 통해 외국 TV를 몰래 시청해왔다. 이란 정부는 최근 비밀리에 외국 위성방송을 설치했던 위성안테나를 단속해 수천 개에 달하는 위성안테나를 압수했다. 이란의 언론 통제는 무엇보다 신정(神政)체제를 유지하려는 목적이라고 볼 수 있다. 또 미국과 핵 문제로 맞서고 있는 아흐마디네자드 대통령으로선 국내 반대파의 목소리를 잠재울 필요가 있기 때문에 개혁파 언론을 무자비하게 탄압하고 있다고 분석할 수 있다. ▒


국가별 언론 자유

언론 자유, 북한 195개국 중 꼴찌… 한국은 66위

언론탄압은 체제나 정권 유지를 위해 필수적이다. 특히 독재 또는 권위주의 국가의 최고지도자들은 합법적이건 비합법적이건 구별하지 않고 온갖 방법을 동원해 언론통제에 나서고 있다. 최근 정권 유지 위기에 빠진 아프리카 최악의 독재자인 로버트 무가베 짐바브웨 대통령도 예외는 아니다. 무가베 대통령은 국내 모든 언론을 장악하고 있으며, 모든 언론인과 매체는 정부가 통제하는 미디어정보위원회의 허가를 얻어야 활동할 수 있도록 언론법을 만들어 놨다. 허가 없이 활동하는 언론인은 무조건 징역 2년형에 처하도록 하는 등 엄격하게 법 적용을 하고 있으며, 정부를 비판할 경우엔 신체에 대한 위협은 물론 체포, 구금되고 재산까지 몰수된다.



전 세계에는 이들 국가보다 더 나쁜 언론탄압 국가도 많다. 세계 언론자유의 날(5월 3일)을 맞아 국제언론단체인 프리덤하우스가 발표한 ‘2007년 언론자유’ 보고서에 따르면 195개국 중 최악의 언론 부자유 국가는 북한(195위)이고, 다음인 공동 191위로는 미얀마, 쿠바, 리비아, 투르크메니스탄이 꼽혔다. 베네수엘라(163위), 러시아(165위), 이란(182위), 짐바브웨(186위)는 이들 국가보다 언론 자유가 있는 셈이다. 한 가지 주목할 점은 대만(33위)과 일본(39위)이 우리나라(66위)보다 언론 자유가 더 많다는 것이다. ‘언론은 누구도 이용할 수 없고, 이용해서도 안 된다’는 말이 이들 국가의 언론통제 실태를 보면서 새삼 생각난다.


/ 이장훈 국제문제애널리스트 truth21c@empa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