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충의 세계 - 벌과 개미



[대기원]죽기 직전에 가장 힘든 임무를 수행하는 벌

여왕벌은 몇년 정도 살 수 있고 수벌은 몇 개월 살지만, 꿀 채집시기에 일벌의 평균수명은 단지 45일 정도이다. 일벌들은 그동안 쉬지 않고 일한다. 낮에 꿀을 채집하고 밤에는 꿀을 만든다. 생명이 다하는 시점에 가까울수록 더 힘든 일을 선택한다.

일벌들은 출생한 후, 3일 동안 ‘청소부’가 되어 벌집 안의 청소를 도맡는다. 4일째와 5일째, 그들은 ‘보모’가 되어 꽃가루와 꿀로 어린 벌을 먹여 키운다. 6일부터 12일까지 그들은 ‘하녀’가 되어 로열젤리를 분비하여 여왕벌을 돌본다. 이렇게 약 12일 동안 일벌들은 벌집 안에서 일한다.

13일째부터 17일까지 그들은 ‘건설부’로 변신한다. 밀랍을 분비하여 벌집을 만들고 벌꿀을 만들기 위해, 채집한 꿀을 진하게 만들고 꽃가루는 잘게 부순다. 18일째부터 20일까지 그들은 ‘호위병’이 되어 벌집의 안전을 책임진다. 이 기간 동안 일벌은 여전히 벌집부근에서 일한다.

21일부터 35일까지는 일벌들에게 생명의 최후의 시간이며, 가장 바쁘게 일하는 시간이다. 여러 일을 하는 동시에 밖에 나가 꿀을 채집한다. 이렇게 일생 동안 전심전력으로 일만 한다.



늙은 개미일수록 중노동

개미의 상황도 꿀벌과 다르지 않다. 일개미도 일벌처럼 생명이 다하는 최후의 순간까지 일하는데, 나이를 먹을수록 더욱 자신을 아끼지 않고 힘든 일을 감당한다. 만약 일개미의 생명이 조금 더 연장된다면, 개미는 훨씬 더 번창해질 것이다.

나이든 일개미들이 위험한 일을 선택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폴란드 과학자들은 그 일개미들은 경험이나 나이 많기 때문이 아니고, 남아있는 시간이 많지 않은 것을 느끼고 그들의 목숨을 아끼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폴란드 과학자들은 전 세계에 퍼져있는 ‘나도빗개미(Myrmica scabrinodis)’ 11개 집단을 가지고 실험을 진행했다. 선택된 개미들은 모두 어린 개미로, 정상적인 상황에서는 개미집을 유지하는 정도로 쉬운 일만을 했다. 그러나 이산화탄소 등 화학물질을 이용하여 실험개미의 수명을 절반으로 감소시킨 결과, 이 개미들은 뜻밖에도 늙은 개미들처럼 중노동을 하기 시작했다.

개미는 분비물로 위급상황을 알리고

일반적으로 개미는 모두 암컷이지만 여왕개미만 알을 낳는다. 태어난 수개미들은 일하지 않고 먹고 성장만 한다. 그것들은 모두 날개가 있어서 성숙한 후 개미집에서 날아올라 교배한다. 교배 후 수개미는 곧 죽는다. 암개미는 적당한 장소를 찾아 새로운 집을 만든다. 자신의 날개는 먹어 없애고, 여왕개미가 되어 알을 낳고 새로운 개미집을 만든다.

개미는 분비물을 이용하여 정보를 남긴다. 한 개미가 먹이를 발견하면, 그는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분비물을 남겨 냄새나게 한다. 다른 개미들은 그 냄새를 좇아 먹이를 찾아가고 분비물을 더하여 냄새가 더 나게 한다.

만약 개미 한 마리가 공격당하면 강력한 냄새를 발산하여, 즉시 다른 개미들에게 위험을 알리고 모두 방어 상태로 들어간다. 그 반대의 경우로, 어떤 개미는 적을 현혹시키는 냄새를 발산하기도 한다.

여왕개미의 특유냄새가 멈추면

개미는 다른 곤충과 마찬가지로 촉각으로 냄새를 판별한다. 굵지만 잘 휘어지는 한 쌍의 더듬이는 냄새의 강도와 위치를 판별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먹이를 교환할 때 상대방의 건강과 영양상태, 상대방이 발견한 먹이 등의 정보를 주고받는다.

동시에 상대방이 개미집을 만드는지, 먹이를 채집하는지 등 상대방의 어떤 집단에 소속되어 있는지 구별할 수 있다. 여왕개미는 계속해서 특유의 냄새를 발산하는데, 이 냄새 발산이 멈추면 일개미들은 새로운 여왕개미를 맞을 준비를 한다.

뉴욕 = 방홍(方洪)