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천년 전, 남극대륙은 만년설이 없는 따뜻한 곳이었다. (AFP/Getty Images)
[대기원]1513년에 제작된 고(古)지도에는 남극 대륙에 빙하가 덮이기 전의 모습이 있는데 인공위성으로 촬영한 빙설에 가려진 현재의 남극대륙 지형도와 거의 일치한다. 중세 지도를 연구하는 미국 찰스 햅굿(Charles Hapgood) 교수는 이 ‘지도가 기원 전 4천년 경 남극의 모습을 그린 것’이라고 추측했다.

남극대륙이 현 위치로 이동한 이유

햅굿 교수는 그의 저서 <지각의 이동: 지구과학의 어려운 문제를 여는 열쇠>에서 ‘지각이동설’을 “귤껍질가설”이라 불렀다. ‘지각이동설’이란 지구 표면 외각(外殼) 전체가 움직여 위치를 바꿀 수 있으며, 마치 귤껍질이 알맹이와 떨어져 헐거워지면 껍질 전체의 위치가 한 번에 바뀔 수 있다는 이론이다.

이 가설에 따르면 인류문명이 나타나기 전인 지금부터 6천 년 전에 지각이동이 발생하여 지구 전 지표면의 위치가 바뀌었다고 한다. 이때 북쪽 3,200km 정도 위치에 있었던 남극대륙이 현재 위치로 이동하면서 따뜻했던 남극이 추워졌고 점차 빙설로 덮이게 되었다.

세기의 물리학자 아인슈타인은 ‘지각이동설’에 매우 큰 흥미를 보였다. 그는 헵굿의 저서 <지각의 이동>의 머리말에서 ‘나는 여러 방면의 인사들이 보낸 편지를 늘 보는데, 대부분 과학적 근거가 부족했다. 그러나 햅굿 교수가 보내온 편지는 나를 매우 고무시켰다. 창의적인 그의 주장을 증명하는 확실한 증거가 나타나면 그는 지각 연구 역사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것이다.’라고 썼다.

주목받는 지각이동설

최근 들어 일부 학자들은 이 학설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지각이동설’은 시간을 8천 년 전, 심지어 1만 년 전까지 끌어올렸다. 1998년 미국의 과학서적 <신비의 인류기원>에서 몇몇 학자들은 이 학설을 1만1천 년 전의 시베리아와 알래스카에서 일어났을 것으로 추측하는 대재앙과 연계했다.

지각 대이동으로 인해 극히 짧은 시간 내에 남극 대륙을 3,200km 이동시켜 현재의 남극권에 진입케 하였고 동시에 알래스카와 시베리아는 북극으로 이동시켰다는 것이다. 원래 따뜻하던 육지들은 급속도로 얼어붙게 되었다. 현재 시베리아 북쪽에서 거대한 코끼리와 기타 동물의 유해가 대량으로 발견되었고 남극 대륙에서도 온대지방의 화석들이 발견됐다.

만약 지각이 또 이렇게 운동한다면 어떤 변화가 발생할까? 맨틀 마그마가 이끌려 움직이고 이로 인해 화산폭발과 대지진이 발생할 것이다. 극지의 빙산이 온대지대로 들어가 녹으면 해면은 상승하고 육지는 물에 잠긴다. 열대는 온대로, 온대는 열대로 바뀔 수도 있다. 지구의 생태계는 심각하게 타격을 받는데, 짧은 시간 내에 이러한 대재앙이 발생하면 생물들은 대부분 죽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