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영화가 상영금지?’...이연걸 中 영화검열에 발끈

중국네티즌 대부분 李지지

▲ 2007년 1월22일 이연걸이 출연한 ‘무인 곽원갑’이 제13회 ‘홍콩영화평론학회대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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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원] 중화계 영화스타 이연걸(리롄제ㆍ李連杰)이 지난 14일 블로그에 글을 올려 자신이 출연한 영화 여러 편이 중국에서 상영금지 처분을 받은 데 대해 불만을 터뜨렸다.

이연걸은 자신의 영화 ‘더독’, ‘보디가드’, ‘로미오 머스트 다이’, ‘키스오브드래곤’이 중국에서 상영금지 됐다며, ‘더독’은 인종차별이라는 이유, ‘보디가드’는 중난하이의 보디가드가 현실적으로 홍콩으로 가지 않는다는 이유, ‘로미오 머스트 다이’는 스토리 배경이 마피아라는 이유, ‘키스오브드래곤’은 중국 경찰이 해외에서 싸움이나 살인하는 것은 중국 이미지에 먹칠한다는 이유로 각각 상영금지 됐다고 밝혔다.

이연걸은 중공 당국의 현실성 주장에 대해 “영화는 반드시 현실적일 수 없다. 영화는 원래 수많은 비현실적 요소가 존재하며 사실을 근거로 찍은 영화는 소수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또 영화의 폭력성에 대해 ‘더독’을 예로 들며 “만약 영화를 보고 폭력만을 배운다면 동물과 구별이 없지만 영화에서 나타나는 우정, 음악 등 따뜻한 인간미는 어두운 인생에 한줄기 빛을 가져다 줄 수 있다”고 밝혔다.

▲ 2005년 5월 5일 영화 ‘더독’의 뉴욕 첫 상영식에서 포즈를 취하는 이연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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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무술영화에는 일반적으로 선한 역과 악역이 있다. 만약 마피아, 경찰 역을 할 수 없다면 과연 어떤 배역을 맡아야 하는가?”라고 토로했다. 또 “중국경찰이 출국해도 안 되고 외국경찰이 입국해도 안된다면 옛날 복장만 입던가 미래 배경으로 찍어야 한단 말인가?”라고 말했다.

이연걸은 자신의 블로그의 네티즌들을 초청해 ‘중국에서 상영가능한 무술영화가 무엇인지’에 대해 토론을 진행했다.

네티즌들은 대부분 이연걸의 입장에 지지를 보내고 중공 당국에 비판적인 입장을 보였다.

네티즌 창하이(滄海)는 “중국영화계 문제는 문화상 문제가 아니라 제도상의 문제”라며 “현재의 중국 체제 속 의식형태는 비단 영화뿐만 아니라 모든 문화산업에게 일치된 입장을 강요한다”고 말했다.

그는 “심지어 장예모 감독도 ‘영웅’이란 영화를 찍어 독재정권의 사상을 강조하고 있는데 이것은 시대적 비애”라고 분석했다.

한 네티즌는 “중국 영화심사는 엉터리다. 뭐든지 다 금지다.‘소림축구’ 같은 영화가 헐리우드에서 대박을 터뜨렸지만 중국영화국에서는 이 영화가 소림을 손상시켰다고 주장한다. 홍콩영화는 중국의 쿵푸와 소림정신을 선전하고 있는데 대륙에서는 도대체 뭘 했는가?”라고 말했다.

네티즌 인원(尹文)은 “현재 중국 관리들이 부패해 당신의 영화가 상영될 수 없다. 부패한 관리들을 깡그리 소멸하는 날 우리는 이연걸 영화를 감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네티즌은 “내 생각엔 유명한 국내외 영화인들과 양심 있고 결심이 있는 매체들이 모두 연합해 영화국에다 압력을 행사해야 한다. 예로부터 쟁취한 권리만 있을 뿐 기다려 얻은 권리는 없다!”고 주장했다.


동영상: 영화 ‘무인 곽원갑’ 중 일부분

동영상: 영화 ‘소림사’의 일부분

동영상: 이연걸이 78년 전국무술대회에서 우승하는 장면, 권법을 선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