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당한 일 낙서장 2015. 10. 2. 21:40

황당한 일 하나 소개합니다. 어디 전화하려 스마트폰을 꺼내 전화부에 들어가니 연락처가 하나도 없이 싹 다 지워진 겁니다. 스마트폰을 별다르게 건드린 게 없는데 너무나 황당했습니다. 파일정리, 기기최적화외에는 만진 게 없는데 말이죠. 그래서 인터넷상에서 지워진 것 복구할 수 없나 찾아 검색해보니 지워진 건 복구 전문업체에 맡기거나 새로 전화부를 만들거나 기기제조회사 as점이나 통신사 대리점에 가져가보라 했습니다.

 

소지한 스마트폰 기기제조회사(삼성, 엘지, 팬텍as) 해당as점에 가져가려다 너무 멀어 비교적 가까운 통신사대리점(sk,kt,lgu+)에 가져가봤습니다. 그런데 사는 곳에 대리점이 많지 않아 몇 곳을 어렵게 찾아가봤지만 하나같이 불가능할거라며 기기제조as점에 가보라 했습니다. 물론 대리점 입장에서야 기기 구입하러 온 것도 아닌데 반가울리 없겠지요. 그래서 다른곳은 좀 나을까 몇 곳을 더 들렀더니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해는 지고 집에 와 내일 as점에 가봐야 별 볼일 없을 것 같았습니다. 참고로 가진 기기는 별로 많이 안쓰는 그런 기기에다 통신사 고객점유율도 그리 많지 않는 곳입니다.

 

내일 기기as점 가는게 멀기도 멀고 시간도 많이걸려 가는게 꿈만같고 그래서 스마트폰에서 백업어플에 들어가 백업목록을 보니 지난날짜로 목록에 있어 데이터복구를 시험삼아 눌렀더니 잠시후에 전화부가 원래대로 만들어 졌습니다. 너무 기분이 좋았습니다. 이게 허사로 되었다면 5백개나 되는 전화부를 다시 만들려면 전화번호도 모르거니와 일일이 전화번호를 알아내야하고 입력하는데 시간은 또 얼마나 허비해야 하며 그사이 전화 걸곳이 생겨도 번호를 몰라 전화할수 없으니 얼마나 괴로운 일입니까. 그런데 이리 쉽게 해결할 줄 누가 알았겠습니까. (참고로 백업대상주소록’ ‘통화목록’ ‘메시지’ ‘메모등이 있는데 주소록을 포함해 평소에 모두 다 체크해두면 편리합니다.)

 

이렇게 쉬운 거라면 대리점에서 잠시 한번 만져보는 척이라도 했더라면 얼마나 고마웠겠습니까. 고마우면 다음번에도 또 찾아갈 것 아니겠습니까. 사람이란 얄팍해서 좀 자신에 이로우면 헤헤거리며 아양을 떨다가는 별로 득되는 일이 없으면 마지못해 입을 떼지 않습니까. 가끔 시장에 가서 가게위치를 잘 몰라 어떤 물건을 파는 점포가 어디 있느냐하고 길바닥노점상에 물으면 어떤 사람은 턱으로 저쪽을 가리키며 저쪽으로 가라는 시늉을 합니다.

 

주소가 원상회복이 안 되면 어쩌나 안절부절 했는데 이리 쉽게 해결되고 나니 이런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동물이나 사람은 자기에게 고맙게 해준 일을 절대로 잊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몇 년전에 고집스럽게도 아파트는 싫다며 단독주택에 살 때였는데 집에 큰방아래쪽에 차고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차고에 고양이가 드나들더니 어느날 새끼를 낳았는데 세 마리나 되었습니다. 어릴 때는 동물을 아주 좋아했지만 커서는 내가 제일 싫어하는 게 고양이였는데 물론 개도 싫어합니다. 왜냐하면 털이 빠지고 냄새가 나고 배설물을 치워야 해서 많이 번거롭기 때문입니다. 물론 다른 이유도 있습니다. 그런데 새끼를 낳았지만 챙겨주는 주인이 없어 먹을게 없으니 늘 마을을 다니며 먹이를 훔쳐먹고 젖을먹여 새끼를 기르는게 안쓰러워 어느날 그릇에다 우유를 한사발 부어 고양이가 머무는 아랫쪽에 놔두었더니 맛있게 먹은 듯했습니다.

 

나도 궁금하여 어느 날 새끼를 만져보려고 내려갔더니 엄청 재빠르게 도망을 갔습니다. 야생에 사는 것은 살아 움직이는 모든 것을 경계합니다. 새끼가 어느 정도 자랐을 즈음 어미고양이가 독약을 먹은 듯 나를 찾아왔습니다. 평소 사람을 피하던 고양이는 내가 있는 현관까지 왔는데 내가보니 쥐약을 먹은 듯 나도 어찌할줄 모르고 보고있는데 내가 살려주기를 기다리며 천천히 내앞에서 주욱 늘어지더니 죽어버렸습니다.

 

나는 내가 기른 것은 아니지만 우리집에서 살다 죽었으므로 근처 뒷산에다 묻어주었습니다. 새끼는 그 후 어미가 없어 굶어죽었는지 잘 자라고 있는지 어찌되었는지 얼씬거리지도 않았습니다. 물론 어미가 얼마나 급하면 내가 우유한사발 준 것을 고맙게 생각했기 때문에 자신을 살려줄 거라고 거리낌없이 찾아온 것 아니겠습니까.

이 일 뿐만아니라 사람은 제일 어려울 때 도와주는 게 제일 기억에 남고 늘 잊지 못합니다. 많은 돈이 아니라도 정말 곤란할 때는 몇푼의 돈이 얼마나 고마운지 평생 잊지 못합니다. 후에 그 은인은 준 기억마저도 가물가물한데 은인을 어쩌다 마주치면 도움을 받은 사람은 너무나 고마워 어찌할 바를 몰라 합니다.

 

마음을 어떻게 쓰느냐가 살아가며 참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에 찾은 대리점은 집에서 가깝고 점포가 생긴 줄도 모르는 점포인데 집으로 오다 처음 알았습니다. 그래서 생긴지 며칠 안되는 곳이라 내가 필요한 통신사대리점은 아니었지만 처음 생겼으니 아마 특별히 잘 대해줄지도 모른다고 찾았던 것입니다. 직원이 손님하나 없이 세명이나 있었는데 들어가서는 전화부가 다 날아가서 왔다고 하니 대답은 간단했습니다. 기기는 보려하지도 않고 아마 어려울 거라고 말했습니다. 만약 기기를 만져보고 내가 한 것처럼 전화부를 되살리려 주물럭거리다가 원상복귀되었다면 내가 아마 기기변경을 앞당겨 하지 않았을까 그런생각도 듭니다.

 

 

이들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어려워할 때 도와주면 특히 기억에 남는 법입니다. 어찌 개업한지 얼마되지 않아 찾아온 손님에게 먼저 돈 되고 안되고만 따져서 사람을 대합니까. 고마우면 좀 멀다하더라도 잊지못하고 고마워서 찾아가는게 인정입니다. 그냥 몇자 적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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