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원시 응시 낙서장 2008. 4. 20. 00:09
[유학] 제36차 소과 생원시 응시



1) 생원시 시제
: 임금이 잘못된 행동으로 국가를 잘못 다스린 경우, 신하들이 기존 임금을 폐위하고 새로운 임금을 세우는 것을 반정(反正)이라고 한다. 조선의 대표적인 반정으로는 중종반정과 인조반정이 있는데, 이 역시 당시 정치에게 불만이 있던 세력이 임금을 폐위시킨 후 새 임금을 세운 사건이다. 이처럼 반정을 행동으로 옮기는 것은 무능하고 난폭한 임금을 폐하여 나라를 정상(正常)화해야 한다는 명분에서 비롯된 것이다. 반면, 한 번 충성을 다하였으면 끝까지 바른 길로 보필하는 것이 신하의 도리라는 의견도 있다. 응시자는 반정의 정당성, 명분, 역모와의 차별 등에 대하여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가. 과연 중종반정, 인조반정 등과 같은 반정 행위가 정당하다고 생각하는가. 응시자 본인의 의견을 기술하라. (200자 이상으로 답안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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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시 과목 : 생원시

답안 내용 :

역사는 승자에 의해 쓰여진다 라는 말이있다.
실제로 현시대에 일어나는 수많은일도 강자에의해 가려지고 진실을 알기어려운데
하물며 세월의 먼지가덮인 역사에 있어서 객관적인 진실만을 찾으려고 하는것은 지나친바람일것이다.
실제로 조선사에서 중종반정, 인조반정에 관해서도 여러가지 의견이 나오고 있는바이다.
이런 현실에서 제아무리 사학에 출중하다 하여도 객관적인 사실을통해
고도의 정치적인 사안을 평가한다는것은 실로 무의미하다고 할수있겠다.
따라서 사건하나하나에대한 정당성을 단순 유무로만으로 판단하는것또한 무의미하다고 본다

연산군과 광해군에대해서는 수많은 평가가 있지만
필자의 생각에 그들을 폐위하여 새로운 왕을 추대하여야 할만큼 악정을 펼쳤다고 평하기는 어렵다고 본다.
반정후 새로운 세력이 권력을 잡고 나라를 통치하였건만
과연 중종과 인조의 통치기간에있어 나라가 평안했다고 볼수있는가.

광해군의 폐위 명분으로는 어머니와 동생을 죽이고 옳지못한 외교를 벌인다는 점을 들수가있다.
허나 과연 폐모살제의 명분으로 반정을 일으키는 것이 합당하다고 볼수있을까.
그러기에는 조선시대에는 숱한 패륜행동이 있었기에
이러한 명분에 정치색이 들어있지않다고 말할수는 없을것이다.
또한 명과의 의리를 저버리고 청과 우호관계를 가지는 중립외교에 대해서는
과연 세계정세를 바라볼줄알았던 광해군의 탁월한 안목이 빛났다고 할수밖에 없을것이다.
모든국가는 국익을 위해 외교를 하는데 어찌 의리만을 찾으며 외교를 할수있단말인가.
또한 인조반정후 호란에 의해 나라가 아비규환에 빠졌던 역사를 보고있노라면
조금더 실리적인 외교를 펼치지못했던 당시 상황이 아쉽기만 할 따름이다.

이에반해 상대적으로 호평이 적은 연산군또한
비슷한 연유로 폐위 되었음을알수있는데, 실로 이또한 겸연쩍은부분이 없지아니하다.
연산군이 갑자사화이후 폭정을 갑자기 일삼았다는 기록이 남아있긴하나
반정이라는 큰 사건에대한 명분은 반드시 있어야하는데
반정이후 편찬된 실록의 내용은 위에서 말한바와 같이 승자와 패자가 극명하게 갈리는 상황에서
승자에 의해 편찬되었으므로 높은 신뢰도를 가지기는 어렵고
또한 반정이후에도 사화가 다시 일어났으므로 정치불안정의 책임을 연산군에게만 묻기는 어렵다고볼수있다.

덧붙여 연산군과 광해군의 패륜적 행위에대해 논한다면
다른왕의 임기중에서도 너무나도 많은 패륜행위가 일어났다는 점에서
그것이 반정에 정당성을 부여할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반정이라함은 옳지 못한 임금을 폐위하고 새 임금을 세워 나라를 바로잡음 이라는 의미를가져
나라와 겨례를 배반하는 반역을 꾀한다 라는 의미의 역모와는 비할수없을만큼의의로운 행동이긴 하나,
사전적의미와는 별개로 역사적 사례에 기대어 생각해보자면
이는 고도의 정치행위가 포함된것을 부정할수없다.

특히, 왕의 권력이 여타 왕조에 비해 약했던 조선의 정치구도와
여러세력에 큰 영향을 받은 조선 폐군들의 정치기록을 보자면
여러 생각과 정치의견이 모여 이상적인 정치상을 그려내기보다는
집권세력에 우호적인 왕을 필요로했던
당시 사대부들의 이기적인 욕심이 빚어내었던 정치해프닝은 아니었을까.

서두에 서술한바와같이 도덕적잣대와 역사적 사실, 정치적판단 등이 복잡하게얽혀있는
반정의 명분에대해 정당성을 단순판단하는것을 무의미한일이다.
허나 역사는 거울이라하여 곧 현대에 도덕적판단을 함에있어 기준이 될수있다.
비록 의를 행하는 행동이라할지라도 모두가 공감하고 후대에이르러서도 공감받는 행위가 아니라면
이는 재고하여야 함이 마땅하고
국가의 흥망성쇠를 결정하는 조정관료들은 개인의 권력욕에 빠지지말고
진정 국익을 위하고 국민의 안녕을 위한 일이 어떤것인지 깊이 생각해볼 필요가있을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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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해군은 본조에서 혜종경렬대왕으로 복위한 바가 있으나 매끄러운 문맥을 위하여 본문에서는 광해군으로 표기하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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