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자: 임령(林靈)

악인(惡人)이 관리가 되면 나라와 백성을 사랑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감히 제멋대로 하늘이 내린 백성을 경시하거나 괴롭힌다. 이것은 ‘하늘이 내린 백성을 경멸’한 대죄이다.

당태종이 말했다.

“백성은 나라의 근본이며 도덕은 사람의 근본이다. 한 사람의 도덕이 두텁게 쌓이면 영원히 사람으로 하여금 동경하게 하고 탄복하게 한다. 아울러 백성이 안락한 생활을 할 수 있다면 나라는 자연히 공고해지고 안전해진다.”

그러므로 군왕이 만일 인자하고 후덕한 도덕을 갖추면 백성은 그를 향하게 되며 마치 부모에게 기대는 것처럼 될 수 있다! 고금중외의 성왕을 살펴보면 모두 백성을 어여삐 생각했고 세상을 사랑하고 백성을 자녀처럼 여긴 사람이었다. 백성을 보살핌이 마치 자신의 자녀를 대하듯 했다. 군왕의 백성을 다스리는 관리라면 마땅히 더욱 이 이치를 터득해야 한다!

1. 송진종(宋眞宗)이 백성을 위하여 악한 관리를 제거하다

송나라 정청신(鄭清臣)은 성품이 각박하고 매정했다. 그가 괴리(槐裏)현의 현령으로 있을 때 현의 백성을 학대했다. 그가 임기가 차서 떠나려 할 때 괴리현의 백성들은 길을 가로막고 정청신에게 침을 뱉고 욕을 해댔다.

정청신은 곧 ‘관할 내 백성이 관리를 모욕했다’는 죄명으로 조정에 상주문을 올렸다. 송진종은 사실을 파악한 후 이렇게 말했다. “다스림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민심을 얻는 것이다. 백성의 마음이 네가 베푼 정치에 대하여 이렇듯 분개하고 반감을 가지고 있다면 괴리 현에서 베푼 정치는 묻지 않아도 알만하다! 너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히 원망을 품고 백성이 너의 길을 막아 모욕했다는 일로 조정에 상주문을 올릴 수 있었단 말인가. 정말로 간이 배 밖으로 나온 놈이구나!” 정청신은 이로써 조정의 벌을 받고 관직을 박탈당했다.

2. 당나라 황제가 잔인한 현령을 징벌하다

당나라 대력(大曆) 2년 가을 서리로 농작물은 심한 냉해를 입었다. 황제는 재해 정황에 관심을 갖고 각 주와 현에 다음과 같이 하달했다. “관할지역내 농작물의 손실을 조사하여 조정에 보고하라.” 그러나 섬서 위남(渭南)현의 현령 류조(劉澡)는 다음과 같이 조정에 보고했다. “우리 현의 농작물은 조금도 피해를 보지 않았습니다!”

각 지역에서 농작물의 피해상황을 보고해 왔으나 위남현만 조금도 피해가 없다고 했다. 어진 황제는 매우 의심스러워 사람을 파견하여 조사하게 했다. 그 결과 위남현의 농작물dl 3천 경이나 손해를 보았음이 드러났다.

황제는 조사된 정황을 보고받고 탄식했다. “현령은 백성의 부모와 같은 관리이다. 관할 지역에 피해를 보지 않았어도 ‘다소 피해가 있었다’고 보고하여 돈과 양식을 받아 빈곤한 백성을 돌봐야 했었거늘. 현령 류조는 오히려 이다지도 인의롭지 못하구나!” 이로써 황제는 류조에게 죄를 물어 먼 곳에 유배를 보냈다.

(‘집복소재지도(集福消災之道)’에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