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자/ 대법제자




[정견망 ]

이 이야기는 매우 오래된 일이다. 너무나 멀어서 현재 많은 사람들의 상상을 초월한 것이다. 그 때는 맘모스와 공룡이 아직 출현하기 전이었다. 시조새, 삼엽충도 어디에 있는지 모를 때였다. 남조류, 단백질 이런 초기의 생명 형식조차 창조되기 전이었다. 사실상 오늘날 지구가 탄생하기 오래 전의 이야기다.


이야기의 편리를 위해 그것을 ‘전지구기(前地球紀)’ 라고 불러도 무방할 것이다. 여기서 우리는 처음부터 자세히 말하지 않고, 다만 최후 시기의 일만 말하고자 한다. 내가 말하는 일체는 절대 허황하게 지어낸 것이 아니며, 한 시기에 확실히 일어났던 일이다. 무엇 때문에 이렇게 단정하는가? 그것은 나의 오래고 오랜 윤회의 기억으로 뼈에 새겨진 명료한 역정이기 때문이다.


전 지구기의 말기, 즉 말법(末法)시기에 인류 물질문명과 과학은 전에 없던 최고봉에 도달했다. 그때의 지구도 오늘날의 지구처럼 바다와 육지가 있었는데, 다만 크기와 형상, 분포가 다를 뿐이었다. 육지에 사는 사람들(그 외에 바다 밑에 사는 사람도 있었음)은 오늘날처럼 종족이 다양했다. 그들은 다양한 언어를 사용했는데 지금과 차이점이라면 한자(漢字)와 유사한 상형문자가 당시 국제사회의 주류였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환경보호를 극히 중시했으며, 물질은 모두 재생할 수 있었다. 건축도 많은 경우 흙을 채취해 사용했으며 유리, 돌, 나무, 금속 등 천연재료들은 혼합하지 않고 별도의 자재를 사용해 건축했다. 그래서 나중에 모두 회수해서 충분히 다시 쓸 수 있었다. 신앙의 경우 대략 인류의 반이 정교(正敎)를 믿었다. 그중에는 불법(佛法-대법)이 가장 많았다. 나머지 반의 사람들은 대부분 유물론자였다.


당시에 부처를 수련하는 사람들은 수련을 함에 따라 천목(天目)이 열리고, 신통(神通)으로 각 시공을 뚫을 수 있었다. 그리하여 고층의 천국문명으로부터 과학기술을 배워와 저층의 세계에 응용할 수 있었다. 때문에 그들의 진보는 평범한 유물론자가 따라잡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이런 차이를 이용해 장기적으로 지구로 되돌아오려고 노리던 외계생명이 틈을 타서 끼어들어왔다. 그것들은 가짜 신(?神)으로 화해 육신에서 빛을 내는 등의 수단으로, 정신(正神)을 보지 못하는 유물론자들로 하여금 진짜 신으로 여기게 했고, 심지어 유물론자의 의식에 침입해 그들의 침략의 목적을 수행하려고 했다.


유물론자들은 외계 생명의 조종을 받아 석유화학공업을 개발하고 플라스틱을 생산했으며, 지구 환경을 심각하게 파괴했으며 무기를 제조했다. 나중에는 마침내 많은 핵무기를 보유하게 되었다. 이 기간에 그들은 금전, 물질, 권력에 대한 욕망이 갈수록 심해져서 갈수록 탐욕스럽고, 타락하고, 부패했다. 도덕의 파괴, 환경오염은 그들에게 말하면 이미 말할 가치가 없는 것이 되어버렸다.

심지어 밝은 대낮에도 패륜적인 행위를 하며 조금도 개의치 않았다. 점점 부처수련을 하는 사람들과 유물론자들 사이에 하나의 분명한 경계선이 그어졌다. 내심의 신앙, 성격(평화와 호전) 뿐 아니라 겉모습(자비와 흉악), 입는 옷(소박과 화려함), 말하는 태도(우아함과 저속함) 모두 천양지차가 있었다.


그 한 세에 부모님은 부처를 수련했고 나는 어려서부터 그들을 따라 불법(佛法)수련을 하여 각종 신통이 있었다. 당시 그들은 최고의 과학 연구기관인 ‘전륜불법과학기술연구중심(轉輪佛法科技?究中心)’에서 발명 부문의 박사로 있으면서 불법과학(佛法科學)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다. 아울러 많은 탁월한 공헌을 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그들이 연구과정 중에 ‘강자탄(?子彈)’ 기술을 개발했는데 그 위력의 크기는 순식간에 지구를 잿더미로 만들 수 있을 정도였다.


그러나 이 소식이 새어나갔기 때문에 유물론자들은 미친 듯이 이 강자탄의 자료와 제조기술을 빼내려고 했다. 그래서 그들은 전면적으로 나의 부모님을 추적했다. 부모님은 나를 보호하기 위해 불법을 믿지 않는 친척 집에 나를 은신시켰다. 나는 신분이 알려지지 않도록 시종 입을 닫고 말을 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받은 모욕과 조롱, 이상한 눈빛은 견딜 수 없었다.


나중에 부모님은 사람들이 점점 타락으로 향하고, 유물론자들이 지구를 점령하기 위하여 자원을 손에 넣어 무력으로 전쟁을 하려고 하는 것을 보았다. 그들은 걱정 끝에 다른 부처수련자들과 함께 하나의 방대한 계획을 세웠다. 세계 각지의 불법을 신봉하는 나라에서 우주선을 만들고 동시에 세간의 모든 생물의 유전자를 수집했다. 한편, 유물론자들은 점점 한곳으로 집결하여 무력을 모으고, 정보를 수집하며 계획을 세워 힘을 충분히 쌓은 후 최후에 전쟁을 일으키려고 기다리고 있었다.


전쟁은 거의 모든 사람들이 예상했던 것보다 매우 빨리 터졌다. 유물론자들은 동시에 세계 각지에 핵공격을 했으며 평화롭던 지구는 순식간에 불바다가 되었다. 모든 건물이 훼손되고, 가족이 흩어지며, 고통과 사망은 하늘에서 뿌려놓은 그물 같아서, 세상의 만물 중 어느 것도 참화를 면할 수 없을 것 같았다. 불법수련자들은 줄곧 평화를 좋아했기에 무의식중에 어떻게든 군사력을 줄이려 했으므로, 소수의 방어시설 외에는 거의 반격 능력이 없었다. 때문에 유물론자의 미친 듯한 진격에 그들은 수동적으로 방어하거나 도망하는 수밖에 없었다.


바로 이 위급한 순간, 나의 부모는 마차를 몰고 나는 듯이 나를 찾으러 왔고, 신속하고 은밀하게 나를 어느 곳에 숨기려 했다. 그곳은 아주 큰 기지였으며, 상상할 수 없이 거대한 하나의 비행선이 정박해 있었다. 그 때 눈앞의 장면을 보고 의아해 하고 있는 나에게 부모님은 각자의 손에서 반지를 하나씩 꺼내더니 내 손에 쥐어주었다. 그리고 부드러운 음성으로 말했다. “두 개의 반지가 합하여 하나가 되면 바로 비행선의 열쇠가 된다.” 나는 그것으로 비행선의 문을 열고 우리 세 사람은 우주선에 올랐다.


비행선 안에서는 가는 곳마다 사람들이었는데 그들은 모두 불법(佛法)수련자라고 부모님은 말했다. 그들은 전쟁을 피해 이곳으로 왔는데 총 인원수는 만 명도 넘었다. 전체 선상에는 독립적인 생태권이 다 있었다. 광선, 공기, 수원, 농지, 과수원, 그리고 그 외 많은 것들... , 모든 생명, 생활에 필요한 일체를 다 갖추고 있었다.


선내에는 조종실(나는 후에 이곳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다)이 있고, 그 외 대부분은 승객이 생활하는 공간이었다. 선상에는 또 한 곳이 있는데, 그곳은 세상의 모든 생물의 DNA를 보관하는 곳이었다. 그 외에 유물론자가 밤낮으로 꿈꾸던 강자탄도 있었다. 바로 하나의 금속상자 속에 들어 있었다.


나는 속으로 걱정했다. ‘어차피 피난을 하고 있는 중에 하필이면 왜, 강자탄을 갖고 가야 하는가. 그것은 유물론자들이 욕심을 내는 최종 목표물인데, 그것을 가지고 있으면 스스로 멸망을 택하는 것이 아닌가?’ 내가 이렇게 생각하고 있는 중에 부모님이 입을 열어 말했다.“얘야, 얼음이 있는 별을 찾아가 강자탄을 폭발시켜 새로운 지구를 만들려고 한다. 유전자를 새로운 지구의 강과 호수에 뿌려서 새로운 생명이 탄생하고, 번영하도록 하려는 것이다.” 그제야 나는 활짝 깨우쳤으며 이 비행선의 진정한 목적을 알게 됐다.


부모님은 잠시 마주보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모종의 사실을 결정한 것을 확인하는 듯했다. “사람들을 데리고 떠나라, 이것이 최후의 비행선이다!” 그리고는 조급하게 재촉을 했다.


“그럼, 아버지 어머니는요!” 나는 당황하고 두려운 마음에 부모님에게 물었다.


“그들이 왔으니, 우리는 남아서 막아야 한다. 영원히 헤어져야 한다.”
나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먼 곳만 멍하니 바라보며 머릿속은 텅 비었다. 문득 부모님이 재빨리 입구로 달려가더니 우주선에서 내렸다. 부모님들은 처음부터 나와 동행을 하지 않으려고 한 것이다. 이유는 우리들이 너무나 많은 지혜를 갖고 있었고 또 비행선에는 많은 자료들이 실려 있는 것을 알고 있는 유물론자와 외계인들이 전력으로 추격을 해 왔으며, 그러므로 우리의 비행선이 위태롭게 되자, 선상의 일체와 인류의 미래를 위해 부모님들은 희생을 택했던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바로 우주선 밖에서 한계가 있는 방어자원으로 우리의 비행선을 엄호하고 있었다.


여기까지 이르게 되자 나는 강해지는 수밖에 없었다. 정신을 바짝 차리고 비행선의 조종실로 가서, 부모님이 가르쳐 준 대로 두 개의 칩을 이마 양쪽에 붙인 다음 가부좌하여 염을 내보냈다. 이것이 비행선을 시동하고 조종하는 방식이었다. 비행선은 점차적으로 땅에서 멀어졌다. 방주는 선량한 사람들과 인류의 농축된 문명을 싣고 시간과 역사, 일체를 모두 버리고 천만 년 간 우리를 낳아주고 키워준 지구를 떠났다. 그리고 나는 사랑하는 집과 부모님을 떠났다. 비행선이 막 암흑의 우주공간에 진입하자, 매우 놀라운 일이 발생했다.


이미 기다리고 있던 많은 신들이 즉시 제재의 손을 뻗었다. 사람의 도덕이 타락하고 엄중한 오염으로 만신창이가 된 지구를 소각하려고 준비하고 있었다. 그 멸망은 찰라 간에 흑야처럼 또 해일처럼 지구를 엄습하여 갔다. 사람들이 멀리서 우주선 창문을 통해 바라보는데 문득 한 갈래 금빛이 지구를 향하여 번쩍하며 명중하더니, 이어서 맹렬하게 폭발했다. 다시 눈을 떠서 보니 눈앞에는 이미 아무것도 없었다. 잔해도 없고 먼지도 없이 어떤 흔적도 없었다. 다만 가슴 아픈 정적과 허공만 남았다. 우리는 다시는 돌아갈 곳이 없었다.


이후의 세월은 새로운 행성을 찾는다고도 할 수 있고, 유랑이라고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사실상 도망에 더 가까웠다. 우리는 우주에서 떠다니며 얼음이 있고 지구와 같은 행성을 재생하기에 적합한 별을 찾아 많고 많은 부동한 생명이 거주하는 별을 탐험했다. 우주선은 생태계를 갖추고 있어서 사람이 생존을 유지하는데 문제는 없었다. 그러나 우리는 늘 근거 없이 넓고 넓은 암흑에서 떠다닐 수만은 없는 것이었다. 더욱 열악한 것은 줄곧 많은 신들에 의해 가로막혀 있던 지구 바깥의 외성 생명체들이 마침내 좋은 기회를 잡은 것이었다.


그것들이 어떻게 알았는지는 모르지만 내 생각에 그들은 반드시 이 우주선에 그것들이 집을 다시 지을 수 있는 강자탄과 온갖 DNA를 싣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을 것이다. 그것들은 긴박하게 추격을 해왔고, 우리들에 대해 부단히 공세를 발동했다. 과학기술이 우리에게 있지 않았으므로 나는 입자전화기술로 전속력으로 달렸으나 시종 그들의 추격을 벗어날 길이 없었다.


시간이 흐르는 동안 우리는 찾으며, 도망하며, 숨고, 기다리고, 방어하며 유지보수 하는 사이에 하루하루를 지냈다. 우주선에 탄 사람들은 이 임시의 거처에서 평범하고 안정된 생활을 지냈으며, 점점 이런 날에 익숙해졌다. 다른 한편으로는 간난의 여정에 신통을 과도하게 사용했기 때문에, 늘 이렇게 간다면 신체는 말할 것 없고, 심령도 극도로 피곤하여 견딜 수 없게 되었다.


어느 날 나는 피로하여 잠든 사이에 꿈을 꾸었다. 금빛 찬란한 부처님 한분이 내 앞으로 다가와서 자비가 충만한 음성으로 말했다. “지금 이후로 다시는 나를 찾을 필요가 없다. 우주에서는 법을 바로 잡으려하고, 지구는 이미 다시 만들어졌다. 만물도 역시 다시 살고 있다. 이제 너는 나를 따라 환생할 수 있으며 너의 방주(方舟)는 중신들이 보호할 것이다.”


나의 원신은 몸을 떠나 거대한 부처님을 바짝 따라갔는데, 종적을 잃어버릴까 심히 두려웠다. 마침내 그분이 걸음을 멈췄다. “이제 도착했다.”


내가 멍하게 쳐다보는데 눈앞에 아무것도 없었다. 그러나 나는 이곳이 한때 오랜 인류의 고향임을 깨달았다. 나는 여러 신들이 지구 원래의 궤도에 모여 있는 것을 보았다. 그 후 일순간 내가 눈을 깜빡하기도 전에 새로운 지구가 탄생했다. 깨끗한 해양, 두터운 육지, 그림 같은 구름이 우주의 스크린에 비쳐왔다. 거기에는 남색의 별이 생명의 움직임과 호흡을 나타내주고 있었다.


나는 감동에 겨워 스스로를 억제하지 못하고 힘없이 부처님의 발아래 무릎을 꿇은 채 “사존님!” 하고 소리쳤다. 그때 마음속으로 얼마나 많은 눈물을 흘렸는지 이 순간에도 터져 나오려고 한다.


그리고 나서 나는 꿈에서 깨어났다. 깨어난 후 나는 환희로 가득 찼으며, 또 한편 영문 모를 서글픔이 섞여들었다. 비록 해석하긴 어렵지만, 꿈속에서 본 일체가 진실한 것임을 알았다. 불법은 끝이 없으므로 지구는 이미 다시 만들어졌다. 그래서 나는 비행선의 길을 바꾸어 다시 좌표를 지구로 향하게 했다. 종점에 곧 다가와 길고 긴 여정이 끝나려 할 때, 사람들은 얼른 창밖에 붙어 바깥을 내다보지만 가슴 속의 불안은 이루 말로 다 할 수 없었다. 목적지에 접근함에 따라 사람들은 마침내 보았다. 파란색의 희미한 빛을 품은 둥근 점이 시야의 끝에 들어왔다. 이 시각에 역사의 새 페이지가 이미 열렸다.


나는 경건한 마음으로 비행선의 방송을 켜서 사람들에게 낮은 목소리로 말했는데 그것은 일종의 의식이었다.
“우리는 지구에 도착했습니다. 다음 여정은 여러분 스스로 결정해야 합니다. 비행선에 남아 있을 사람들은 선상에 설비가 다 갖춰져 있으며 장기간 소요되는 물품을 공급하는 데는 충분합니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아무리 오래 떨어져 있더라도 당신들에게 말하면 짧은 잠깐의 시간에 불과 합니다. 환생하는 사람들은 곧 돌아올 것입니다. 나를 따라 세상에 내려가 새로운 세계에서, 새로운 토지에서 다시 한 번 문명의 종자를 퍼트리려는 사람들은 자기의 기억과 염려를 잘 정리하기를 바랍니다. 우리는 곧 환생할 것입니다.”

편집자주: 지난 번 지구의 언어는 현재 우리가 있는 지구의 언어와 다르다. 작자는 이번 지구와 유사한 언어를 차용해 일부 개념을 표현했다. 가령 전륜불법과학기술연구중심, 강자탄, 물종 DNA, 방주 등등이 그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