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도암과 식생활 습관

이덕철 연세의대 신촌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장

식도암은 전세계적으로 흔한 악성 질환 중 하나이다. 매년 약 412,000명에서 발생되는데 80% 이상은 개발도상국에서 발생된다. 또한 식도암은 한번 발생되면 사망률이 매우 높고 예후가 안 좋은 암이다. 발병 후 5년 이상 생존하는 환자는 약 12.3%~31.6% 정도에 불과하다.

식도암 발생과 음주의 관계
식도암 발생은 지역적으로 20배 이상의 차이를 보이고 있어 민족과 지역 사이에 식생활 습관, 환경 등이 매우 중요한 요소임을 쉽게 알 수 있다. 현재까지의 연구 결과를 보면 식도암은 음주, 흡연, 뜨거운 차를 많이 마시는 습관 등과 깊은 연관이 있다. 그리고 식도암 환자들은 신선한 야채나 채소, 과일 등의 섭취가 부족하고 항산화 비타민과 영양소 등의 섭취가 정상인에 비해 현저히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위험 요인 중 알코올은 식도암과 가장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잘 알려져 왔다.
특히 술을 잘 마시지 못하는 사람들이 사회적인 필요나 분위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음주를 하게 되면 식도암의 발생률이 월등히 높아짐이 최근 연구에서 밝혀졌다.

알코올 분해와 신체 반응
술을 조금만 마셔도 얼굴이 붉어지며, 가슴이 뛰고, 구역과 구토가 있는 것을 알코올 홍조 반응이라 한다. 이러한 현상은 알코올의 대사에 필요한 효소가 선천적으로 부족하여 체내 알코올 중간 대사 물질인 아세트알데히드가 과량으로 축적되어 나타난다. 서구인에게는 드물지만 아시아인은 약 36%가 이에 해당한다.
알코올은 두 단계로 효소에 의해 분해 되는데 첫단계는 알코올이 탈 수소 효소 (ADH)에 의해 아세트알데히드가 되고 두번째 단계로 아세트알데히드 탈 수소 효소 (ALDH2)에 의해 초산염으로 대사된다. 아세트알데히드는 강력한 발암물질인 동시에 면역세포를 자극하여 알러지를 일으키는 히스타민을 분비 하게 한다. 체내 히스타민 작용에 의해 피부 홍조, 두통, 구역 등의 음주 후 불쾌한 경험을 하게 되는 것이다.

술과 식도암 발생의 연관성
유전적으로 이 효소가 완전히 결핍되어 있는 사람들은 술을 전혀 마시지 못하기 때문에 음주로 인한 건강의 문제는 없다. 문제는 부분적으로 결핍된 사람들이다. 이러한 사람들이 지속적으로 음주를 하게 되면 면역세포가 내성이 생겨 히스타민 생성이 저하되기 때문에 처음에 느꼈던 불쾌한 알코올 홍조 반응이 없어지면서 주량이 늘게 되는데 이 경우 발암 물질인 아세트알데히드도 지속적으로 체내에 축적되어 암의 발생 위험이 증가하게 되며 특히 식도암의 발생이 증가 하게 된다.
직장인들에게 음주 문화는 업무의 일부이면서 친목과 단합을 위해 피하기 힘든 경우가 많이 있다. 이러한 사회적 문화적 압력 때문에 술을 자주 마시다 보면 주량이 늘게 되는데 이때 술에 대한 자신의 체질을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처음 술을 마셨을 때 얼굴이 붉어지는 반응이 있었다 하면 술을 분해 하는 효소가 유전적으로 부족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체질임에도 불구하고 효소가 부족하지 않은 사람들과 같은 양의 술을 지속적으로 마시게 된다면 식도암의 발생 위험이 3.7~18.1배로 현저히 증가하게 된다.

식도암 예방을 위한 올바른 음주습관
따라서 식도암의 발생을 예방하려면 절주, 금연, 균형 잡힌 식사 등 건강한 식생활 습관을 유지 하도록 해야 한다. 특히 술을 마신 후 안면 홍조의 경험이 과거에 있었거나 현재 있는 사람들은 동일한 양의 음주를 했을 때 식도암의 위험이 더 높으므로 과도한 음주는 철저히 피하고 어쩔 수 없이 음주를 한 후에는 양치질을 잘 하여 구강에 남아 있는 아세트알데히드를 제거하며 신선한 야채나 과일 비타민 등을 많이 섭취하여 신체 방어 능력을 향상 시키도록 한다. 그리고 술자리에서 흡연은 반드시 피해야 한다.